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를 즐기며...
오랜 만에 참석한 가곡 부르기 모임이 좋았습니다.
멀리서 뵙기만 하였던 오숙자 교수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숨은 실력자들 솜씨도 잘 들었구요.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취지의 지휘자님 말씀도 마음에 남습니다.
오랜만에 가을 정취를 가슴 벅차게 느끼면서 시 한 수 옮깁니다.
여 승
백 석
여승은 합장을 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코멘트:
스님 한 분 한 분의 삶 자체가 문학일 것 같군요.
특히 비구니의 삶이야말로...
지아비 기다리다 어린 딸을 잃고 머리카락과 눈물방울을 떨구며 여승으로 태어나는 삶이
가을 밤처럼 너무나 진하게 그려져 있군요.
지범 올림
멀리서 뵙기만 하였던 오숙자 교수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숨은 실력자들 솜씨도 잘 들었구요.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취지의 지휘자님 말씀도 마음에 남습니다.
오랜만에 가을 정취를 가슴 벅차게 느끼면서 시 한 수 옮깁니다.
여 승
백 석
여승은 합장을 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코멘트:
스님 한 분 한 분의 삶 자체가 문학일 것 같군요.
특히 비구니의 삶이야말로...
지아비 기다리다 어린 딸을 잃고 머리카락과 눈물방울을 떨구며 여승으로 태어나는 삶이
가을 밤처럼 너무나 진하게 그려져 있군요.
지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