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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꽃

김건일 3 1234
달개비꽃


김건일



논에서
잡초로 뽑혀 버리는
달개비꽃을
경동시장에서 보았다


머슴상에 말라붙은
보리밥풀 같은 남빛 달개비꽃
남빛의 달개비꽃이
경동시장에
약초로 팔려 와 있다


논을 맬 때
뽑아도 뽑아도
죽여도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남빛 달개비꽃


뿌리째 뽑혀 닭장 위에
햇볕에 말려도
소나기 한 줄기만 맞으면
새파랗게 다시 살아나는 남빛 달개비꽃


오늘은
도시의 경동시장에 약초로 팔려 나와
당뇨병 환자를 만나고 있다

3 Comments
시와사랑 2005.08.04 16:38  
  야생하는 풀들이 우리의 연약함을 치료하는 재료가 되는 이 사실 하나에도 우리의 삶이 독립적이지 않고 더불어 살아 가는 것을 깨닫습니다. 좋은 시 잘 감사합니다.
김건일 2005.08.04 19:04  
  우리나라 산천에 지천으로 있는 풀들은 거의가 약초들 입니다.달개비꽃은 꽃이 작지만 아침에 이슬을 머금은 남빛의 달개비꽃은 너무나 영롱하게 아름다운 풀꽃 이랍니다.사랑스러운 달개비꽃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서들비 2005.09.13 10:39  
  저도 달개비꽃을 좋아합니다.
언젠가
친구집에서
투명한 유리접시에 담겨 자라는
달개비꽃이 애초롭게 곱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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