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Serengeti)

鄭宇東 0 1,378 2014.02.27 23:11
세렝게티(Serengeti)

세렝게티는 탄자니아 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3만 km²가 넘는 땅으로, 30여 종의 초식동물과 500종이 넘는 조류들이 함
께 살아가는 곳입니다. 세렝게티의 남쪽 75%는 탄자니아 국경 내에 있으며,
나머지 25%는 케냐에 속해 있습니다. 남쪽의 탁 트인 초원, 중심부의 사바
나, 그리고 북쪽과 서쪽의 수목이 우거진 목초지 등으로 다양한 지형적 분
포를 보이며, 작은 강과 호수, 늪지들도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세렝게티의 기후는 대개 따뜻하고 건조합니다. 3월에서 5월까지 우기가
이어지며, 10월에서 11월 사이에도 잠깐씩 비가 내립니다. 비가 온 후에
는 모든 것이 푸르고 무성하나, 건기가 찾아오면 식물의 성장이 둔화되므
로 초식동물들은 풀과 물을 찾아 이동합니다. 야생동물의 대이동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며, 최대 200만에 이르는 초식동물들이 남
부의 평원에서 시작하여 서쪽의 세렝게티를 거쳐 그루메티 강과 마라 강
을 건넌 후 물이 있는 북쪽의 구릉 지대까지 장대한 행렬을 이루어 이동
합니다. 식물, 초식동물, 육식동물, 조류가 상호 연결되어 절묘하게 균형
을 이룬 세렝게티는 자연 세계의 경이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야생의 삶을 그대로 이어온 동물들의 세계로 그들이 주인공입니
다. 영국의 탐험가이자 환경보호 활동가였던 프레드릭 셀루스의 이름을
따서 셀루스 프로젝트에 의한 민간 수렵금지 구역으로 설정 되었습니다.
인간은 그저 찰나의 방문객일 뿐 따고온 차를 내려 땅에 설 수 없습니다.
우리는 늘 동물의 세계를 약육강식, 적자생존, 무한경쟁의 단어들로 묘
사해 왔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동물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
보다 공정합니다. 동물의 생존법칙은 무자비한 정글의 법칙이긴해도 인
간의 생활법칙은 사악하고 불공정한 법칙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동물의 왕 사자는 배가 고파야만 사냥에 나섭니다.
가젤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사자들은 무리를 지어 사냥에 나섭니다. 초식
동물에게는 사자의 용맹함에 맞설 수 있는 그 나름의 무기들이 있기에
(좋은 눈과 빠른 발 등), 사자라고 쉽게 사냥에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몇 번의 실패를 반복하며 그저 묵묵히 기다리고 또 기다릴 뿐입니다. 실
패는 지나가는 과정일 뿐 좌절하지도, 성공으로 자만하지도 않습니다.
겨우 사냥에 성공해 신선한 고기로 배를 채우고 나면 사자는 고기를 남
겨두고 미련 없이 일어섭니다. 그 뒤로 ‘초원의 청소부’ 하이에나와 독수
리와 까마귀 등의 새들이 찾아와 배를 불립니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과
욕을 부리지 않습니다. 인간만이 끝없는 탐욕과 욕망의 노예일 뿐입니다.

초원의 시간은 나름의 질서 속에서 흘러갑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세렝
게티는 스와힐리어로 ‘끝없는 평원’ 위로 해가 떠오르고, 해가 지고, 별들
이 내려오고, 달이 뜨고, 이울고,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다시 하루가 찾
아옵니다. 초원의 새벽 풍경은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이곳에서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흘러갑니다. 몇 시간이 지나도 사자는 계속 가젤을 노리며
앉아 있고, 표범은 나무 위에서 계속 잠을 자고, 가젤은 계속 풀을 뜯고
있습니다. 사냥에 나선 동물들은 조심스럽게, 치열하게, 순간에 모든 것
을 겁니다. 살아 숨 쉬고, 움직이고, 달리는 야생의 동물들은 아름답습니
다. 인간이 변방으로 밀려난 자연은 경이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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