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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난 사랑의 풀밭에 당신이 숨어 있었군요

김형준 35 1199
이젠 더 이상 식사를 함께 하지 않는다.
죽어 못 살겠다고, 한 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했었는데 말이다.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고 찰싹 찰떡처럼 붙어 있었는데.
어찌 이리도 멀어졌단 말인가.
차라리 멀어졌기에 매주 편한 마음으로 만나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깊은 정이 들었나 보다.
한 주라도 보이지 않으면 꼭 찾게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당신은 다른 이들에게 나와 아주 친한 사이라고 말한다.
내가 샐쭉하여 '1년이 넘도록 식사도 한 번 같이 안 하는데'하며
'이젠 다시 미워질려고 그래요.'하고 펀치를 날렸다.
당신의 안색이 변했다.
서운하게 느꼈던 것일까. 아님 화가 난 것일까.
그것을 확인할 길도 없다.
다만 그러한 말이 우리 둘 사이에 오고 간 뒤에
2-3주 가량 당신이 내게 무관심한 척 하던 것을 제외하곤...

과연 사랑은 완전히 박살이 난 것일까.
쉽게도 빠져들고 너무도 쉽게 깨어져 버리는 섬세한 감정들이여.
왜 그토록 쉬이 마음을 주도록 만들어 졌을까.
불평할 마음은 조금도 없다.
그저 자꾸 맘이 아픈 것이 괴로운 것일뿐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갖는 것은 참으로 부러워 할 일이다.
사랑의 감정이 완전히 사막화, 공동화 된 이는 이미 죽었다.
살았다는 이름은 있으나 이미 무덤 속에 들어간 존재이다.
우리는 모두 무덤에 가거나 화장터로 간다.
그리곤 홀로 남은 영혼은 자기들의 정해진 장소로 간다.

당신 생각을 하면 아프니까 다른 이를 생각해 본다.
그래도 당신을 보면 손을 잡고 싶고, 안아도 보고 싶다.
얼굴도 쓰다듬어 보고 싶고, '사랑한다'라고도 말하고 싶다.
그렇다 '여전히 사랑한다!'
단지 사랑의 색깔이 좀 달라졌고, 모양이 좀 변하였을 뿐이다.
우리의 인연은 아마 우리가 탄생하기 이전 어느 오랜 옛날,
어느 다른 차원 속에서 살면서 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아님 어찌 아직까지도 함께 붙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수많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우리 둘 사이에 있는데...

'당신, 지금 뭐하고 있어!'
'응, 나 지금 대구 내려가고 있어.
우리 직원이 결혼해서 말이야.
당신 잘 있어?'
'응, 나 잘 있어.
당신 행복해?'
'글쎄, 당신은'
'난 행복해, 왜 그런 줄 알아?'
'아니, 왜?'
'응, 당신이 살아 있으니까.
당신과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
당신을 잠시 잠간이나마 자주 만나니까.'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내 맘을 다 표현 하지는 못해도 나도 그래'

다른 이들 앞에서 용감하게 '우리 연애해요' 한다.
글쎄, 우린 연애하고 있는 걸까.
다 깨어져 버린 것은 아닐까.
그런가 아닌가 알 수가 없다.
그냥 가는 대로 가자. 어쩌겠는가.
다음 생에선 보다 더 자유로이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까.

당신과 가던 그 칼국수 집이 그립다.
난 이제 그 집에 가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은.
당신이 다른 이들과 함께 그곳에 온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당신이 없더라도 당신의 냄새와 기억이 날 아프게 할 테니까.
당신이 떠나가면 그때 가리라.
당신을 추억하기 위해서, 당신과의 공유했던 사랑을 되살리기 위해서.
그러면 뭐하나. 이미 당신은 떠나간 뒤인데.

