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여우같은 섹시女 몸 어딘가로 세 치 혀가 쏘옥.....

김형준 8 824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었다.

터질 것 같은 심정,
폭발할 것만 같은 고통

참을 수가 없었기에
나의 하소연을 들어준다면
그것이 누구이든 상관이 없었다.
내 마음 속에 얽매인 급격한 고통을
실타래 풀 듯이 조심스레 풀어내야만 했다.
타는 애간장이란 이런 감정을 말하는 것일까.

독백으로는 불가능했고,
오로지 누군가와 함께 하여
털털 먼지 털듯이 마음의 번뇌를 날려보내고 싶었다.

만났다.
누군가를
사실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
그다지 적절한 상대는 아니었지만
당장 급한 감정적 불을 꺼야 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만남은 즐거운 것이어야 하는데...

상대방은 나를 만나서 참 즐거웠을터이다
나에게도 만남 자체는 좋았는데
번민이 내 맘을 쥐어짜는 슬픔과 고통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의 복잡한 선들이여!

술 마시는 것은 나의 해결책이 아니다.
파괴적인 방법은 내게 전혀 대안이 될 수 없었다.
그저 자연스런 대화가 순리적인 길이었다.

드러내놓고 말 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그에게 은유법적으로 털어놓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에 대한
진의를 쉽게 깨달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느 누군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술술술 내 고통의 광주리 속에서 실이 풀려나갔다.
불평아닌 불평을 하고
푸념거리 될 수 없는 것에 대해 푸념하면서
나의 아픔도, 어찌할 수 없는 슬픔도 녹아내리고 있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유익한 만남이었다.
아픔의 치료제 역할을 하는 인간과 인간의 만남
그 만남을 통해서 혹처럼 붙었던 절망이 떨어져 나감을 느꼈다.

아뿔사!
이런 세상에,

무언가 내가 한 말이
어느 사람에게 전해진 것 같았다.

믿고 말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전하나.
듣는 사람이 굉장히 기분 나빠할 수도 있는 것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침묵의 늪이
나의 정신을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아무리 헤어나올려고 해도
더욱 더 깊이 빠져드는 정신적 혼란.
거미는 그렇게 내 마음을 잔인하게 옭아매 들어가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이 아프더라도
다른 이, 특히 상대방이 아는 어떤 이에게
톡톡 속마음을 털어놓다간
누군가 또 마음 아픈 이가 생길 수도 있는 법이다.

맘 아프면 안되는 이가
아파하는 모습에 내가 더 힘들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순간의 힘든 것을 이기기 위해
지혜롭지 못한 처사를 한 것이다.
차라리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이의 귀에 대고 하소연을 하는 것인데.

남의 말을 함부로 막 전하다간
다시 한 번 암울한 침묵만으로 채워진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누군가 아픈 마음에 귀를 잠시 빌리면
그저 묵묵히 들어주라.
혹시 들은 내용이 부담스러우면
한 귀로 듣고 또 다른 귀로 흘려버리라.
말 한 이의 믿음을 배신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남 말을 함부로 전하다간 귀를 베일 수도 있는 법이다.
아니 벼락 맞아서 입과 귀가 다 막혀버릴지도 모른다.
이젠 그런 멍청한 짓은 그만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 남의 말을 막 전하는가.
이미 그런 행동을 하다가
관계들이 거의 다 깨어질 뻔 한 기억을 벌써 잊었는가.

전해지면 안 될 말을
들려주면 안 될 상대에게 들려주어야만 했던 번민
그로 인해 파생된 더욱 아픈 결과

지혜롭지 못했음을 다시 한 번 반성한다.
다음엔 그러지 않아야지 하고 다짐은 하지만
과연 또 다시 그런 고뇌의 순간이 다가오면
보다 현명한 처사를 내릴 수 있을까.

