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의 관심사항은

鄭宇東 0 1,288 2013.01.18 02:15
이제 나의 관심사항은
이제 나의 관심은 군중을 벗어나 고요히 생각하고 단촐히 사는 일입니다.
이제까지의 번거로운 타인지향적 생각과 행위를 벗어나서 단초롭게 내 마음
대로 홀가분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이웃이나 소속사회에
특권이나 특혜를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으며, 스스로에 부과된 의무를 해태하
겠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작폐를 일절 삼가하며,
일의 처결을 순리에 따르고, 형편대로 무리하지 않고, 주변을 정리해 가면서
조용히 살겠다는 다짐입니다.

난고 김병연(蘭皐 金炳淵) 김삿갓의 竹詩의 처세를 배우렵니다.

* 대로시                  竹  詩
차죽피죽화거죽  此竹彼竹化去竹  이대로 저대로 형편이 되어가는대로
풍타지죽낭타죽  風打之竹浪打竹  바람이 부는대로, 물결이 치는대로
반반죽죽생차죽  飯飯粥粥生此竹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시시비비부피죽  是是非非付彼竹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다고 제대로 붙이세
빈객접대가세죽  賓客接待家勢竹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맞이하고
시정매매세월죽  市井賣買歲月竹  시장거리의 흥정은 시세대로 하세
만사불여오심죽  萬事不如吾心竹  모든 일은 내 마음대로 하느니만 못하니
연연연세과연죽  然然然世過然竹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가세


10여년전 환갑때에 제주도에 여행을 가서 대정읍에 있는
추사 선생이 8년 3개월 동안이나 귀양살이를 한 적거지에 세워진
秋史 金正喜 선생의 기념관에서 본 액자가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습니다.

        大烹豆腐瓜薑菜  (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  (고회부처아녀손)

문외한이라 書卷氣같은 것은 모르나 일말의 文字香같은 것은
맡아지는것 같았습니다. 대강의 뜻을 옮겨보면,
최대로 맛있는 좋은 음식이란 두부에 오이 생강 채소로 만든 소찬이고
최고로 멋진 좋은 모임이란 부부 자녀 손자가 구족한 가족모임이라는
선생의 인생고백입니다. 유복한 가정에 태어나서 높은 벼슬을 지내며
세상의 호사를 다 누려보고, 세상의 진미를 다 맛보았을 선생이
귀양살이의 고생을 끝내고 말년에 쓴 말하자면 선생의 백조의 노래에
해당할 말씀이니, 마음에 깊이 새겨 삶의 거울로 삼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회생활에서의 처세훈이나 예절이라는 것도 애시 당초에는
서로가 남을 불편하지 않게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착한 마음으로 사이좋게
사는 방법으로 고안된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든지 시비곡직을 물
문하고 부정적인 금지 금욕 금족을 벗어나 마음대로 또 자유롭게 살고 싶
습니다. 공자가 자기에게 바람직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말라
(己所不欲 勿施於人) 한 단계를 넘어 일흔이 되고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마
음대로 하여도 세상의 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七十而 從心所欲 不踰矩)
하는 경지쯤에 이르렀다면 우리가 이루기를 바라는 수양의 최고 단계이고
에티켓의 최종목표이고 예절의 최고 정점이라 하겠습니다.

공자는 나이에 따른 인생 역정을 이렇게 나눈바 있습니다.
十有五而 志于學 (15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三十而 立 (30에 교양인으로 스스로 자립하고)
四十而 不惑 (40에 세상사에 미혹함이 없었고)
五十而 知天命 (50에 하늘이 내린 사명을 알았고)
六十而 耳順 (60에는 귀에 들리는 것이 거슬림이 없었고)
七十而 從心所欲 不踰矩 (70에는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오랜 전통의 인도 브라만교는 인생의 4단계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아슈라마라 하며, 일종의 종교적 의무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행기(梵行期) 젊을때에는 학문을 공부하고 세상을 배우며 ----------- 카 - 마
가주기(家住期) 장년기에는 재산을 모아 가정을 이뤄 식솔하고 ------- 아르타
임서기(林棲期) 노년기에는 수풀로 은둔하여 명상의 생활을 하며----- 다르마   
유행기(流行期) 졸년에는 무소유의 경지에서 속세를 초탈합니다.----- 모크샤
오늘날에 와서는 별로 지켜지지 않는 도그마이긴 하지만 이 아슈라마 원칙의
근간을 복원해서 개인의 선호신념에 따라 실천에 옮겨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여류작가 소노 아야꼬(曾野綾子, 1931~  )는 계로록(戒老錄)을 쓰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읽힌 책입니다.
늙으막에 경계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 보는데에 유익한 자료들입니다.
그중에 지금도 생각나는 귀절들은
* 노인은 권위나 특권이 아니므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합니다.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은 깨끗이 포기합니다.
* 젊었을 때보다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질 것입니다.
* 가족끼리라면 무슨 말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깊이 명심할 것입니다.
* 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대한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힙니다.
* 평균 수명을 넘어서면 공직이나 사직에 오르지 않습니다.
* 허둥대거나 서두르지 않고 뛰지 않고 절대로 진중해야 합니다.
*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주변 물건을 줄여나갈 것입니다.
* 노년의 행복은 오로지 자기책임일 뿐입니다.
*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늘 심리적인 채비를 해두라는 등등입니다.
이러한 지당한 계로훈에 내가 하나 더 덧붙이고 싶은 말은
公私간에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됩니다. 신체적 체력으로나 경제적 부담
능력면에서 보아 하고싶은 욕심을 최대한 줄여서 사는 것이 노경에 행복해
지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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