왜 인간의 인연은 이렇게 아픈 것일까.
좀 편한 인연이 내게 와서 자기 소개를 하면 좋겠다.
아파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고,
그저 기쁘게 만나고 함께 시간 보내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인연이 오면 좋지 않을까.
이미 왔는데 인식을 하고 있지 못할 뿐인가.

글쎄, 시간이 좀 더 지나가 봐야 하겠다.
어떤 인연이 와도 다 늘 감사하면서 만나리라.
오래 함께 있으면 더 좋지만
잠시라도 좋은 인연이 오면 따스하게 품에 안을 것이다.
35 Comments
김형준 2007.02.16 01:38  
  당신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늘 당신 생각을 한다.
당신에 대한 자랑도 하고, 욕도 한다.
그만큼 당신은 내 삶 속에서 귀한 존재이다.

'에이, 씨! 좀 잊어버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다가도 당신이 없어지면
내 맘이 허둥지둥 팔자 걸음을 걷는다.

당신이 내 곁에 있는 것이 난 좋다.
비록 우리가 이전 처럼 아주 가깝지는 않을 지라도....
김형준 2007.02.16 13:53  
  당신이 무언가 가시적인 선물을 주지 않아
문득 문득 서운할 때도 있었습니다.
뭔가 값 비싼 어떤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지요.
그저 당신이 내 생각을 늘 하고 계신가를 확인하고 싶은 겁니다.
그것이 당신의 사는 방식이 아닐 지라도 그랬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주었을까요.
글쎄, 신통한 무언가를 준 적도 없습니다.
가만가만 기억의 오솔길을 더듬었더니 바람이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애정을 확인할 길을 찾고 싶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다 그런 것이지요.

'저 사람이 과연 나를 사랑하고 있늘걸까.'

이미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런 호기심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심리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사람들은 소위 '세리모니'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자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직접적이고 확실하게
표현하는 상대방에 대해 호감을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신에게 무언가를 받기 원하기 전에
작은 무엇이나마 당신에게 먼저 드려야 겠습니다.
그래야 덜 이기적인 사랑이 되겠지요.

무얼 드릴까요?
김형준 2007.02.16 21:26  
  다시 당신을 생각합니다.
지난 번에 십여일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해서 걱정을 했습니다.
병원에도 찾아가 뵐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 마음으로만 가서 누워 있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건강한 당신의 모습,
미소 짓는 그대의 모습을 늘 그려봅니다.
당신은 나의 시가 되고 수필이 될 것입니다.
김형준 2007.02.17 00:05  
  사랑은 왔다가 또 간다.
사랑이란 것은 참 신기한 존재이다.
갔는데 또 오려하고 있다.
오지 말라고 떠다 밀어도 반드시 와야 할 물결처럼 밀려 온다.

가버린 사랑 타령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그저 맘 속에서만 간직하고 가끔 그리워 하면 그뿐이다.
어딜 가도 사랑의 그림자들만 잔뜩 드리워져 있다.
피곤할 땐 외로울 땐 그래도 지나간 사랑들도 보고 싶어 진다.

내가 아플 때 보다
왜 이미 지나가 버린 사랑이 아플 때가 더욱 아픈 걸까.
해가 아직 완전히 서산 너머로 지지 않았나.
그저 서산 머리에 걸려서 맴돌고 있는가.
다시 올려고 할 바에야 빨리 넘어 갔다가
동쪽에서 부활하거라.
밝고 맑고 환하고 건강한 햇님으로 말이다.

김형준 2007.02.17 00:35  
  이 깊은 밤에 그들은 다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떤 이는 스키장에서 즐거움을 누리다 잠에 들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아침을 시작하면서 체조를 하거나 아침을 먹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지구의 시간은 살고 있는 장소에 따라 다 다르다.
새벽 0시25분경이다.
서울의 그 시간은 로스앤젤레스의 아침이다.
뉴욕은 점심 식사 시간으로 향해 간다.
빠리는 오후 시간이고,

이락에서는 여전히 폭탄 테러가 한창일 것이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며, 무엇을 위한 테러일까.
수니면 어떻고 시아이면 어떤가.
다들 무슬림들 아닌가.
수니가 잘 되면 시아가 배 아프고,
시아가 득세하면 수니는 쭈그러 드는가.

