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선생님 별이 되셨나요....
선생님. 저는 지금 작곡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영혼의 소리에 저의 선율을 입히고 있는 중이지요. 저의 대표적인 가곡이 있다면 그 것은 선생님의 시를 노래한 것들이었습니다.
얼마전 선생님은 신문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순수한 고독과 허무를 사는 일이라구요. 얼마나 멋진 말씀인지 정말 감탄하고 존경했습니다.
더 사시지요. 더 순수한 고독을 즐기시고 허무를 사시지 왜 떠나셨습니까.
제가 지금 작곡하고 있는 음악이 바로 선생님의 시 "그리움이 지면 별이 뜨고"입니다. 선생님. 정녕 이젠 저희들에게 그리움만 남겨 주고 별이 되시려 저희들 곁을 떠나신 것입니까.
늘 저를 사랑해 주신 선생님. 저는 경희대에서 선생님과 함께 교단에 섰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를 아끼는 동료교수로 대우해 주셨지만 저는 또한 선생님에게서 학문과 철학과 인생을 배운 제자이기도 합니다. 모든 이들이 사랑하고 아끼고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시다니 너무나도 애통하고 슬퍼 마음 둘 곳이 없습니다. 하물며 평소에 그토록 저를 아껴주신 선생님인데 이제는 다시 뵈올 수 없다니요. 선생님 제가 지금 곡을 쓰려고 펴 놓은 또 한편의 시가 "나는 내 어둠을 비추인다"입니다. 선생님. 이 세상을 떠나시려고 하신 말씀이신가요. 부디 이세상 모든 이에게 빛을 비추이는 별이 되소서.
삼가 선생님의 영전에 큰 절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