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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느린 춤 추는 가을 향기

김형준 0 768
좁은 인간 길 끝에 스며드는 계절의 풍성한 낭비
커다란 잎사귀들이 발들에 무시 당하며 누워있다.
참을 수 없는 땀방울이 여름을 마구 연장시킨다.

가을이여 오라

시간이 가도 계절은 바뀌지 않고 있다.
하늘만 원망하자니 성난 태양을 눈물로 달래 준다.
명상 속으로 잠겨야 할 시간이 오히려 더욱 뜨거워 진다.

가을이여 어서 오라

시간은 여전히 뛰고 있는데 인간의 피는 냉각되었다.
사랑을 외치는 소리는 크지만 알맹이가 담겨 있지 않다.
물질을 섬기는 마음들이 하나 되어 황금신을 녹여 낸다.

가을이여 선선하게 오라

나눔의 노래를 부르려니 전쟁 예찬이 들려 온다.
입은 낭만을 찬양하나 손에는 자동 소총이 들려 있다.
얼굴과 맘의 표정이 서로 달라 마구 가슴을 쳐 댄다.

가을은 사망 진단서를 받고 찬 바람의 앰블런스에 겨울이 실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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