잠 못 이루는 밤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8 Comments
이종균 2006.11.07 21:47  
  선생님의 글은
호기심에 이끌려 무작정 끌려 들어가게 되는
특수한 힘을 지녔습니다.
나도 단숨에 달려 끝내 잠 못이루는 밤에 이르렀습니다만
선생님 모두 잊고 이 밤 편히 주무십시요......
김형준 2006.11.07 23:02  
  이선생님,
저도 선생님의 글에 늘 강하게 끌려 들어간답니다.
깊이 있는 선생님의 글에 큰 매력을 느낀답니다.
선생님께서도 편히 주무시길 빕니다.
김형준 2006.11.10 21:25  
  주변에서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이니까
처음에는 하는 말들을 늘 믿었었다.
허나 시간이 지나다 보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눈도 깜빡거리지 않고 하는 거짓말들,
이젠 그런 거짓말들에 매우 싫증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속과 겉이 다르게 행동하는 자들에 대해
더 이상 좋은 감정들이 느껴지지 않게 될 것 같다.

친한 사이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그 좋은 관계를 깨는 지름길이다.
김형준 2006.11.11 02:57  
  어느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문제는 그것이 또 다른 어느 누군가의 신의를 배신하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삶은 늘 우리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한다.
한 사람을 배려하고 감싸안다 보면
자칫 잘못하면 또 다른 한 사람을 잃게 하고 만다.

인생의 길은 때론 참 어렵다.
그래도 거짓말은 매우 좋지 않은 것이다.
거짓말을 하다 보면 또 다른 거짓말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장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사는 것은
참으로 불명예스러운 일인데
그것을 잘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금방 말을 해 놓고도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 떼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화가 나고, 또 때론 가엾기도 하다.

그런 사람은 가능하면 보고 싶지 않다.
사라져 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기 시작했다.

거짓말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겉은 싱글싱글
속은 온갖 계산들로 가득 차 있다.
김형준 2006.11.15 10:04  
  누군가가 kiss를 해 준다고 다 기뻐할 것이 아니다.
그 혀에 독이 묻어 있을 수도 있고,
무언가 훨씬 큰 댓가를 노리고 하는 얄팍한 육체적 공세일 수도 있다.

여우가 살랑상랑 흔드는 꼬리에 마음을 빼앗겨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좀 많던가!
김형준 2006.11.16 10:48  
  세 치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혀,
물론 사람별로 약간씩 길이의 차이는 있겠다.

여하간 그것을 잘 놀리면
친구도 많이 생기고, 삶도 즐겁다.
그것을 잘 못 놀리면
죽음이 올 수도 있고,
큰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현명한 자는 혀를 잘 놀리지 않는다.
특히 남을 모함하거나 배신하는 혀를 말이다.
김형준 2006.11.17 12:35  
  여우와 같은 사람에게 당해 낼 재간이 있나.
온갖 애교와 아양을 떨어대는데
어느 남자가 나가떨어지지 않겠는가.
목석이 아니라면 말이다.

점잖고 은근한 목소리로
이 세상에서 가장 신사연하면서 다가오는
남자를 뿌리치기 쉬워하는 사람 있겠는가.

'세 치의 혀'는 정말 간수하기 쉽지 않은 동물이다.
하필 그 부드러움의 자유가 넘실넘실 댄다.
좀 뻣뻣하면 그리 쉽게 싸돌아다니지도 않을 터인데.. 쯧쯧...
김형준 2006.12.06 00:25  
  오늘도 그 '세치 혀'로 인해 역사가 바뀌어 가고 있다.
잠시도 쉬려 하지 않는 그 혀, 그렇다고 잘라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왜 나를 포함한 우리는 보다 더 많이 듣고, 덜 말하려 하지 않을까.

특히 중요한 post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 더 경청해야 한다.
말을 하고 싶으면 그저 혼자서 떠들라, 그리곤 무리 속에선 잠잠하라.

도청이 만연하는 시대라 혼자서 중얼거려도 확성기 타고 들려올까.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