기독교는 무엇이고, 이슬람은 무엇이고 불교는 또 무엇인가.
이러한 종교들을 믿는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다른 모든 생물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하는 우리 인간들,,,
음악, 미술, 문학 등 예술을 추구하고,
스포츠를 즐기고,
시도 때도 없이 섹스에 목말라 하며,
인정 받고자 온갖 종류의 힘을 추구하는 우리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지금 이 시간
무엇을 하고 있었나?
김형준 2007.02.17 00:40  
  우연히 우린 만났었지. 그래 맞아 우연이었어.
그렇지 않아? 당신의 집에서 또한 나의 집에서 먼 곳이었지.
난 당신을 잘 알지 못했어. 물론 당신도 날 전혀 몰랐지.
지금 생각하면 좋은 때였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도 있었고,
젊음도 있었고, 희망도 있었고, 기쁨도 있었지. 지금은
그저 지혜는 얻었을 망정 마음이 이미 매우 늙어가고 있어.
인간의 추한 면들과 한계를 너무 환히 알아 버린 것이 탈이야.
이삿짐 트럭을 타고 가며 당신에게 전화했어.
내가 당신이 사는 그 도시로 이사를 가고 있는 도중이라고.
왜 난 철도 없이 트럭 속에서 까지 당신을 확인하고 싶었을까.
그렇게 당신이 좋았나. 왜 그렇게 좋았나. 당신도 그저
내 변덕 속의 한 인물이었는지도 몰라. 좋았다 싫었다
왔다 갔다 하는 수많은 인간들 중의 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아니야, 그렇지 않아. 당신은 아직도 내 곁에 있잖아.
비록 가깝고도 먼 사이가 되긴 하였지만 말이야.

당신은 이 시간에 무얼하고 있어.
깊고 편안한 잠을 자고 있길 바래.
당신은 활동이 많은 바쁜 사람이니까.
좋은 꿈 꿔. 가끔 내 꿈도 꾸고. 내가 당신 꿈을 꾸듯이....
김형준 2007.02.17 00:42  
  막걸리 먹자는데 싫단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집중해야 돼서 두문불출하고 싶다나.
싫으면 관두라지 뭐. 내가 진짜 술 먹고 싶어 그랬나.
그냥 얼굴 보고 싶어서 그런거지. 그것도 모르나.
에이구, 그래도 가끔은 모과차라도 함께 마시고 싶다.
참, 팔자가 신통하다. 왜 이리도 사랑의 감정이 풍부한가.
김형준 2007.02.17 00:51  
  누군가가 노래를 했더니
어떤 멍청한 인간이 '교수님보다 더 잘 하네요'한다.

'아이구, 이 미친 인간이 또 헛소리네'

연세가 지긋한 선생님께서 순간 당황하셨다.

'그게 사실이라면 내가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지요.'

문제를 야기한 사람은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도 모른다.
비록 자신이 그렇게 느꼈더라도 자상하게 가르쳐 주시는
분 앞에서 어떻게 그런 망언을 할 수 있는걸까.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생들끼리 비교를 해도 매우 기분 나빠할 텐데
아마추어 성악가를 6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성악을 직업으로 하여 노래에 전념하며 산 분을
그렇게 비교하다니 그것도 이십여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서.

사람은 할 말은 해야 한다.
허나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사람은 참 우둔한 인간이다.
지혜가 아무리 샘물처럼 옆에서 흘러도 그 사람은 듣지 못한다.
그저 어리석음만을 추구하다
잘못하면 접시물에 코박고 일 저지를 수가 있다.

노래한 사람을 칭찬한답시고
한 이야기라지만
정말로 한심한 사람이다.

