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酩事 酒酊話

鄭宇東 0 1,530 2013.03.30 06:22
주명사 주정화(酒酩事 酒酊話)
술의 역사는 약 9,000년 전 메소포타미아에서 이미 맥주를 만들어 마셨습니다.
디오니소스(박카스)신의 전설이 서려 있는 와인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지중해
연안의 포도산지 곳곳에서 일찍부터 "생명의 물"로 생산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禹王의 딸 의적(儀狄)이 또는 주신 두강(杜康)이 만들었다 하기도
합니다. 우왕이 술맛을 보고는 훗날에 이 맛있는 음식때문에 나라가 망할것을
근심하였더니 과연 걸왕이 酒池肉林 하였다가 나라를 망치고 말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술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소주는 고려시대에
원나라를 통해 들어와서 이제는 한국의 세계적 명주가 되어 있습니다.

술은 크게 발효주와 증류주와 혼성주와 합성재제주로 나뉩니다.
발효주는 곡물이나 과일의 즙을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한 술입니다.
발효주는 대개 1~8%의 알코올을 함유하며 함유량이 높아도 12% 정도인데
효모가 생존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 함유량이 13%이기 때문입니다.
증류주는 발효주를 증류하여 알코올 도수를 올린 술입니다.
증류주에 약용 재료를 넣어 몸에 좋다는 약주를 만들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술과 음료 향료를 섞어 마시는 것은 칵테일 혼성주이라 불립니다.
우리나라 술자리에서는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를 맥주와 섞어 폭탄주를 만
들어 마시면서 속취하고 대취하기를 즐겨합니다.
합성재제주는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술로 위스키나 브랜디에 많습니다.

음주에 대하여, 항간에서는 옛날부터
처음에 사람이 술을 마시다, 술이 술을 마시고, 나중엔 술이 사람을 마신다
는 말이 있습니다. 또 술은 잘 마시면 약이 되고 잘못 마시면 독이 됩니다.
술의 이러한 속성때문에 주도를 찾고, 음주예의가 있으며, 술에도 품계가
있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인간 관계에 흠을 잡히지 않고 친화력
을 더욱 증진시키며, 스스로도 즐거운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습니다.
 
中國 春秋戰國時代
제(齊)나라에 성은 순우(淳于)요 이름이 곤(髡)이란 신하가 있었습니다.
익살과 다변(多辯)으로 유명했는데 천한 신분 출신으로, 몸도 작고 학문도
잡학(雜學)에 지나지 않았으나 기지가 넘치는 변설로 제후를 섬겨 사명을
다하고, 군주를 풍간(諷諫)하기도 했습니다.
술의 달인이기도 한 그에게 어느날 임금이 물었습니다.
"어떻게 마시는 술이 제일 맛있는가?"

순우곤이 대답하기를
"벼슬에 구품(九品)이 있듯이 술맛에도 구품(九品)이 있습니다."
九品 ------ 임금이나 손위 사람 앞에서 엎드려 마시는 술이 맛없는 구품이요
八品 ------ 공석(公席)에서 돌려 마시는 술이 그 다음으로 맛없는 팔품이며
七品 ------ 제사(祭祀)나 잔칫집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시는 술이 칠품
六品 ------ 술집에서 여럿이 어울려 모사(謀事) 꾸미며 마시는 술은 육품
五品 ------ 주점에서 홀로 마시(自酌)는 술은 오품입니다.
四品 ------ 또 집에서 친구와 대작(對酌)하는 것이 사품이요
三品 ------ 집에서 혼자 마시는 독작(獨酌)이 삼품이며
二品 ------ 벗과 더불어 좋은 경치를 찾아 나누(對酌)는 술이 이품
一品 ------ 아름다운 풍광 아래 홀로 즐기(獨酌)는 술이 으뜸인 일품입니다.
위와 같이 술을 마시는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술맛은 현격히 달라집니다.

그외에 등외로, 내가 예모(禮貌) 없이 아무데서나 인용하는
내가 좋아하는 술은 사랑하는 여인의 입술(脣酒)입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농담으로 또 하나 더 보태면
내가 사랑하는 꽃은, 말할 것도 없이, 말하는 꽃(解語花) 입니다.
당나라 현종이 조정 신료들과 태액지 연못에서 만발한 연꽃을 감상하다 그
아름다움에 모두가 넋을 잃고 있는 분위기에서 양귀비의 재치있는 능수능
란한 응구첩대를 듣고 칭찬하여 한 말이라 합니다.

