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라르와 엘로이즈

鄭宇東 0 1,878 2011.10.06 10:58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엘로이즈 (Heloise, 1100?~1164)는 
12세기 파라클레 대수도원의 수녀원장을 지냈으며 당대 저명한 철학가이자
신학자였던 아벨라르의 제자이자 연인으로 이 둘사이에 오갔던 편지들은
당시의 시대상과 철학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엘로이즈는 1100년경 프랑스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출생년도
와 부모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참사회
원이었던 풀베르(Fulbert, ?~?)가 삼촌으로서 그녀의 양육을 맡았다고만 전해
집니다. 그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학식과 재능을 가진 것으로 유명했
습니다. 그녀는 프랑스어를 비롯해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에 능했으며 여
러 학문과 고전읽기 그리고 글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삼촌 풀베르
는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교사로 이름이 높았던 아벨라르(Peter Abelard,
1079-1142)에게 조카 엘로이즈의 교육을 맡겼습니다.

엘로이즈는 이내 가정교사였던 아벨라르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식 혼인 관계에 있지 못한 이 둘의 사랑은 삼촌 풀베르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아벨라르는 임신한 엘로이즈를 자신의 고향인 부르타뉴
(Brittany)로 보냈고 그곳에서 그녀는 아벨라르의 아들을 낳았습니다. 얼마후
엘로이즈는 아벨라르의 권고를 따라 수녀원으로 들어갔는데 그녀의 삼촌은
이것을 아벨라르가 그의 조카딸 엘로이즈를 버리고 자신의 가문을 모욕한것
으로 받아들여 괴한들을 보내 아벨라르를 습격하고 거세하였다. 이 일로 아
벨라르는 수도원에 그리고 엘로이즈는 수녀원에 각각 수도사와 수녀로 들어
가게 되었습니다. 이 둘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는 엘로이즈와 아벨라르 사이
에 교환된 서한들과 아벨라르가 동료 수도사에게 보낸 자전적인 글 <나의
불행한 이야기(Historia Calamitatum)>로 후대에 매우 유명해졌습니다.


문학가들의 이리같은 뛰어난 후각이 엄청난 연애담으로 중세를 발칵 뒤흔들
어 놓았던 이런 좋은 재제를 가만히 둘리 없었습니다.
드디어 장 자크 루소에 의하여 1756년 6월경부터 구상되어 1757년 말 또는
1758년초까지 신엘로이즈(nouvau Heloise)라는 연애소설로 완성, 1761년에
출판되자 큰호평을 받고 이후 40년동안 72판을 거듭하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전편(全篇)이 6부로 구성되어 있는 장편으로, 스위스의 레만호를 무대로 하여
가정교사인 생 푸레와 그의 제자인 쥘리 사이의 열렬한 사랑이 줄거리를 이루
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사이에 풍부한 화제들, 예컨대 음악 ·결투 ·종교 ·
정원(庭園) ·여성 등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작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종전의 심리 분석적이고 이성(理性)을 존중하는 경향을
띠었던 고전주의 소설과는 달리 외계(外界)의 자연묘사에 뛰어나 독자의 감성
에 호소하는 바 컸다는 점에서 낭만주의문학의 선구적 작품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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