호흡과 발성에 대해 거의 기본도 모르는 인간이기에
그런 어리석은 비교를 한 것이다.

많이 알면 알 수록 잘 난 체를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다 아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면서 산다.

아는 척 하는 것이 너무 심하면
구역질이 나서 반발심이 꼭 생기게 마련이다.
김형준 2007.02.17 00:58  
  당신이 살고 있는 곳에 단 한 번도 가본 일이 없다.
당신이 사는 집은 어떤 곳일까.
아마 피아노 한 대는 있을 것이다.
직접 치든지 누군가 당신을 아끼는 사람이 치든지.

개를 기르고 있을까.
방들의 벽지들은 밝은 색일까.
궁금하다. 어떤 곳에서 사는 걸까.

당신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자기 자신도 다 알지 못한다.
고로 다른 이를 완전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인간은 각자에게 주어지고 선택한 우주에서 사는 것이다.
너의 우주와 나의 우주는 완전히 다르다.
실제는 없다. 다만 내가, 네가, 우리가, 그들이 해석하는
실제 내지는 현실이 있을 뿐이다.
가능하면 최대 공약수를 다 골라 살려고 하는 것 뿐이다.

여기에서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생각을 깊이 해보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갈 것이다.
그 사이에 세상은 계속해서 변해갈 것이다.
나도 너도 우리도 다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갈 것이고....
그러면서 또 하루를, 한 달을 보내게 된다.
오늘의 나는 죽어가고 있고, 내일의 나는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김형준 2007.02.17 01:01  
  확인했다. 오늘. 당신이 날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걸.
오라고 친절하게 말해 놓곤 다 잊어버리고 만 걸까. 차라리 낳다.
내 맘 속에 기대심을 털어버릴 수 있을 테니까. 너는 네 일하고,
나는 내 일하고, 너는 네 인생, 나는 내 인생을 바쁘게 살면 그만이다.
굳이 없는 인연을 만들려 기를 쓴다고 인연이 깊어질까.
그냥 자연스레 이루어지게 하라.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연이
깊지 않은 것이다. 나도 이렇게 불교적인 생각을 꽤 많이 삶으로
부터 터득해 가고 있는 것 같다.
'Que cera cera!'
김형준 2007.02.17 02:22  
  사랑의 샘물은 마르지 않는다.
사랑은 절대로 사막이 될 수가 없다.
단지 사랑에서 멀어질 때가 가끔 있을 뿐이다.
사랑은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때로 사랑 대신에 미움을 택할 뿐이다.
사랑을 진정으로 찾는 이는 복이 있다.
물론 사랑이 찾는다고 늘 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사랑을 찾는 이를 사랑은 좋아한다.

우리도 그렇지 아니한가.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 옆에는 잘 가지 않게 되는 법이다.
좋아해 주어야 한다.
비록 때론 피곤하고, 때론 힘들어도
자주 찾아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 주어야 한다.

보고 싶다고 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 속에서 만큼은, 꿈 속에서 만큼은
하나가 되어 만남을 지속해 나아갈 수 있지 아니한가.
자주 만나자, 아파도, 슬퍼도 또 만나고 만날 준비를 하자.
김형준 2007.02.17 02:33  
  돼지야 돼지야 복돼지야!
올 한 해 동안 많은 이에게 복을 주렴
황금을 원하는 이에게 황금을 주고,
사랑을 원하는 이에게 사랑을 주고,
권력을 원하는 이에게 권력을 주고,
행복을 원하는 이에게 행복을 전해 주렴.

나는 뭘 원하느냐고?

글쎄,
근데 난 말이야
돼지에게는 소원을 빌지 않아.
내가 믿는 분이 따로 계시거든.
그분에게 늘 내 소원을 빈단다.