무릇 하는 일마다 그 방면의 도(道)가 있고 지켜야 할 예의가 있습니다.
술을 마시는 데에도 이른바 7주도, 7불고, 7품계라는 주법이 있다 합니다.
* 7 酒道
(1) 술자리에 합석하였으면 적어도 첫잔은 받아서 잔을 잡습니다.
(2) 왼손으로 잔을 주거나 술을 따라서는 안 됩니다.
(3) 왼손으로 잔을 받아서도 안 됩니다.
(4) 술은 손바닥이 천정으로 향하도록 따르면 안 됩니다.
(5) 잔을 받았으면 입에라도 대고 빨리 잔을 돌립니다.
(6) 술잔은 3분의 1 이하로 잡습니다.
(7) 술을 철철 넘치게 따르지 않습니다.

* 7 不顧
(1) 술의 질을 따지지 않습니다.
(2) 술자리를 가리지 않숩니다.
(3) 술 마시는 상대의 연령을 묻지 않습니다.
(4) 슬픔과 기쁨을 넘어 초월합니다.
(5) 집안 일을 염려하지 않습니다.
(6) 밤과 낮을 가리지 않습니다.
(7) 건강을 생각하지 않아야 술이 당깁니다.

* 7 品階
(1) 酒卒 : 술맛도 모르고 벌로 마시며 자기관리도 못합니다.
(2) 酒客 : 술맛은 알지만 많이 마시고 술의 세계를 음미는 못합니다.
(3) 酒家 : 술맛을 즐기며 덕담을 나누고 음미하는 교양인입니다.
(4) 酒愛 : 술의 진수를 알며 풍류를 논할 줄 압니다.
(5) 酒仙 : 술에 달관하여 맛만 보아도 술의 세계에 몰입하는 신선입니다.
(6) 酒聖 : 술을 보기만해도 호연지기의 경지에 이르는 수도자입니다.
(7) 酒神 : 술을 생각만 하여도 호연의 술의 경지에 이른 사람입니다.

동탁 조지훈 시인은 워낙 애주가였는데
술을 좋아하는 위인을 아래와 같이 9급 9단으로 나누었습니다.
유급자들은 아마추어 급수이고, 유단자들은 프로 단수라 할수 있습니다.
(1) 부주(不酒) ---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습니다. ----------------  9급
(2) 외주(畏酒) ---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냅니다. ---------------------  8급
(3) 민주(憫酒) --- 술에 취하는 것을 민망해합니다. -------------------------  7급
(4) 은주(隱酒) ---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  6급
(5) 상주(商酒) --- 무슨 이익이 있을때만 술을 마시는 사람  --------------  5급
(6) 색주(色酒) --- 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시는 사람 ----------------------  4급
(7) 수주(睡酒) --- 잠이 안 와서 술을 마시는 사람 ---------------------------  3급
(8) 반주(飯酒) --- 밥맛을 돋우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  2급
(9) 학주(學酒) --- 술의 진경(眞境)을 배우는 사람. 주졸(酒卒)  ---------  1급

(1) 애주(愛酒) --- 술을 취미로 맛보는 사람 ------------------- 주도(酒道). 1단
(2) 기주(嗜酒) ---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 주객(酒客). 2단
(3) 탐주(耽酒) --- 술의 진경(眞境)을 체득한 사람 ----------- 주호(酒豪). 3단
(4) 폭주(暴酒) --- 주도(酒道)를 수련하는 사람 --------------- 주광(酒狂). 4단
(5) 장주(長酒) --- 주도 삼매(三昧)에 든 사람 ----------------- 주선(酒仙). 5단
(6) 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 주현(酒賢). 6단
(7) 낙주(樂酒) ---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 주성(酒聖). 7단
(8) 관주(關酒) --- 술을 즐거워하되 마실 수 없는 사람 ----- 주종(酒宗). 8단
(9) 폐주(廢酒) --- 술로 인해 다른 세상에 간 사람------ 열반주(涅槃酒). 9단

또 내가 술자리에서 빼지않고 즐겨하는 이야기 하나를 덧붙입니다.
와신상담의 한 당사자인 월왕 구천이 오나라를 칠때 그 지방의 토호 한 사람
이 향기롭고 맛이 좋은 술과 함께 야전 건조식을 바치니 왕은 그 술을 혼자
마시지 않고 강의 상류에 붇고 장병들이 하류에서 마시게 하니 이미 술맛이
나 술향기야 다 떨어졌지만 물결과 더불어 기뻐 높이 뛰며 춤추는 술을 마시
고, 또 그 건조식은 주머니에 넣고 잘게 부수어서 모두가 나누어 먹으니 군사
들의 사기가 충천하여 백천배로 잘 싸워 그 전쟁을 대승으로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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