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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지금 별이 마당에 뜨고
아직 달이 연못에 살기 때문이다
내가 그대를 좋아하는 까닭은
어느 들꽃 피는 봄날에
가랑비로 꽃길을 접고 싶어서다
나 그대를 그리워하는 까닭은
파란 마음에 하늘이 고여 고이기에
그 꿈꾸는 눈이 나를 부르기 때문이다
내가 그대를 오래 두고 싶어하는 까닭은
더러는 남의 꽃이야기가 있다기에
우리가 멀어지지 않는 그 사실하나 있어서다
나 그대를 생각하는 까닭은
아침 까치 이슬을 따며
감나무 익어가는 마을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아무런 이유가 없어서다
사랑하는 것이 사랑하는 까닭이기 때문이다
바람은 갈대를 꺽지 않는다*중에서* 안 익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