그래도 무언가 꿈을 꾸는 이들은 행복하잖니?
꿈을 꾸는 모든 사람들이
작게나마 소원들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래.
그럼 이 세상도 보다 더 기쁨이 많은 밝은 곳이 될 테니까.
김형준 2007.02.17 12:40  
  작은 자를 건드리기 위해서는 토끼를 움직여야 한다.
아님 차라리 쥐를 뛰게 만들든지.
개미를 치기 위해서 코끼리를 쿵쿵 거리고 돌아다니게 해 보라.
개미만 상처를 입는 것이 아니라
온갖 동식물들이 벌벌 떨게 되고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
그런 경우에는 코끼리가 공적이 되어
모든 자연계가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상대가 어느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지 냉철히 분석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짜고 실행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없이 큰 에너지를 작은 일에 쓰다 보면
예상치 않게 거대한 문제가 덮칠 때
저장된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허둥지둥 대며 패주해 도망치거나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김형준 2007.02.18 01:35  
  보고 싶든 보고 싶지 않든 인연이 깊은 이들은 다시 보게 된다.
직접 마주 대하지 않더라도 소식을 전해 듣거나
끊임없이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막을 수가 없다. 그저 받아들이고 함께 나누는 수 밖에
인연이란 그런 것이다.
서서이 가까워지는 것이 더욱 더 좋다.
너무 뜨겁게 다가 왔다가, 금방 얼음처럼 식는 것은 괴롭다.
김형준 2007.02.18 01:44  
  Non ti scorda di me
Forget me not
물망초
나를 잊지 말아요

사랑이 지나갔다고 그 흔적마저 사라지랴.
그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을 안고 사는 이는 행복하다.
사랑을 매일 하는 이도 있을까.
사랑을 매일 만나는 사람도 있을까.
사랑을 늘 키스하는 이도 있을까.

두근 두근 따스한 사랑이 오길 간절히 그대는 기다리고 있는가.
김형준 2007.02.18 22:43  
  풀밭에는 신기한 것들이 많이 들어있다.
과연 우리는 충분한 호김심과 인내심을 가지고
풀밭 속에 숨어 있는 그 많은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을까.
사랑은 멍들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한다.
그런 사랑들 가운데에서는 너무도 아름답고 섬세해서
조금만 만져도 금방 시들어 버릴 것만 같은 꽃들도 있다.
김형준 2007.02.19 02:13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인간 세계의 법칙과도 같은 것이다.
누가 원하지 않으랴.
사랑하는 이와, 좋아하는 이와 오래 함께 있는 것을.
하지만 그것이 어찌 그리 쉬우랴.
그래서 그것도 복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사람복'
'복 사세요, 복 사! 사람 복 사세요!'
물건 사듯이 사랑도 살 수 있다면
가격표를 얼마로 매기는 것이 좋은 것일까.
우문이 아닐 수 없다.
산 것은 이미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없다고 말하리라.
허나 모든 것은 주고 받음의 산물이 아닐까.
물건이 오가지는 않을 망정,
마음과 정성과 따스함이 오고 가야 하는 것이다.

사랑도 공을 많이 들여야 유지가 될 수 있다.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물론 더욱 더 큰 댓가가 필요하다.
김형준 2007.02.19 02:16  
  당신 가면, 나도 갑니다.
오실지 않오실지 난 모르지만
내 맘은 늘 고개마루에 가 있습니다.
작은 소리만 들려도 얼른 뛰어 갑니다.
혹여나 당신이 오신 것은 아닐까 해서이지요.

당신이랄치면 뒤돌아서서 삐친 시늉을 합니다.
'왜 이제 와요. 자주 찾지를 않았어요.'
온갖 불평을 늘어 놓아 봅니다.
당신 맘이 상하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떠나신 담에 내 맘은 피를 한참 쏟습니다.

