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오면 / 사은
가을이 오면, 나 사람의 짐이 되지 말게 하소서
내 평생 어머니의 눈에서
보석 같은 눈물을 흠 친 것처럼
가을이 오면, 나 홀로 외로울지라도
나 사람의 짐이 되지 말게 하소서
슬픈 낙엽처럼
나 사람의 짐이 되지 말게 하소서
열매 맺지 못하는 과수(果樹)처럼
나 사람의 짐이 되지 말게 하시고
가을이 오면 열매 하나 맺어 기쁨이게 하소서
사람이 바람으로 올 때
나 희망의 돛을 올리게 하시고
사람이 풍랑으로 내게 올 때
나 당신의 은혜로운 항구에 정박하게 하소서
하지만...
나, 사람의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지금
서러움의 땅에 인내로써 씨뿌리게 하시고
나의 눈물로 한 그루 나무를 키우게 하소서
내 평생 어머니의 눈물의 짐이었듯이
나, 당신의 인고(忍苦)의 십자가였을
그 아픔 알게 하시고
사과나무에처럼 잘 익은 열매 하나 맺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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