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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 섬에 갔더니

정영숙 3 775
그 섬에 갔더니

정영숙


누가 가을을 고독의 계절이라고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빨간 열정이 춤추고 있더만

누가 가을을 낙엽의 계절이라고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오색국화의 무리 흙 속에 꼭 붙어 있더만

누가 가을을 간이역 이라고 말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많은 그 많은 눈들을 오래도 머물게 하더만

누가 가을을 노년의 입구에 선 남자라고 했든가

그 섬에 갔더니 꼬마들이 봉긋봉긋 웃으며 걸어 가더만

누가 가을을 금단의 과일을 먹다 걸린 아담의 목이라고 했던가

그 섬에 갔더니 하와의 매끈한 목선 이더만

누가 가을을 오곡백과 무르익은 들이라고 했던가

그 섬에 갔더니 국화향기 가득 심은 바다 밭이더만.


2006년 10월30일
제6회마산가고파국화축제를 다녀와서



 

3 Comments
김경선 2006.11.03 23:01  
  정영숙시인님께서
남쪽바다 돝섬의 국화향기를 가득 싣고
내마노로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님의 '내 사랑 노래여'가 많이 불리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정우동 2006.11.04 00:03  
  고향의 정영숙 시인을 맞아서 반갑습니다.
42년生 마산産 서울에 사는 鄭宇東입니다.
이렇게 以文會友하였으니 서로 以友輔仁(德)하기를 바랍니다.

春女秋男이라 했습니다.
가을을 더 타기는 역시 남자 쪽입니다.
그래서 먹는쪽쪽 아담의 능금으로 목에 걸립니다.
마산의 어느 동리에 산단들 돝섬을 앞에 보지 않으리오 마는
그 섬의 괴물 돼지를 퇴치한 최치원의 유적지 월영대가 있는
대내동에 살았기에 전해 오는 그 국화 향기가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정영숙 2006.11.04 12:10  
  답변을 써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저는 3년을 국화축제에 갔다와서 시와 수필을 써서 띄웠습니다. 정말로 내 고향 남쪽바다 가운데 솟은 돼지섬 아름답습니다. 내일이 마지막입니다. 꼭 한번은 가 볼만합니다. 국화가 오라고 마지막 손짓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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