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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산처녀 2 1049
장마 / 조성례


저만치서 싸이렌소리가 들려온다
붉은 떼 뱀이
긴 꼬리를 흔들며 달려들고 있다
피하려고 달리고 달려보지만
발은 땅바닥에 붙은 듯 경직되어있다
산의 허리를 파 헤친 나무 등걸이 나를 내려 덥친다
내 사지는 더더욱 꼼짝 못한다
살려달라는 내 소리는
확성기를 통해서 들려오건만
달리는 발자욱 소리만 요란하다
내 몸을 육지로 착각한 뱀들이
서서히 내 목을 조이며 상륙한다
소리 지르는 입을 통해 가슴속에
제몸의 혈흔으로 찍어대는 데칼코마니

아랫마을 수방대의 대피 싸이렌 소리
뱀의 꼬리처럼 흔들리며 나를 조인다
2 Comments
바 위 2008.08.02 07:48  
시인 님
靈感타령
끝이 대체 어디인가 ?

이 장마
잔치상이 농심심사 다치네

무심한 장마거친 하늘 흰구름맘 나부낄레 ~


명작에 기립박수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노을 2008.08.16 12:35  
산처녀님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도
언어의 형상화가
점점 무르익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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