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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도 며칠이고 '며칠'도 며칠이다

고진숙 2 1630
'몇 일'의 표기를 잘못 쓰고 있으면서도 잘못 쓰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지내는 이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몇 일'은 '며칠'로 적어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 어느 데에서 이렇게 말을 했더니 이론을 펴며 반문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즉 '몇 일'은 날의 동안(기간)의 뜻이 있고,'며칠'은 "오늘이 며칠이냐 할 때 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령 “백두산을 답사하고 돌아오는 데 몇 일이 걸리나”는 ‘몇 일’에 대한 용례이고,
“...가던 그 날은 며칠이었나”는 ‘며칠’의 용례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몇 일'도 며칠이고 '며칠'도 며칠이라고.
그 이유는 <한글맞춤법통일안> 3대 강령(원칙)의 하나인 "모든 낱말은 소리 나는 대로 적되, 어법에 맞아야 한다"는 데에 근거한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오늘이 몇 월(소리 나는대로는 '며둴') 몇 일(소리나는 대로는 ‘며칠’)이냐?"고 말합니다.
몇 월은 ‘며둴’로 소리 나지만, 몇 일은 '며딜'로 소리 나지 않고 ‘며칠‘로 소리납니다.
몇 월은 '몇'과 '월'의 독립된 두 낱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처럼 '며춸'로 받아들이지 않고 제3의 소리로 납니다.
그러나 '몇 일'은 몇쨋날이라거나, 기간이 몇 날 남았나 하는 뜻의 두 가지가 다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하는 원칙에 따라 두 경우 모두 '며칠'로 적어야 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왜 며둴이라고 하면서 며딜이라고는 말하지 않는지 ...
수천 년 써 온 우리 말이니 소리 나는 대로 쓸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은 '몇 일'이란 낱말은 쓰일 경우가 전혀 없습니다. 오직 '며칠'만이 있을 뿐입니다.
2 Comments
열린세상 2009.02.06 13:11  
선생님 안녕하시지요?

항상 잘 배우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셔서 일깨워 주시기 바랍니다.

사족 하나 (오기)

위 글 중에서 [몇 월은 '몇'과 '일'의 독립된 두 낱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라는 문장은

[몇 월은 '몇'과 '월'의 독립된 두 낱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라는 것이 맞습니다.
고진숙 2009.02.06 15:53  
열린세상님 읽어 주고 바로잡도록 지적해 주니 고맙습니다.
'몇 월'이라 써 놓고
'몇'은 '몇'으로 제대로 쓰고는 '월'을 어째서 '일'로 썼는지
지금 보니 나도 모를 일입니다. 아마 내가 글을 쓰면서 좀 흥분했던 모양입니다.
바로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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