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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시 - 오페라 공연을 기다리며...

靜 軒 6 943
<알고 싶어요>

簫蓼月夜思何事 ㅡ소슬한 달밤이면 무슨 생각 하오신지
寢宵轉轉夢似樣 ㅡ뒤척이는 잠자리는 꿈인듯 생시인듯
問君有時錄妾言 ㅡ님이시여 때로는 제가 드린 말도 적어보시는지
此世緣分果信良 ㅡ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 ㅡ멀리 계신 님 생각, 끝없어도 모자란듯
日日念我幾許量 ㅡ하루 하루 이 몸을 그리워는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惑喜 ㅡ바쁜 중 돌이켜 생각함이라 괴로움일까 즐거움일까
喧喧如雀情如常 ㅡ참새처럼 지저귀어도 제게 향하신 정은 여전하온지요
6 Comments
달마 2005.06.25 04:52  
  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안부 묻자오니 어찌지나시는지요.
사창에 달 비추오니 그리운 생각 끝이없사옵니다
만약 꿈길로가는 넋이 발자취을 남길수 있다면
아마도 그대 집문앞 자갈길 모래길 되었으리다
정우동 2005.06.25 12:13  
 
남여상열지사를 노래한 두 시에 좀 안 어울리지만
이어서
貞夫人 安東 張氏(李時明의 부인)의 좀 철학적이다 싶은
蕭蕭吟(소소음)을 적어 봅니다.

窓外雨蕭蕭 ㅡ 창외우소소 ㅡ 창밖엔 소소한 빗소리
蕭蕭聲自然 ㅡ 소소성자연 ㅡ 소소한 그 소리 자연 그대로
我聞自然聲 ㅡ 아문자연성 ㅡ 내가 듣는 자연의 그 소리에
我心亦自然 ㅡ 아심역자연 ㅡ 내 마음 또한 자연이라
.
사랑노래 2005.06.25 12:15  
  창밖에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그저 문풍지 떨리는 소리 정도로 들어라!
어떤 소리라도 그 소리의 정체를 아는 순간
이미 육근은 작동하였으며 마음은 출렁였다네!
寂滅爲樂을 누리려며는...   
노을 2005.06.25 15:14  
  가곡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우리의 고전에도 이처럼 해박하시군요.
은은한 향기에 그저 취할 뿐입니다.
靜 軒 2005.06.28 10:59  
  글을 올려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곧 있게 될 <동방의 가인 황진이> 오페라 공연을 생각하면서 황진이에 대해 공부를 해 보던 중 위의 시를 황진이가 썼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수 이선희씨가 부르신 <알고 싶어요>라는 노래가 바로 이 시에 기초를 둔 것이더군요.
황진이, 비록 신분을 달리하나 신사임당과 함께 藝文에 출중했던 인물로 藝術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넉넉한 귀감임이 분명합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오페라 <황진이>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규방아씨(민수욱) 2005.07.05 08:02  
  그러네요 이선희의 알고싶어요가...고전으로 읽어보니 더 애절함이 넘치는듯 합니다...^^...제게 향하신 정은 여전하온지요...^^정말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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