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가 익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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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가 익었어요
바다/박원자
물앵두가 그야말로 먹음직스럽게 새빨갛게도 익었다.
작년에는 몇 개 열리지 않아 아껴두었다 따먹으려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새들이 다 쪼아먹어버려 단 한 개도 맛을 보지 못했다.
어렸을 때 간식이 귀한 시절
뒷집 정식이네 집엔 물앵두나무가 3그루 정도 아주 큰 나무가 있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정식이네 앵두나무를 보고 군침을 삼키면서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어쩌다가 정식이 할머니가 한 접시를 주면 입속에 넣고
눈깔사탕처럼 굴리며 아껴먹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옛날 우리집 뒷담밑에는 보리앵두가 있었다.
보리앵두는 물앵두에 비해 좀 더 늦게 익고 맛이 더 새콤하였다.
친구 미자와 그걸 따먹으로 언덕을 올라가다 미끄러져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
그 어린시절 엄마에게 말하면 병원으로 꿰매로 간다고 숨기고 숨겼던 일 .
엄마가 달밤에 보릿단을 이어나를 때 통증으로 잠을 못자고 일어나 꿍꿍
앓았던 그 시절.
큰집 할머니가
"아가, 왜 그렇게 꿍꿍 앓느냐?"
그때서야 사실을 고백하였더니우리엄마
"내 강아지가 얼마나 아팠을꼬,아가 !"
하고 안아주시며 등을 쓰다듬어 주시던 기억.
어머니는 가셨지만 그날의 추억은 눈앞에 한폭의 수채화처럼 어른거린다.
이 앵두를 이번엔 딸과 함께 땄다.
딸은 신기한 듯 맛있다며 좋아했다.
그날밤 딸은 바구니에 앵두를 제 아빠와 다 먹어버렸다.
딸도 이제 7월이면 공부하러 떠난다.
내년 그곳에서 앵두가 익을 무렵 엄마와 함께 사다리를 놓고
앵두 따던 일을 생각할까.
먼훗날 이집에서 제 딸아이와 앵두 따며 이 이야기를 들려줄까...
2007.5.26
바다/박원자
물앵두가 그야말로 먹음직스럽게 새빨갛게도 익었다.
작년에는 몇 개 열리지 않아 아껴두었다 따먹으려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새들이 다 쪼아먹어버려 단 한 개도 맛을 보지 못했다.
어렸을 때 간식이 귀한 시절
뒷집 정식이네 집엔 물앵두나무가 3그루 정도 아주 큰 나무가 있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정식이네 앵두나무를 보고 군침을 삼키면서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어쩌다가 정식이 할머니가 한 접시를 주면 입속에 넣고
눈깔사탕처럼 굴리며 아껴먹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옛날 우리집 뒷담밑에는 보리앵두가 있었다.
보리앵두는 물앵두에 비해 좀 더 늦게 익고 맛이 더 새콤하였다.
친구 미자와 그걸 따먹으로 언덕을 올라가다 미끄러져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
그 어린시절 엄마에게 말하면 병원으로 꿰매로 간다고 숨기고 숨겼던 일 .
엄마가 달밤에 보릿단을 이어나를 때 통증으로 잠을 못자고 일어나 꿍꿍
앓았던 그 시절.
큰집 할머니가
"아가, 왜 그렇게 꿍꿍 앓느냐?"
그때서야 사실을 고백하였더니우리엄마
"내 강아지가 얼마나 아팠을꼬,아가 !"
하고 안아주시며 등을 쓰다듬어 주시던 기억.
어머니는 가셨지만 그날의 추억은 눈앞에 한폭의 수채화처럼 어른거린다.
이 앵두를 이번엔 딸과 함께 땄다.
딸은 신기한 듯 맛있다며 좋아했다.
그날밤 딸은 바구니에 앵두를 제 아빠와 다 먹어버렸다.
딸도 이제 7월이면 공부하러 떠난다.
내년 그곳에서 앵두가 익을 무렵 엄마와 함께 사다리를 놓고
앵두 따던 일을 생각할까.
먼훗날 이집에서 제 딸아이와 앵두 따며 이 이야기를 들려줄까...
2007.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