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

鄭宇東 0 1,269 2012.12.04 15:38
선악의 피안
인류가 보유한 불후의 명저들 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쓴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는 철학과 도덕에 관한 그의
독특한 견해를 이 책에 이어"善惡의 彼岸"과 "道德의 系譜"에서 밝혔습니다.
20세기 여명에 신은 죽었다는 충격적인 선언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그는 생
애의 마지막에는 도리혀 그가 세상에 놀래 정신적인 충격속에서 죽었습니다.

니체는 스스로를 비도덕주의자라 하였지만
그는 일체의 도덕을 부정하려 하지는 않았고 도덕을 지배도덕과 노예도덕으
로 구별하여 노예는 강자의 힘을 악(惡)이라고 느끼고, 강자의 지배를 인내나
근면 등으로 견디는 것을 선(善)이라고 하였습니다. 니체는 노예 도덕으로 간
주한 전통적 도덕의 선악(善惡)의 기준을 부정하고 종래의 모든 가치의 가치
전환을 시도하였습니다. 유럽에서 지배적인 그리스도교 도덕은 이와 같은 노
예사상의 전형으로서, 이에 순종하는 자는 약자이고 노예이고, 지배자도덕의
선은 고귀한 영혼이고 그 반대는 비열하고 겁많은 영혼입니다.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는 노예도덕에서 말하는 선악의 피안에 사는 인간으로서, 그곳에야말
로 자유로운 정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사상이나 도덕이 지향하고 있던 목표중
자주적이고 강한 경향의 도덕과 노예적이고 약한 경향의 도덕이 있습니다.
세상의 잡스럽고 어둡고 타락하고 악한 세력의 도덕인 이른바 노예의 도덕과
또 세상의 밝고 맑고 고상하고 선한 세력의 도덕인 이른바 초인의 도덕입니다.
우리 보통의 사람들 모두가 초인의 경지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개인
의 수양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르네상스적 교양인이 될수 있습니다.

현실의 세계는 선량한 교양인이 살아가기에는 너무 험난합니다.
그러나 현대의 교양교육에는 인간의 어두운 면에 관한 정보가 결정적으로 결
여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이 사회에는 사람을 협박하거나 속이는 테크닉이
무척 많습니다. 그것은 해마다 발달하기에 경계감을 가지고 자기방어를 하지
않으면 상대방에 간단히 멱혀 버립니다. 허위란 무엇이며 궤변이란 무엇인가
를 배워야 합니다. 대학의 교양과정에서도 암흑사회론이나 악의 현상학, 지정
학,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같은 코스를 개설하여 착한 사회초년병이 험한 물살
에 휩쓸리지 않고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는 다리를 미리 놓아 주는게 중요하
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고전들이 인생과 선악에 대하여 언급한 바는 많지만
나는 善과 惡을 단적으로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의 善은 나 자신을 포함하여 온 우주 일체 만물의 생명과 정신을 조장
하고 발달 발전시키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창조적 경향의 힘을 말하고
이와는 반대로 이 세상의 惡의 세력은 온 우주 삼라만상의 생명과 정신을 억
제하여 퇴영시키려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파괴적 경향의 힘을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교양과 지식을 인생살이에 유용한 무기라고 표현합니다.
역사에 검은 영웅이 있듯이 교양에도 검은 교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악을 퇴치하기 위하여 부득이 필요한 검은 지식과 교양은 그 자체로서 권장
할 덕목은 못되지만 알아두어서 미래의 억울한 피해와 침탈을 사전에 예방하
는 대책의 필요악으로서 용인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나라마다 무서운 군사력을 가지는 것은 지도자들
이 진정한 무(武)를 실현하려는 이상에 불타서 과(창:戈)와 지(억止)의 합자
로 된 것에 착안하고 실력을 길러서 싸움판과 전쟁을 멈추고 거두는 것이라
고 풀이하였습니다. 참으로 선인들의 깊은 성찰과 심오한 철학이 깃들어 있는
의미심장한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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