왜 그랬지, 왜 그랬어!
그토록 사랑하는 님이 오셨는데
기쁘게는 해드리지 못하고
투정만 부려 맘 아프게만 해드렸네.
김형준 2007.02.19 02:20  
  당신의 하루는 무엇일까요.
아침 일찍 일어나 공원 산책을 하시던 것은 어찌 되었나요?
멋진 글귀들 만들어 내어 주문 외듯 외우시던 것은요?
아침 먹고 뭘 하세요?
책을 읽나요, 글을 쓰나요.
어떻게 그토록 많은 비용을 늘 만들어 냅니까?
당신의 오고 감을 알고 싶지만
그럼 오히려 실망할까봐
한 눈만 감으렵니다.
한 귀만 닫으렵니다.
이상한 광경이 보여도 껄껄 웃고,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와도 못 들은 척 하렵니다.
당신 오심 이제 부드러운 말만 하렵니다.
당신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게 말입니다
울 것은 들판에 나가 엎드러져 울고,
불평할 것은 산에 올라 속삭이듯 하렵니다.

당신이 꽃들과 더불어 다시 피면
나는 들풀이 되어 당신 주변에 장식처럼 둘러싸렵니다.
김형준 2007.02.19 02:22  
  여보, 여보, 어디 갔소!
가지 마소 가지 마소.
울고픈 것 꼭 참았소
죽고픈 것 잘 견뎠소
당신 없음 나도 없고,
당신 가심 나도 갑니다.

아프지 마소 아프지 마소!
당신 아픔 난 어찌합니까.
난 몸과 맘이 다 찢어집니다.
즐거웁소 즐거웁소
행복하소 행복하소
당신 사랑에 이렇게 견뎌냅니다.
김형준 2007.02.19 02:30  
  당신 가심 난 어떻게 사나
어차피 모든 것이 다 가는데
당신이라고 가지 않을 수 있으랴만
당신 가면 나도 훨훨 날아가리라.

사랑도 미움도 다 떠나가겠지.
아픔도 슬픔도 다 여행을 갈 것이다.
하늘은 울까, 강은 흐를까.
해는 그대로 있을까, 바다는 얼어 붙을까.

당신 가면 나도 가야 한다.
당신이 가시는 그 길에 동행인 되어 가야지.
그럼 우린 영원 속에서 함께 살까.
아님 영영 헤어지고 말까.
김형준 2007.02.19 02:38  
  당신이 맘 안들 때 그저 모른 체 할 걸
당신이 무관심해 보일 때 그저 참고 기다릴 걸
당신이 오지 않을 땐 맘 속의 당신을 만날 걸
당신이 인정받을 땐 그림자 속에서 박수칠 걸

왜 불평을 하였나,
왜 아픔을 적나라하게 토로하였나.

그것이 내가 가진 약함인가,
아님 있는 그대로를 다 보이는 순수함이었나,
당신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계실까.
다음 주엔 만날까. 만남 우린 무슨 말을 할까.
김형준 2007.02.19 02:40  
  봄이 결승점에 곧 도착할 것이다.
긴 겨우내 땅 속에 깊이 숨어 있다가,
자신의 장기인 생명의 큰 숨소리를 낼 것이다.

봄이 오면 이미 여름이 출발점에서 대기할 것이다.
봄이 오랜 시간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할 때
여름은 태풍과 장마와 피서와 신록을 동반한 채
어서 출발 종소리가 울리기를 고대하고 서있다.
김형준 2007.02.19 12:18  
  예일대학교에 손녀가 들어갔다고 누군가가 자랑했다.
참 자랑스러운 일일 것이다.
미국에 주재원으로 간 사위와 딸은 미국에 정착했다.
그들의 딸이 미국에서 가장 좋은 학교 중에 하나인
예일대에 입학한 것이다.

