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들국의 일기
글, 현연옥
세상에 피고지는 것 들은
모두가 슬프다고,
허망한 것이라고,
잎들도 지고 떠난자리에서
노란 들국은 가을 일기를 쓴다
돌아보면 무성했던 숲
새들의 합창소리
은하 저편에 여울지고
강나루 나즉한 금빛 햇살이
눈 멀도록 부셔 포근한 졸음에
나긋한 바람이 지났던가
비몽사몽 황홀했네
향기를 주고간 이 누굴까,
눈빛조차 홍엽되어
분분히 꽃잎만 떨구고 서있네
사랑도 기다림도
한소절 노래였던가
모두가 하늘로 키재기하며
뽐내다가 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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