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
아침 신문에 난 한 구절 - 패랭이꽃으로 만든 화환을 씌워주는...
이 한 구절 때문에 내 입에서는 줄곧 한 곡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멈출 수가 없다.
'패랭이도 밤 잠을 이루지 못해
뫼넘어 쇠북소리 이슬담네'
3월 내마노 가곡교실에서 김명희 시인께서 선물하신 CD 한 장,
정혜경의 피아노, 성소희의 첼로가 연주하는 우리 가곡들은 말 그대로 주옥 같았다.
그 중에도 첫 곡은 처음 듣는 곡이었음에도 여지없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반영규 작시, 김동환 작곡 "그리움"이라고 되어 있었다.
노랫말이 궁금했다. 그리움을 검색하자 수없이 많은 그리움에 관한 곡이 떴다.
급한 마음에 다시 김동환을 입력했다. 이번에도 그 수가 만만치 않았다.
다시 반영규를 입력하자 딱 한 곡이 떴고 그 제목은 '그리움 2"였다.
바리톤 최현수님의 절제되었으면서도 너무도 절절한 감정이 흘러넘치는 "그리움 2"는
그 노랫말의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여운과 더불어 나를 사로잡고 말았다.
듣고 듣고 또 들으면서 배워 부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은근히 까다로웠다.
요즘 통 보이지 않는 서들비님이 궁금하기도 하여 통화를 하면서 혹시 하고 악보를 구해 보았다.
이틀인가 지나 팩스가 요란하게 울리며 '그리움 2'가 나에게로 왔다.
역시 서들비님이었다. 그 고마움과 반가움이라니....
틈만 나면 악보를 들고 불렀다. 그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운은 나로 하여금
자꾸만 그 노래를 부르게 한다.
이제 패랭이꽃이 보고 싶고 뫼넘어 쇠북이 소리도 듣고 싶지만
그 그리움을 노래로 달래본다.
이렇게 하여 팍팍하고 분주한 삶으로 인해 메말라 버린 정서가
듬뿍 물을 먹은 수목처럼 다시 싱그러워지니 참 고마운 일이다.
우리 가곡으로 꽃밭에 물을 주듯 감성을 가꾸는 일도 참 고마운 일이다.
요즘 내마노를 열면 그리움 2가 들려와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우리 가곡은 모두 아름답고 좋지만 그렇게 특별히 마음에 와닿는 곡이 또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러니 궁금해 하고 말만 하면 악보도 구할 수 있고 들어볼 수도 있고 배울 수도 있는
내마음의 노래가 얼마나 멋진 곳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