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된 킨제이 보고서

鄭宇東 0 1,736 2012.01.17 05:35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는 허다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폭풍처럼 사회를 강타하고 나중에는 허깨비로 사라지고만 킨제이 보고서
인류의 불안한 미래를 예측하고 진지하게 그 대책을 강구한 로마클럽 보고서
영국에는 나라의 살림을 사는 정부의 시정활동을 보고하는 청서(blue paper)와
의회의 의정활동을 보고하는 백서(white paper)가 있으며
미국에는 의혹사건을 파헤치는 그 유명한 의회의 청문회 보고서가 있습니다.

 * 킨제이 보고서(Kinsey Reports)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이학 박사인 알프레드 킨제이(1894년~1956년)와 그 외
2인의 저작물로, 1948년에 출판된 《남성의 성생활(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과 1953년에 출판된 《여성의 성생활(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을 합쳐 부르는 말입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중
전체 남성 가운데의 절반, 그리고 전 여성의 1/4이 혼외 성관계를 가지며
전체 남성의 69%는 직업여성과 성관계를 가지며
또 성인남자 100명중 10명은 동성애자이며
그리고 농장에서 성장한 소년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가축과 성경험이 있다
는 폭탄 같은 수치와 내용으로 그 당시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 일으켰으며
미국 전체의 사회적 윤리는 물론 간접적으로는 유럽의 전후 사회윤리까지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그런 못된 짓들을 소돔과 고모라에서처럼 모든 사람들이
행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금기시되거나 비도덕적이라고 비난 받을 행동이 아닐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감이 만연될것을 우려하여 하바드 등 대학도서관에서 이
책을 추방하는 운동까지 벌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아 문제의 이 보고서는
표본의 정상적인 추출방법을 외면한채 주로 직업여성이나 소아성애자 또는 범죄
자를 다수 포함하여 1만8천명의 방대한 인원을 조사대상으로 과학적이고 엄밀한
방법으로 조사통계하였다고 하여도 조사방법의 왜곡과 내용조작의 혐의를 벗지
못하고 얼마가지 못하여 사기보고서로 용도폐기되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인간의 성(性)'이라는 그때까지 금기시 되었던 '성을 침대밖으로'
끌어내어 조사하고 학문으로 논의하는 대상으로 삼고 성의 적나라한 내용을 방
대한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실시하고 그 발표 내용 또한 너무 충격적이어서 당
시 미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 보고서로 말미암아 이성애 및 금욕생
활이 도덕적이고 일반적인 규범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고 동성애에 대한 대중
의 인식 변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는 아직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로마클럽 보고서는 
1968년 결성한 로마클럽의 인간·자원·환경 문제에 관한 미래예측 보고서입니다.
로마클럽은 세계 52개 국의 학자와 기업인, 전직 대통령 등 각계 지도자 100명
으로 구성된 연구기관으로, 각종 세계문제를 논의하여 보고서 형식으로 해결책
을 제시하였습니다. 클럽의 창시는 이탈리아의 실업가 아우렐리오 페체이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연구의 시급함을 절감하고 1968년 30명을 모아 로마클럽
을 결성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1972년 경제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보고서인 《성장의 한계》를
책으로 발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하였습니다.
환경문제에 관한 고전인 이 책은 “연못에 수련(水蓮)이 자라고 있다. 수련이 하
루에 갑절로 늘어나는데 29일째 되는 날 연못의 반이 수련으로 덮였다. 아직 반
이 남았다고 태연할 것인가? 연못이 완전히 수련에게 점령되는 날은 바로 다음
날이다.” 라는 말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였습니다.

1992년에는 로마클럽의 보고서로 1984년 클럽의 사무총장을 맡은 베르트랑
슈나이더가 정리한 제1차 지구혁명이 작성되었습니다. 그후에는 21세기에 인류
가 직면할 위기를 전망하면서 그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미래예측 보고서를
1994년에 발표하였습니다.

로마클럽은 ‘함께 지구의 미래를 건설하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인류는 머지않아 자멸하고 만다면서 멸망을 피하려면 생각
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진단하였습니다.
미래예측 보고서는, 앞으로 인류는 세 가지 중요한 불균형을 직면하게 되는데,
첫 번째는 지구상의 남과 북의 불균형이며,
두 번째는 같은 사회의 부자와 빈자의 불균형, 그리고
세 번째는 인간과 자연간의 불균형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21세기가 되면 인류는 전세계적으로 긴급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며, 그 가운데
다음 5가지 분야에 대해서는 인류가 모든 정력을 쏟아부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주장합니다.

① 물:현재 인구 3명당 1명이 물부족을 겪고 있으며, 20년 정도 지나면 아프리카
와 같은 지역의 식수부족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에 따라 식수원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간의 분쟁이 빈번해지고 치열해질 것이다. 이렇듯 물은 분쟁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단결의 요인이 되기도 하다. 식수원을 개발하고 관리하기 위한 고
도의 기술은 인접지역간의 통합을 유도하며 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② 에너지:에너지의 절약과 에너지 재활용 장비의 개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화석연료 소비를 촉진하는 모든 보조금을 없애야 하며, 에너지 재활용 장비개발
을 세계적 차원으로 높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③ 토양:생태계 파괴와 수리조절기능의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계적 관점
에서 경작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경작지를 지구상에 골고루 분산시키면 노동력
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고 특정지역에 식량을 의존하는 불안이 해소된다.

④ 낙후지역의 부흥:구 소련과 동부 유럽 등의 과도한 산업화로 황폐화된 지역
을 부흥시켜야 한다. 더이상 신천지가 없는 가운데 인구만 늘어가는 지구상에서
인류가 개척해야 할 곳은 바로 인간이 한번 지나쳐간 지역이다.

⑤ 군수산업의 전환:전세계적 차원에서 방위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초기에는 자본이 엄청나게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있다. 방위산업의 전환
은 또한 대결과 정복의 시대가 단결과 화합의 시대로 옮겨간다는 상징적인 의미
를 갖는다는 메세지를 담고 이러한 난제의 대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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