사랑스러웠을 것이다. 자랑을 하는 것을 보면.
가족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우연히 그 이야기가 나왔다.
자주 보지 못하는 손녀가 그렇게 자랑스러운 건
비록 딸의 딸이지만 자신의 허리에서 나온
머리가 명석한 아이이기 때문이리라.
본인은 비록 정규 학교를 제대로 나오지 못했지만
자신의 아들들과 딸, 손주들은 그렇게 명석함을
자랑하며 세상에서 무럭 무럭 자라며 살고 있음이
그에게는 너무나도 대견스러운 일인가 보다.
바로 자기 자신의 우수함을 자신의 분신들이
그렇게 입증해 보이는 것이 바로 자신의 뛰어남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임을 그는 알고 있다.
김형준 2007.02.19 12:23  
  가족과 나누는 시간들,
두 말 할 나위 없이 소중한 순간들이다.
그러한 만남의 장들이 모여서 행복감을 선사해 준다.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잘 만날 수 없는 이들을 생각해 본다.
특히 명절이나 큰 행사가 있을 때 이들은 더욱 더 아픔이 크다.
외로움이 상대적으로 더욱 강하게 밀려들어 와 어쩔 줄 모른다.

자신이 행복할 때에
누군가 주변에 외로워하고 슬퍼하는 이가 있는가 보고
그들을 잘 살펴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나누는 것이
더욱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닐까 잠시 명상해 본다.
김형준 2007.02.19 12:27  
  88세란다.
운현궁에 들어가 이것 저것 살피다
돌의자에 앉아 잠시 쉬는데 누군가 내게 다가왔다.
곱게 늙으신 남자분이시다.
이것 저것 내게 말을 붙이신다.
친구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는 것이며,
한자 이야기며,
자신의 고향이야기며,
나이 이야기며,

외로운 걸까. 그렇겠지.
자신의 성격이 여성적이라는 말까지 하신다.
내가 그래도 말 붙이기가 쉽게 느껴지셨나 보다.
꽤 사적인 그런 이야기도 서슴없이 하시는 걸 보면 말이다.
얘기를 함께 더 나누고 싶었지만 내겐 일행이 있었다.
그리고 설날이기에 집에 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했다.
멀리서 뭔가를 구경하고 있는 내 일행에게
이젠 가야 하겠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뜨려는데

'아, 친구와 같이 왔군요.'
하고 그 80대 분이 코멘트를 한다.
약간은 섭섭한 표정도 지으면서 말이다.
작별 인사를 하고 걸어가다 뒤를 돌아보니
뭐가 그리도 아쉬운지 떠나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계신다.

그것도 짧은 인연이었나 보다.
김형준 2007.02.20 11:40  
  하늘에 계신 분에게는 정의가 있다.
그분의 정의는 살아계시다.
몇 천년 전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항존하는 진리이다.
우주는 그러한 정의로 말미암아 존속되는 존재이다.

그분의 정의가 어서 실현되기를 기도드린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조직의 몸집이 거대하고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자꾸 괴롭히는 그러한 것을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정의가 살아 있다면...

오늘도 몸과 마음이 약한 이들은
하늘의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래
하늘을 쳐다보고 외친다.

'속히 판단하시어 정의롭게
악한 이들을 처벌하여 주셔서
온 세상에, 온 우주의 질서가 바로 서게 하소서!'
김형준 2007.02.21 20:36  
  너무 뜨거울 때는 거리를 좀 두라.
그리고 약간 식게 하라.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온도가 생기면 탈 것이다.
하나이든 둘이든
일단 타면 다시 원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힘들다.

사랑을 하라.
뜨겁게 하되 약간의 거리는 유지하라.
타서 재가 되지 않도록.
김형준 2007.02.22 10:42  
  당신의 생명력은 길고도 끈질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안식의 시간으로 들어갔거나
조용히 휴식기를 맞고 있는데
당신은 여전히 매우 활발하게 가시적인 활동을 한다.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운명인 모양이다.
누가 그렇게 하려고 하겠는가.
선택의 문들을 여는 것이 본인에게 주어졌다면.
당신의 사명은 무엇인가.
이리 저리 눈치를 보면서
권력의 양지에 있는 것이 과연
당신이 태어난 목적인가.
무엇을 위해서 당신은 이곳에서 여전히 그러고 있을까.

