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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가서

푸른솔 2 955

어머니는 사람 구경이 더 볼만하다고
경로잔치에 가시고,
나도 바람이나 쐬라는 것을
뭐 볼 게 있냐고 들판을 가로질러
아버지를 뵈러갔다.
2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던 아버지는 그 해,
억새풀 너울 타고 산으로 가셨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너를 두고 나는 간다.’
상복에 대지팡이 진한 눈물 쏟을 때
아까운 사람 너무 빨리 갔다는,
흰 옷 입은 사람들 사이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그렇게 노시다가,
외길 논두렁길 건너
꽃잎 흩뿌리면서
다시 못 올 먼 길 떠나셨다.
‘어농, 어농, 어나리 넘자 어와농.’

억새풀 너울 타고 산으로 가신 아버지는
아직도, 혼자서
외길 논두렁길을 지키고 계셨다. 
그새, 외길 논두렁길이 많이 여위어 있었다.
2 Comments
달마 2005.12.25 15:02  
  님은 뉘시온지요...

아리게 아프게 섪게
아비 그리다 가게 하심인지요 ~

존 글에
통곡하다 하다 하다
웃으며 미소지며 갑니다 @#!
우지니 2006.01.02 03:25  
  지금은 보기 힘든 영결식 장면

꽃가마 타고 가시는 님

"나는 간다 나는 간다 너를 두고 나는 간다 "하고
핑경소리 울리면
상두군들
모두 모두 합창으로
어농 어농 어허농하고 자즈러지게 슬피
온 산천을 울리는 황천길을 여는소리에
온마을 이웃마을 사람들까지 다 모여서
가신님을 눈물로 환송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시골에서만이 볼 수 있는 슬프디 슬픈 이별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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