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굿

鄭宇東 0 1,404 2014.04.18 23:09
한국의 굿

한국 무속(신앙)의 여러 분야중 굿을 한번 살펴봅니다.
한국의 굿은 종합예술이어서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복식, 무가, 문학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 전통예술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판소리가 서사무가에서 기원했다고 하는 설과,
민속음악의 원류로 무속음악이 자리 잡고 있는 점과,
민속무용의 춤사위가 무당춤에서 유래했다는 점 등에서 한국 굿의 가치가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굿이라는 비일상적 공간에서 현실의 제약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나뉘어져 있어 불행이 시작되는 현실과 달리 삶과 죽음이 혼
재되어 있는 굿판에서 죽은 가족들을 만나 가슴에 쌓인 한을 풀었습니다.
“굿하고 싶어도 며느리 춤추는 것 보기 싫어 못한다”라는 말처럼 굿은 현실
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 한국 무당의 유형
지금까지 한국의 무당은 그들의 입무과정과 신관
그리고 무의식의 형식 등에 따라서 강신무와 세습무로 대별합니다.
강신무는 신병을 앓고 신내림을 받아 사제역을 수행하는 무당으로 
주로 한강 이북에 분포하고 있으며
세습무는 혈통으로 무업을 계승하는 무당으로 주로 한강 이남에 분포
하고 있어서 이들의 구분을 지역적 특성으로 논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무당의 유형은 그 특성에 따라
무당형 · 단골형 · 심방형 · 명두형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무당형에는 주로 중부와 북부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무당과 박수(격)가
해당됩니다. 강신체험에 의하여 영력을 가지고 있으며, 가무로 정통굿을
주관하는 사제인 동시에 영력에 의해서 점을 치기도 하는 무당입니다.

단골형에는 호남지방의 단골과 영남지방의 세습무가 해당됩니다.
단골형은 혈통을 따라 사제권이 세습되고, 사제권에 의한 ‘단골판’ 곧 일정
지역의 관할권이 계승되며, 이것들이 무속상으로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무당형과 달리 강신 체험이 없어 영력이 없고, 자기집에 신단을 갖추고 있
지 않습니다. 신을 향한 일방적인 가무로서 정통굿을 주관하는 사제입니다.
심방형은 제주도에 분포되어 있는 무당을 지칭합니다.
이 심방형은 단골형과 같이 무의 사제권이 혈통에 의하여 계승되는 세습무
로서 무속상의 제도화된 일면을 보입니다.
그리고 명두형은 죽은 아이의 영의 강신 체험을 통해서 된 무당인데,
여자아이의 영이 내린 무를 ‘명두’, 남자아이의 영이 내린 무를 ‘동자’ 또는
‘태주’라고도 합니다. 남부지역, 특히 호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
는데, 중부와 북부지방에도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 한국 굿의 종류
굿의 형태를 따라서 개인굿과 마을굿으로 크게 나누며
그리고 굿의 기능에 따라 경사굿, 우환굿, 신굿으로 나눕니다.
개인굿이 개인적으로 치루는 굿이라면
마을굿은 마을민들이 합동으로 치르는 굿입니다.
개인굿에서 경사굿은 사람의 명과 복을 비는 재수굿,
우환굿은 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행하는 치병굿,
죽은 이를 저승으로 천도하는 저승천도굿 등이 있습니다.
특히 저승천도굿은 한국의 대표적인 굿으로서 지역에 따라서는
진오귀굿, 오구굿, 새남굿, 다리굿, 시왕굿, 수왕굿, 수망굿, 시왕굿,
망묵이굿, 씻김굿, 질닦음, 시왕맞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신굿은 강신무가 신병을 앓다가 신을 받아 입무하는 굿으로 내림굿
또는 신내림굿이라고도 불리며 세습무에게는 없는 굿입니다.