이젠 보람있는 무엇을 하시라.
그리고 때가 되면 기쁘게 떠나라.
어영부영 발걸음을 어디로 뗄지 몰라 헤매다
결국은 몇 발 걸음의 전진도 이루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으로 맴돌다 가실 건가.
이젠 결정하라. 그대의 혼을 쏟아 부을 그 무언가를.
늦지 않았다. 하라. 도전하라. 전진하라. 나아가라.
김형준 2007.02.23 04:36  
  짙은 암흑과 같은 고통이 올 때 이젠 광명 속으로 피하는
법을 배워 나가고 있다. 어둠 속에 너무 오래 있다보면
어둠의 보호색을 띠어 어둠의 자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빛으로 나가서 그곳에 있는 모든 색의 존재들과 함께
그저 평범한 형과 색을 지니고 조금씩 원을 그려 나아가자.
직선보다는 둥근 것이 더 좋다는 신념은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때론 하나의 선을 따라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평면 위를 걷는 것 같지만 결국은 하나의 타원을 이루거나
보다 원만한 원의 모양을 띤 길을 걸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소리와 모양, 색채와 느낌
어찌 보면 단순하기도 한 본능적인 것들이지만
그것이 우리 대부분 인간들의 삶의 모습인 것을 어쩌랴.
그렇게 어우러져 살면서도
또한 자신이 가진 독특함을 살리면서 살면 그만이다.

그 어딘가에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그들이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하나가 되어 퍼져 살고 있다.
김형준 2007.02.23 15:14  
  지혜를 얻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게을러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사실 매우 게으른 편이다.
일이 생기면 바로 처리를 하여야 하는데
꾸물럭 거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다.
좀 더 부지런한 삶을 살아야 겠다.
김형준 2007.02.24 23:30  
  오늘은 또 다른 이들에게서
내가 따르고 존경하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왜 기쁘지 않고 슬펐던 것일까.
알 수가 없다.
인간의 감정은 참 묘하다.

그 응어리진 슬픔의 결정체가
금방 가슴에서 울컥이며 나올 것 같다.
이미 그분이 간지 꽤 오랜데
그런 괴로운 감정이 어디에 숨었다 곧바로 튀어 나오는 걸까.
김형준 2007.02.25 09:30  
  당신은 오늘 나오실까.
만남이 있는 날은 늘 설레인다.
몇 년에 한 번이나, 몇 달에 한 번이 아닌데도 그렇다.
헤어질 땐 '후--'하고 공기를 불어 내듯이
음악처럼 맑고 밝게 헤어져야 한다.
슬픈 음악은 되지 않으련다.
비록 맘 속에는 그런 감정이 도사리고 있을지언정
밝고 기쁜 노래로 보내드리고 싶다.
또 다시 만날 것인데
기쁘게 해드려야지.

그러다가 영영 가시면 그땐 어떻게 하나...
닥치면 생각해야지 아픔이 크다.
김형준 2007.02.25 23:25  
  아이구 아파라!
어쩜 그런 대접을 하나.
남들 보는데서 지껄여 대는 그 모습.
면전에서 쓰레기 같은 소릴 지꺼리는 미친 소 같은 인간

어쩌나,
챙피를 당했네
이곳 저곳 맛 있는 것 주는 곳만 기웃거리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네.

그런데 내 맘은 왜 이리 아픈가.
고소하질 않고 괴롭기만 하다.
거 참 이상도 하다.
김형준 2007.03.05 09:50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달려가 인사를 드리니
손을 끌며 바로 뒷좌석에 앉으라 하신다.
다른 이와 함께 앉으려 했는데 강하게 끄시는 지라
어쩔 수 없이 앉고 말았다.

그것이 그 사람식의 사랑인 모양이다.
당신 사랑해라고 하지 못하고
그저 손만 잡고 자신의 맘을 읽어보라고 한다.
열심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그 사람도 잘 들으라고.

다른 사랑이 속으로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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