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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맞 / 해설

달마 0 775

압록강 봄 깊어 풀빛 고웁고
백사장 갈매기 한가히 조는데
홀연히 들리는 노 젓는 소리,
깜짝 놀라 멀리 나네
어느 곳 고깃배인지,
안개 속에 이른 손님.

이 시는 372년 전진(前秦)의 승려 순도(順道)가 처음으로, 이어서 374년 진(晉)의 아도(阿道)가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이야기를 적고 난 다음 쓴 것이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시는 그러나 많은 의미를 그 안에 담고 있다.

1, 2행은 고요한 봄 풍경이다. 그것은 문명이 전해지기 이전의 미명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다가 3, 4행에서 분위기는 달라진다. 노 젓는 소리에 잠을 깨 갈매기가 날아간다. 이때 노 젓는 소리와 갈매기의 비상은 껍질이 깨지는 하나의 파각(破殼)이다.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징조이며 신호이다. 신호의 주인공은 새로운 배에 타고 오는 손님인데, 5, 6행에서 '손님'이라 표현한 그는 곧 고구려에 처음 불교를 전한 순도이거나 아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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