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배신
다중 배신
권선옥(sun)
깊은 수목림 속에서
작은 빗소리를 듣는다.
배신이란
올곧지 못한이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이다.
배를 깔고 기어가는
배암의 붉은 혓바닥이 보인다.
뜯긴 자국에서 솟구친 피는
흥건히 땅 속을 파고 들건만
붉은 혓바닥 날름대며 너는 여전히 건재하고
그리하여 여기저기로 몸뚱아리를 굴리고 있구나.
굵은 빗줄기가 때리는 나뭇잎들의 함성
가까이 가까이 다가들 즈음 낡은 서류철이 떠오른다.
오르려던 발길 그만 멈추니
비밀은 없다.
천둥이 내리친다 섬광처럼.
연이어 얼굴도 모르는 한 여자에게 보낸 보고성 메일
어두운 통로도 빛을 향하는 길이라 산을 내려온다.
숲 속에서는 숲을 볼 수가 없었다.
비에 젖은 머리카락 말리다 사진 몇 장 집어 들면
붉은 혓바닥 내밀고 서로 엉켜 있는 모습들
완벽하게 보존된 서류철을 챙기며 다중 배신을 준비한다.
배신은 배신을 낳고 일본산 배암이 노려 본다.
웃음소리. 웃음소리.
<2006. 7. 4.>
권선옥(sun)
깊은 수목림 속에서
작은 빗소리를 듣는다.
배신이란
올곧지 못한이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이다.
배를 깔고 기어가는
배암의 붉은 혓바닥이 보인다.
뜯긴 자국에서 솟구친 피는
흥건히 땅 속을 파고 들건만
붉은 혓바닥 날름대며 너는 여전히 건재하고
그리하여 여기저기로 몸뚱아리를 굴리고 있구나.
굵은 빗줄기가 때리는 나뭇잎들의 함성
가까이 가까이 다가들 즈음 낡은 서류철이 떠오른다.
오르려던 발길 그만 멈추니
비밀은 없다.
천둥이 내리친다 섬광처럼.
연이어 얼굴도 모르는 한 여자에게 보낸 보고성 메일
어두운 통로도 빛을 향하는 길이라 산을 내려온다.
숲 속에서는 숲을 볼 수가 없었다.
비에 젖은 머리카락 말리다 사진 몇 장 집어 들면
붉은 혓바닥 내밀고 서로 엉켜 있는 모습들
완벽하게 보존된 서류철을 챙기며 다중 배신을 준비한다.
배신은 배신을 낳고 일본산 배암이 노려 본다.
웃음소리. 웃음소리.
<2006.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