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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그리고 고향 》

단암 6 940
《 추석 그리고 고향 》

그 여름날
시린 물에 발 담그고 오래 버티기
고추는 그만 질려서 오그라지고
가지 빛 입술이 절로 춤추던 이 계곡
등성이 아래 언저리
불에 달군 돌무덤에 감자 묻어 놓고
서로의 인내를 시험하다
선 감자 먹으며 웃음꽃 메아리 날리던 저 봉우리 
 
코스모스 물결
코스모스 팔랑개비
구절초 들국화 물결
들국화 팔랑개비

곳마다
추억 추억들
사연 사연들
전설 전설들

아는 이 보다
모르는 이가 더 많아진 곳
노인들은 죽어가고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는 곳
짬 없이 돌아다니다
서둘러 떠나는 곳



2006. 10. 9  단암

6 Comments
바다 2006.10.11 18:57  
  정말 고향이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요.
지금  계시는 분들이 세상을 뜨시면
아마 마을은 잡초로 우거지겠지요.
그리운 고향은 이렇게 힘이 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추석에 고향에 다녀오셨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단암 2006.10.11 20:25  
  바다선생님 !
매번 관심을 표해 주셔서 감사하고, 밝은 글 한 번 올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산처녀 2006.10.11 22:01  
  저는 농촌에 사니 더 확실하게 느낍니다.
제가 사는 이곳 면소재지도 전에는 360여가구가
살았는데
지금은 200여 가구도 안된다고 합니다.
저희동네는 2개리로 나누어서 가야라고 왼만한 시골 마을보다 큰데 학생이나 어린이가
5명뿐인 현실입니다. 정말 동네가 없어지지 않나 하는 위기감이 생기는 현 농촌 고향이랍니다 . 좋은글 잘 감상했습니다.
바 위 2006.10.12 00:58  
  고향이 무너져서 마음산란 하고녀

고달픔 저산 마루 걸려울어 情스럽다

언제나 전설따라서 길 나서서 그리리라


선생님 ~
어이하면은
이리 좋고 따스한 글줄
이어갈수 있나요 ?

고맙습니다 !!!
오경일 2006.10.13 13:01  
  핵 가족 시대가 만들어 놓은 우리의 현실이 윤리 마져 무너 뜨리고
젊은 이들은 고향을 떠나고 농촌 만이 아니라 충주 같은 소도시도 인구는 줄어가고 구 도심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 세계를 울리는 좋은 글들을 많이 쓰시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
가정으로 돌아가고 어른을 존경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봅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그리워 집니다.
단암 2006.10.13 20:57  
  좋은 말씀 주신 산처녀 선생님(느낌으로는 고모님, 이모님 같은 분), 바위선생님(또한 도포자락 날리며 금방이라도 소매에서 피리를 꺼내실 것 같은 분), 오경일 선생님! 많이도 부족한 글에 관심을 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졸작의  글에서 '구절초'는 삭제하고 '노인들은 죽어가고'를  '노인들은 떠나가고'로 고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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