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5/16
이런걸 올려도 되는지 몰르겠네요.
5. 16(일) 흐림
부산에는 비가 온다고. 해철이와 통화했다. 그가 어제 밤 자정이 다 돼서 전화를 한 모양인데 난 받지 못했다. 보아하니 그가 어제 밤 한 잔 했던 걸게다.
아침 운동을 했더니 졸리기 시작한다. 일찍 일어난 새가 존다더니... 그 짝이다. 지난 주 무리를 한 탓이다. 허리도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저녁에는 집사람을 꼬드겨 뒷산(아침 운동 하는 곳)에 다녀왔다. 산에는 아카시아 내음이 꽉 차있었다. 나는 한 송이 따서는 아내에게 건넨다. 어릴 적에 먹어 본 기억이 있지? 어? 이 맛이 아닌데? 하더니 아. 맞아요. 이 맛. 숲길이 고즈넉하다. 구름은 높게 끼어 답답함이 없다. 그러나 숲이 우거져 동네는 보이지 않는다. 아내의 발걸음이 제법 빠르다. 산, 하면 질겁을 하는 사람이 제법 간다. 그러더니 쉬잔다. 그래. 쉬었다 가자. 산책하재서 나왔드만 산이라고. 속았단다. 투덜대면서도 자꾸 간다. 나는 뒤에서 히죽이 웃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이렇게라도 운동을 해야하는디~이? 추임새를 넣었다. 주말농장을 하는 닭 집이 보이는 다리를 건너, 곱게 단장한 왕릉 같은 묘를 지나고 개 키우는 집이 있는 골짜기도 지나고 얼마 전에 설치한 구름다리도 지나고 드디어 목적지에 이르르니, 집 사람은 힘이 다 빠지고 자기 다리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단다. 저녁, 고생했다고, 난 따라와 준 게 난 고마워, 별건 아니지만 고등어조림에 맥주를 손수 대접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