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地政學, Geopolitics)

鄭宇東 0 1,885 2012.03.14 05:45
지정학(地政學, Geopolitics)
지정학(地政學, Geopolitics)이란
인문지리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정치적 현상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분야
로서 국가정책의 하나로 라첼의 영향을 받은 스웨덴의 정치학자 J.R. 첼렌이
1916년 국가이론 5체계의 하나로서 이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20세기초에 걸쳐 활약한 <해상권력사론>을 저술한 미국의 해군제독
알프레드 마한(Alfred Thayer Mahan, 1840~1914)과 영국의 지리학자 맥킨더
(Halford John Mackinder, 1861~1947) 등도 그 이론가로서 유명합니다.
맥킨더는 1904년 하트랜드(Heartland)론이라고 불리게 된 논의를 제기하였습
니다. 그 견해의 기본은 해양국가 영국의 해상권력에 대한 육상권력의 우위를
지적하고 유라시아대륙의 심장부(하트랜드)를 지배한 국가는 대륙을 지배하고
세계(세계섬)의 자원과 국민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그 견해가
수정되어 해상권력의 미국의 역할이 주목되었으며 미ㆍ소의 지배를 예견하였
습니다. 이 발상은 미국의 스파이크먼(Nicholas J. Spykman)에게 이어져 미국의
세계전략의 구축에 기여하였습니다. 스파이크먼은 1944년에 하트랜드에 대한
해상권력의 대결의 접점, 시베리아-만주-중국-인도차이나-남아시아-중앙아시아-
중동-동유럽-북유럽의 림랜드(Rimland)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냉전의 발단의 존
재를 선구적으로 지적하였습니다.

요컨데 지정학에서의 국가의 국제적 행위는 자연자원의 필요, 인구증가로 인한
더 넓은 국토의 필요, 바다에 이르는 통로의 필요 등과 같은 지리적·경제적 또는
인구학적(人口學的)문제에 대한 국가정책이라고 보는 학문적 입장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영국 등의 해양세력과 독일 등의 대륙세력의 투쟁이라는
맥킨더의 견해에 비판적이었던 스파이크먼은 맥킨더의 문구를 비꼬아 ‘림랜드
(유라시아대륙 주변)를 지배하는 자가 유라시아를 지배하고, 유라시아를 지배
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고 서술하고, 진주만 공격 직후 향후의 소련(및
중국)과의 대립을 예상하였으며, 미국은 일본의 국력을 오히려 보호해야 할 때
가 올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영국의 한 지정학자가 말하기를
구소련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였다가 나중에 패퇴하고 만 이유와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여 친미 정권을 만든 이유는 역사적으
로 15세기 징기스칸의 기마병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여 지정학적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한 것과 동일한 이유에서 였다고 하였습니다.
즉 중부독일을 점하면 서유럽을 장악할수있고, 다다넬스해협(터키의 흑해의
해협)을 점하면 유럽전체를 점할 수 있고 아프가니스탄을 점하면 세계를 재패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고대부터의 전설인 서남아시아를 점하는 자가 유럽을 점
하고 유럽을 재패한 자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허들랜드(Hurdleland) 세계전략의
오랜 진리를 그들도 그대로 답습하려 한 것입니다.

또한 H. 스프라우트(Harold Sprout & Margaret Sprout) 부부는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서 심리적 환경(psychological milieu)에 대해 비인간적 환경을 ‘오퍼레이
션 환경(operational milieu)’이라고 하고 지리적 요인을 국제정치학에 도입하였
습니다. 그러나 지정학은 1930년대에 F.라첼의 생존권역이론이 나치의 팽창주
의 정책을 조장하고 그 프로퍼갠더(propaganda)에 오용된 것과 미사일, 경제,
운수, 통신등이 지리적 제약을 능가하여 지정학은 제2차 세계대전후 부진하였
지만 최근에는 경제와 연계하여 지오이코노믹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어떤 지역을 지배하는 자가 온지구를 지배한다고 하는 주의-주장은
고전적으로는 애초에 해양을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 하였으며
그후 대륙의 심장부세력과 해양에 면한 림-주변부세력의 대결을 거쳐
한때는 미-소냉전의 장애물이었고 요충지였던 아프카니스탄 사태를 겪었고
세버스키는 공군력의 우위가 세계제패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선각하였고
우주시대의 개막으로 하늘을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하였으며
한때는 식량자원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하였고
또 한때는 석유(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하였는데
요즘은 정보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오늘날은 지정학의 개념은 초기의 지구지역적 한정적 개념에서
벗어나 범인문사회적 개념인 경제지정학적 이론의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근래의 지정학의 추세는 어떻게 보면 초기의 자연 지역적 지정학 이론보다는
종교적 갈등의 해소등 심리적 문화적 지정학이론으로 이행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주지하다시피 우리역사 발전의 한 장애요소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동북아의 요충지에 위치하여 대륙세력이 강성해지면
해양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되고, 해양세력이 부상하면 대륙으로 진출하는
징검다리가 되는 반도국으로서 언제나 강대국의 침탈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10위의 교역량을 자랑히는 마당에 옛날의 비탄조의 패
배의식을 떨쳐버리고, 일찌기 함석헌(咸錫憲)선생이 "뜻으로 본 한국역사"
에서 설파한대로 전성기의 반도국 그리스처럼 제세력의 중앙에서 사령하며
융성과 번영을 구가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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