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지구인

鄭宇東 0 1,320 2013.03.30 06:19
불합리한 지구인
지구인 TOM은 모든 불합리적인 인간의 전형입니다.
반면 일부 천문학자들이 상정하듯 광대무변한 우주의 초지능화한 한 행성에
서 날아 온 외계인 JOHNS는 모든 초합리적인 생명체의 전형으로 그려집니다.
이것이 행동주의파 경제학자 하워드 댄포드가 상정하는 새로운 가설입니다.
공상일지 혹은 실제일지 모르지만 아주 이성적이고 초합리적인 외계인들은
지구상에서 불합리한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불행한 사태를 조사하기 위하여
우주로부터 파견되어 와서 우리 인류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그들의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고 가상하고 있습니다.

영화 <Men in Black>처럼 우리 가까이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는 이런 황당한
가정하에서 <불합리한 지구인>은 시작합니다.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별에서 지구조사차 파견온 超합리적인 외계인 존스는 “이 혹성
에 사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한 행
동경제학자 댄포드의 연구실을 찾아가 실제세계 인간의 행태를 알아갑니다.

불과 몇십 년 전, 전통 경제학자들도 존스와 똑같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왜 인간은 저렇게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인가?”
전통 경제학은 합리적인 경제이론의 모형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사
람들이 하는 비합리적인 행위는 설명해내지 못했습니다. 인간을 ‘모든 정보를
입수해 완벽하게 분석, 판단한 후 최적의 선택을 하는 합리적 존재’로 봤기 때
문입니다. 이러한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실제 심리와
행동에 대한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인간은 이성
적으로 생각해야 할 순간에도 감정을 앞세워 판단하고 때로는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이타적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왜 그런 행
동을 하는지, 그 행동의 결과로 얼마만큼의 행복을 느끼는지 실험을 통하여
밝히고 있습니다.

선악의 가치판단을 떠나서 원천적으로 우리의 인식과정에는
여러가지 착오와 착각과 환영과 환청이 개재되어 바른 선택과 판단을 할
여지와 기회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책에서 보는 착시와 환청으로,
정지한 남포불의 흔들림, 같은 길이의 선분의 장단 착각, 마녀와 미녀의
이중착시, 성배와 두 기사의 이중회화 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의 행동과학에서 실험하고 증명하여 채택한 여러 이론과 법칙들로
똑같은 연애질도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악질적 불륜으로 매도하고
내가 가진 물건이면 팔때 1000달러이다가 살때는 500달러로 평가절하하
고, 초깃값 효과, 커미트먼트 효과, 프로스펙트理論, 휴리스틱(huristics)의
편향, 피크엔드 법칙, 先憂後樂, 탈프레임의 발상력 등이 우리의 선택과 판
단을 흐려놓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철저하게 명심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여러 법칙들중 특히 프로스펙트 법칙은 사람들이
자기의 소유물에 반하여 그것만을 애지중지하여 보유하려 들고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타인도 똑같이 그렇게 느낄것이라고 생각하며
이익의 회득보다는 손실의 회피를 추구하는데 더 민감한 경향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기묘한 습성이 보유효과의 원인이 됩니다.
이런 경향을 이용하여 마켓팅전략으로 세운 것이 홈쇼핑의 기반이 되는데
반품률을 줄이고, 무료시용기간을 설정하는 것 등이 그러한 실례입니다.

실패할 확률을 뻔히 알면서도 증권 주식에 투자하는 군소개미투자자들
가난한 젊은이가 대형 할인마트보다 비싼 편의점을 더 자주 이용하는 사람
수퍼마켓에서 기다리는 중 자신이 선줄은 제일 늦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결혼식장의 뷔페를 포식하는 어리석은 탐식자들
필요한 것이 없다면서 홈쇼핑 채널을 잡고 자동주문전화를 거는 여성고객
초합리적인 외계인이 보기에는 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웃기는 일들입니까?
하물며 더 나아가 서로를 죽이고 파멸시키는 전쟁에 이르러서는 이보다 더
어리석은 행태와 불행은 없을 것입니다.

인간은 꽤 경제적이지만 때로는 비경제적으로 행동합니다.
인간은 꽤 합리적이지만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행동합니다.
인간은 꽤 도덕적이지만 때로는 비도덕적으로 행동합니다.
인간은 神을 닮으려고 하지만 동물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나에게 빠스깔의 빵세는 인간의 이중성 내지 모순성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는 인간의 고고한 신성과 야비한 동물성을 이렇게 지적하였습니다.
인간도 개도 땅에 발딛고 있을 때에는 본능적으로 같은 동물일 뿐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개보다 도덕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우월한 점은 개보다 큰
키높이 그 만큼 하늘과 神性에 가깝다는 차이일 뿐입니다.

정교하고 세련된 이론은 접어두고 거칠게나마 내가 생각한대로 말하자면
인간은 아무튼 자기가 좋아하는대로 행동하고, 하고싶은대로 하고 삽니다.
일부의 사람둘이 남을 위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그 사람의 됨됨이와
인격이 그러기를 좋아하는 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죄악을 저지르는 경우,
선을 선택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불가항력으로 선택의
여지없이 악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동인
은 합목적적이기보다 맹목적이고 불합리적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사리로 보아 修身을 위하여 스스로에게는 엄격하여 마음을 다잡고
한편 남에게는 마음을 열어 너그럽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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