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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껍질을 벗기면서

정영숙 0 1318
양파 껍질을 벗기면서

 

 


                                  정영숙

 

 


알 수도, 모를 수도 있는 비밀의 성

겹겹이 수비대가 원형으로 방비 하는데

간 큰 내 칼로 싹둑 잘라 휘저으러 해도

화약을 터트려 숨통을 막고 있구나.

 

 



잎 인 듯, 줄기 인 듯, 잎 인 너!

전라(全裸)를 만들어 댕강 잘라도

한번 감은 나이테 풀릴 줄 모르며

찔리는 냄새의 창끝으로 라신(裸身)을

지키는구나.

 

 



비밀이로다. 비밀이로다. 성안에 가득 찬 보석.

비밀이로다. 비밀이로다. 매끄러운 네 몸의 매력.

화약의 냄새 두통을 불러드려도 눈 감고 스스로

끌려가는 나는 뭐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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