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論 - 빵說 - 빵떡學

鄭宇東 0 1,708 2013.01.13 03:22
떡論 - 빵說 - 빵떡學
학문의 세계에서는 그 완성도에  따라서 論과 說과 學이 구별됩니다.
개인의 소견이나 자신만의 주의 주장의 단계를 論(議)라 하고
학자들간에 상당한 연구 검토 합의를 거친 통설의 경우를 (理)說이라하고
이러한 논설들을 망라하여 체계화한 것이 學(門)으로 정립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우리의 학문은 순수 진리추구를 위한 고매한 "학문을 위한 학문"
과 실제의 세속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실용학으로서의 "빵을 위한 학문"
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고한 학문도 먼저 빵문제가 선결된 후에야 가능합니다.
학문의 이론 THEORY 가 어원적으로 일상적 의식주문제를 해결한 후의
자유인의 한가와 여유로움(스콜라) 가운데 깊이 관망 관찰하는데서 시작
한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루돌프 폰 예링이 법률과학을 "빵을 위한
(실용)학문"이라 하고 철학이나 도덕학을 "학문을 위한 (순수)학문"으로
차등적으로 나누는 것도 이러한 견해의 일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떡과 빵에 대한 식습관은 대부분이 거주지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바탕으
로 미곡생산지대에서는 떡식성이, 소맥생산지대에서는 식빵문화가 형성
된 것이지만 주거민의 기호와 식성에도 크게 좌우되어 옛 그리스에서는
모자라는 밀을 이집트로부터 수입하여 해결하였다고 합니다.

라틴계족의 빵(pao)은 굽는다는 bake가
음운이 오랜 세월을 거치먼서 (베이크->베케->밬->빡->빵)으로 변화를
거쳐 된 말로 서양 사람들의 주식인데, 이스트를 쓰서 발효시켜 반죽을
부풀려서 구우면 빵류가 되고, 효모를 넣지 않고 반죽을 부풀리지 않고서
무발효인채로 모양만 잡고 그대로 구우면 과자류가 됩니다.
앵글로계 족속은 빵을 bread 또는 brot라 하는데 이것은 튜톤족의 braudz
(조각)에서 왔으며 제조시 대개 효모를 쓰기 때문에 술의 양조(brew)에서
의 발효와 비슷한 과정을 보이고 있으므로 소리도 비슷한 bread라 합니다.

프랑스의 바게트(baguette)는 그 모양이 지팡이 같아서 붙혀진
이름인데 특히 표면이 바삭 바삭하고 속이 부드러운 긴 막대기 형태를 띄
는 프랑스의 유명한 빵의 한 가지입니다. 또 한 가지는 헝가리와 오스트리
아를 거쳐 온 크루와상(croissant)으로 이슬람권과의 전쟁시에 그들의 문장
을 본떠서 만들어져 초생달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크루와상의 전래에는
오스트라아의 공주 마리 앙뚜와네트가 프랑스왕 루이 XVI세에게 시집올때
들여 온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미인은 머리가 작아서 새머리라고 합니다.
기막힌 미인이었지만 지능이 모자랐던 마리는 프랑스혁명 당시 배고픈 성
난 군중들이 빵을 달라고 절규하였지만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면 될것을
하고 염장을 지르는 만용을 부렸다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습니다.
어릴때는 연주하러 입궐한 신동 모짜르트의 눈에도 얼마나 예쁘게 보였든
지 발을 헛디뎌 넘어지려는 그를 부축하여 일으켜 준 그녀에게 어른이 되면
자신의 신부로 삼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예뻤습니다.
 
세계의 유명한 빵 종류에는
프랑스의 바게트를 시작으로 유태인에게는 오랜 전통의 베이글, 이탈리아
는 포카치아, 네덜란드는 도너츠, 독일은 브레첼, 미국은 햄버거, 영국에는
스콘이라는 빵이 있고 호주는 미트파이, 인도는 난, 일본은 화과자(和果子),
중국에는 화쥐안(花捲)이 있고, 러시아에는 火酒 보트카와 더불어 러시아의
대표음식이 된 흑빵이 유명합니다.

어릴적 읽은 동화에서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과자(음식으)로 스위츨랜드의 빠스떼에뜨는
서양신화의 풍요의 뿔이나 우리전설의 화수분에서 마냥 나와 주는 것쯤
으로 상상하고 이것에 온 신경을 기울인 적이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풍요의 뿔이나 화수분은 내가 제일 좋아 하는 것들을 담고 있는 보물단지
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어린이들은 현실에 너무 맛좋은 과자들이 지천으
로 널려 있어서 맛있는 과자들에 대한 동화적 욕구는 이제 퇴색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동화에서 얻는 꿈의 박탈이 어린이나 어른들의 정신적
황폐에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적이 염려스럽습니다.

우리 동양에서는 떡을 나누어 먹고 서양의 저들은 빵을 뜯어 먹습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그리스도는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실때 빵은 그의 몸이요
포도주는 그의 피라고 하여 제자들과 분위기가 좀 썰렁하고 비장한 성찬의
의식을 치루었습니다. 그러한 반면에 한쪽에서는 애초에 나누는 것은 떡만
이 아니고 끝내는 덕(德)까지 나누어 德分을 끼치는 데에까지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소임을 다하고 그 진가를 다 발휘하였다 하겠습니다.

이러한 떡은, 빵도 그럴테지만 그 만드는 방법에 따라
시루에 쪄서 완성한 찐 떡(蒸餠),
찐 다음 안반이나 절구를 이용하여 친 떡(棹餠),
기름에 지져서 완성한 지진 떡(煎餠),
반죽을 삶아 건져 낸 삶은 떡(湯餠) 등 크게 네 종류로 나눕니다.

여인이 법도 있는 집에 시집가려면 음식 백팔십수를 익혀야 했습니다.
장 36가지, 김치 36가지, 젓갈 36가지, 죽 36가지, 그리고 떡 36가지, 합계 모
두 180가지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해서 백팔십수 음식입니다. 그래선지 여자
아이는 어릴 적부터 그 음식 가지 이름을 이렇게 타령조로 외우면서 철이 들었
습니다. ‘왔더니 가래떡/ 울려 놓고 웃기떡/ 정 들라 두텁떡/ 수절과부 정절떡 /
색시 속살 백설기 / 오이서리 기자떡 / 주눅 드나 오그랑떡 / 초승달이 달떡이지’
하는 식으로 지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옛날에 불려지던 재미 있는 떡타령을 하나 더 인용해 봅니다.
떡사오 떡사오 떡사려오
정월망일 달떡이오
이월한식 송편이오
삼월삼짇 쑥떡이로다

떡사오 떡사오 떡사려오
사월팔일 느티떡
오월단오에 수리치떡
유월유두에 밀전병이라

떡사오 떡사오 떡사려오
칠월칠석에 수단이오
팔월한가위 오려송편
구월구일 국화떡이라

떡사오 떡사오 떡사려오
시월상달 무시루떡
동짓달 나이 먹는 새알병요
섣달에 골무떡이라

선인들의 일상의 생활철학에서 보듯
우리는 떡의 접착성을 타인과의 친근성과 결속력을 다지는 음식으로
반드시 가족이나 이웃과 나누어 먹어야 하는 덕(목)이었고
술과 같이 먹으면 술떡 술떡 하고 잘 넘어가고
꿀과 같이 먹으면 꿀떡 꿀떡 하고 잘도 넘어갑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