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변신
화려한 변신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시골 중학교 친구들
토요일 오후인 오늘도 어김없이 모임에 간다.
오늘은 약 2년 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던 친구가 모임에 나왔다.
중학교 시절 키가 제일 작아 3년 동안 줄곧 1번에다 아이들이
부르는 별명은 콩새였다. 그 당시 읍내에서 이름 있는 약국
딸이었는데 유난히 까무잡잡한 얼굴에 왕방울처럼 큰 눈 활발한
성격은 아이들에게 그런대로 인기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결혼도 남보다 더 일찍 하더니 서른이
못되어 남편과 사별하고 시어머니마저 암으로 돌아가시고
병수발에 생활고에 지친 그녀는 어느 다방에서 일을 하다가
같은 고향에 저보다 16살이나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조그마한
술집을 하며 버겁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리가 맨 처음 그 집에 갔을 때 그 애의 남편은 시뻘건 셔츠에
임산부처럼 불룩한 배를 뒤뚱거리며 방울도마토와 음료수를 사오고
친구는 양념 무친 빼빼 마른 노가리에 맥주를 대접하는데 눈물 없는
속울음을 우는 그 애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것들을 먹는 순간 목이 메이고 넘어가지 않아 바쁘다며 일어나
그냥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개운하지 않던 그 마음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식당을 옮겼다고 연락을 하면 다시 가보고 또 가보고 했던 것이
세 번이나 되었다.
모임을 할 때마다 한 푼이라도 보태주어야 한다는 친구들의 마음이
돌아서 나올 때는 그 허름한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을 누군가 아는
사람이 볼까봐 두리번거리기를 몇 번이나 했었는지.
모임을 그 애 식당에서 해도 잠시도 같이 있지 못하고 머리에 알루
미늄 쟁반에 주문 온 점심을 이고 땀을 뻘뻘 흘리며 이 골목 저
골목 배달 다니던 그녀.
잠시 식당이 잘 되는 가 싶더니 욕심이 생겼는지 유명한 백화점
건너편으로 옮겨 다시 신장개업이라고 써 붙이고 개업을 했다.
서너 달쯤 되었을까? 식당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옆에는 이른바
고급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는 연락도 되지 않아 종적을 알 수가 없었는데 그 두 번째
나이 많은 남편이 암에 걸려 수발하느라 그 동안 모아두었던 돈 마저
다 써버리고 목포에서 사글세방에서 힘겹게 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그녀가 오늘 두 달 전에 남편이 죽었다며 몰라보게 예뻐지고
젊어져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 까맣던 얼굴은 제법 희어지고 이마에
밭고랑만큼 깊게 패인 주름살도 없어지고 아프리카 어느 여인의
머리처럼 곱슬거리다가 붙어버린 머리가 새로운 스타일로 바뀌고
콧망울도 반들거리고 오똑 솟아있고 홍조까지 띠어 마치 그녀가 사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 너, 많이 예뻐졌는데 코 세웠구나! 아니 얼굴도 희어지고 주름도 없어지고 ...."
그녀는 긴 설명을 했다 . 코성형수술에 보톡스 주사에 피부 관리에 ...
마치 쇠사슬에서 풀려나온 것처럼 자유로와 보이는 그 애가 전혀 밉지 않았다
그녀는 성형수술한 자신의 얼굴에 슬픔까지도 도려내어 수술한 것처럼 슬픔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면서 식당에서 일하고 싶으니 일자리가 있으면 구해달라는 말은 잊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시골 중학교 친구들
토요일 오후인 오늘도 어김없이 모임에 간다.
오늘은 약 2년 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던 친구가 모임에 나왔다.
중학교 시절 키가 제일 작아 3년 동안 줄곧 1번에다 아이들이
부르는 별명은 콩새였다. 그 당시 읍내에서 이름 있는 약국
딸이었는데 유난히 까무잡잡한 얼굴에 왕방울처럼 큰 눈 활발한
성격은 아이들에게 그런대로 인기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결혼도 남보다 더 일찍 하더니 서른이
못되어 남편과 사별하고 시어머니마저 암으로 돌아가시고
병수발에 생활고에 지친 그녀는 어느 다방에서 일을 하다가
같은 고향에 저보다 16살이나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조그마한
술집을 하며 버겁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리가 맨 처음 그 집에 갔을 때 그 애의 남편은 시뻘건 셔츠에
임산부처럼 불룩한 배를 뒤뚱거리며 방울도마토와 음료수를 사오고
친구는 양념 무친 빼빼 마른 노가리에 맥주를 대접하는데 눈물 없는
속울음을 우는 그 애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것들을 먹는 순간 목이 메이고 넘어가지 않아 바쁘다며 일어나
그냥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개운하지 않던 그 마음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식당을 옮겼다고 연락을 하면 다시 가보고 또 가보고 했던 것이
세 번이나 되었다.
모임을 할 때마다 한 푼이라도 보태주어야 한다는 친구들의 마음이
돌아서 나올 때는 그 허름한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을 누군가 아는
사람이 볼까봐 두리번거리기를 몇 번이나 했었는지.
모임을 그 애 식당에서 해도 잠시도 같이 있지 못하고 머리에 알루
미늄 쟁반에 주문 온 점심을 이고 땀을 뻘뻘 흘리며 이 골목 저
골목 배달 다니던 그녀.
잠시 식당이 잘 되는 가 싶더니 욕심이 생겼는지 유명한 백화점
건너편으로 옮겨 다시 신장개업이라고 써 붙이고 개업을 했다.
서너 달쯤 되었을까? 식당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옆에는 이른바
고급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는 연락도 되지 않아 종적을 알 수가 없었는데 그 두 번째
나이 많은 남편이 암에 걸려 수발하느라 그 동안 모아두었던 돈 마저
다 써버리고 목포에서 사글세방에서 힘겹게 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그녀가 오늘 두 달 전에 남편이 죽었다며 몰라보게 예뻐지고
젊어져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 까맣던 얼굴은 제법 희어지고 이마에
밭고랑만큼 깊게 패인 주름살도 없어지고 아프리카 어느 여인의
머리처럼 곱슬거리다가 붙어버린 머리가 새로운 스타일로 바뀌고
콧망울도 반들거리고 오똑 솟아있고 홍조까지 띠어 마치 그녀가 사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 너, 많이 예뻐졌는데 코 세웠구나! 아니 얼굴도 희어지고 주름도 없어지고 ...."
그녀는 긴 설명을 했다 . 코성형수술에 보톡스 주사에 피부 관리에 ...
마치 쇠사슬에서 풀려나온 것처럼 자유로와 보이는 그 애가 전혀 밉지 않았다
그녀는 성형수술한 자신의 얼굴에 슬픔까지도 도려내어 수술한 것처럼 슬픔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면서 식당에서 일하고 싶으니 일자리가 있으면 구해달라는 말은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