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수
- 할머니
한문 능통하신 할머니
얘기 책 읽는 소리
문득 들린다
쌀 등겨로 세수하시고
하얀 피부 헌칠한 키의 은비녀
시집 오실 때 쪽두리 무거워
정수리가 엉성하시다
- 손때 묻은 반짇고리, 아끼던 돋보기, 예쁜 골무,
궁중요리,궁중 바느질 솜씨 어디서 배우셨는가
치마꼬리 잡고 옛날 얘기 졸라대던 손자들
서로 사랑 독차지 하려고 시새움에 싸우는 소리
뱃병 나면 약손으로 어루만져 고쳐 주시고
젖 떨어진 동생은 동지섯달 기인 밤을
빈 젖꼭지 물고 소르르 잠이 들었는데
문득 바람 한 줄기 따라 책 읽는 소리 들린다.
한문 능통하신 할머니
얘기 책 읽는 소리
문득 들린다
쌀 등겨로 세수하시고
하얀 피부 헌칠한 키의 은비녀
시집 오실 때 쪽두리 무거워
정수리가 엉성하시다
- 손때 묻은 반짇고리, 아끼던 돋보기, 예쁜 골무,
궁중요리,궁중 바느질 솜씨 어디서 배우셨는가
치마꼬리 잡고 옛날 얘기 졸라대던 손자들
서로 사랑 독차지 하려고 시새움에 싸우는 소리
뱃병 나면 약손으로 어루만져 고쳐 주시고
젖 떨어진 동생은 동지섯달 기인 밤을
빈 젖꼭지 물고 소르르 잠이 들었는데
문득 바람 한 줄기 따라 책 읽는 소리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