무속굿은 또한 제의의 규모에 따라
크게 ‘굿’과 ‘비손(또는 손빔, 비념)’의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굿은 여러 명의 무당이 신에게 많은 제물을 올리고 재비(악공)의 무악반주
에 맞추어 무복(巫服)을 입고 가무와 實演을 위주로 제의를 하는 것이고,
비손은 한 사람의 무당이 신에게 간소한 제물을 바치고 가무 없이 앉아서
축원을 위주로 하는 약식 제의입니다. 따라서 제의진행때 서서 한다고 하
여 전자를 ‘선굿’, 앉은 채로 한다고 하여 후자를 ‘앉은굿’이라 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굿을 나누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신에게 굿을 바치는 존재는 무당 자신인 경우와 무당이 아닌 일반인인
경우로 나누어 집니다.
무당 자신이 굿을 바치는 경우는 신에게 굿을 바치는 존재가 굿을 행하는
무당 자신과 일치합니다. 무당이 굿을 열어 신에게 자기의 품은 뜻을 알리
는 것으로는 내림굿이 대표적입니다.
이 외에 무당이 아닌 일반인들이 굿을 바치는 경우는 그 목적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굿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현실에 가지고 있
는 결핍을 해소하여 미래에 대한 평안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굿의 목적에 따라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굿, 죽은 사람을 위한 굿, 마을을 위한 굿으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굿은 살아 있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해결하여
평안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행하는 굿으로서 재수굿, 병굿이 대표적입니다.
죽은 사람을 위한 굿에는 망자천도굿인데 서울의 진오기굿, 호남의 씻김굿,
동해안의 오구굿, 함경도의 망묵굿, 평안도의 다리굿 등이 대표적입니다.
마을을 위한 굿은 서낭당 등지에서 집단제례를 행한 후 마을 사람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벌어지는 굿으로 서울 지역의 부군당굿, 도당굿, 동해안 별
신굿이 대표적이며 마을 사람들을 위한 굿입니다.

 * 굿의식의 절차
(굿마다 세부적인 절차는 지역과 규모에 따라 상이하지만)
굿의 구체적인 의식은 주변을 깨끗하게 하고, 무교가 숭배하는 신령 또는
굿하는 제갓집 조상들의 신을 불러(請神), 가무歌舞로 거동하여 신을 즐
겁게 해서 (娛神), 무교의 사제가 신화(神化)하여 신령의 말씀 즉 공수로
화답하고 부탁을 빌어 祝願하고, 다시 신령과 조상의 신을 돌려 보내는
(送神)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4단계(請陪, 거성, 공수,
배웅)로 굿의 과정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굿 의식 속에는 천지인 삼
신신앙이 기본적으로 내포되어 있고 굿하는 형식에 따라 더 많은 신령을
청배하여 굿을 진행합니다.

굿은 위의 기본적인 4단계를 포함하여
절차상으로 대략 10거리의 틀에서 짜여져 진행됩니다.
(01) 굿의 시작을 알린다.
(02) 부정을 푼다.
(03) 산신을 모신다.
(04) 초부정-초영정에서만 신령들을 모신다.
(05) 칠성-제석을 모신다.
(06) 타살, 군웅을 푼다.
(07) 대감 신장 등을 놀린다.
(08) 조상을 모신다.
(09) 장군을 모셔 작두를 탄다.
(10)  잡귀 잡신들을 놀리고 굿을 마무리한다.

한국 무속은 한국인의 삶과 함께 오랜 역사를 살아왔습니다.
그 속에는 한국인의 원형적인 심성이 들어 있으며, 굿은 한국의 전통연희
와 여러 예술의 중요한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왔습니다. 
굿에는 전통적인 우리의 음악과 춤이 있고 정통복식인 무복(巫服)이 있고
제상은 우리의 전통적인 먹거리로 구성하므로 굿에는 우리의 멋과 맛이
총체적으로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굿에는 우리의 전통문화양식이 내포되어
있어 전통적 종합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굿을 신을 믿는 종교의 차원에서 분쟁을 일으키자는 의도가 아니라
굿을 예술의 정화와 엔터테인먼트의 오락적 유희적 기능과 시각에서 검토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려 하는 의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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