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겁벌과 구원의 순간

鄭宇東 0 1,910 2011.10.04 19:44
영원한 겁벌과 구원의 순간


신화속의 수금의 명인 오르페우스가
꽃다운 젊은 나이에, 그것도 결혼한지 채 열흘도 안된 신부 에우리디케가
꽃을 꺾다가 목동 아리스타이오스에게 쫒기어 도망가다가 독사를 밟아 물려
서 비명횡사하여 망자의 세계로 간것을 데려오기 위하여 죽은 이들이 죄벌을
받고 있는 무한지옥 타르타로스에 갔을 때
ㅡ 이 바로 앞 장면에서 오르페우스는 신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과 의인들이
복락을 누리고 사는 낙원, 엘레시우스 들판을 거쳐갑니다. 파리의 상 젤리제
(Champs Elysees)거리는 이 복락의 들판에서 그 이름을 따 왔습니다.ㅡ

꾀쟁이 시쉬포스는 하데스를 속인 벌로 바위를 산위로 굴려 정상에 이르면
아래로 굴러내려 다시금 굴려 올려야 하는 끝없는 벌을 받고 있습니다.
거인족 티티오스는 레토를 넘보다 그의 딸 아르테미스의 창에 찔려 죽어서
는 프로메테우스처럼 독수리에게 그의 몸뚱이를 찢기어 먹히고 있고
익시온은 제우스에 불손한 죄로 구르는 불바퀴에 매달려 비명을 질러대고
탄탈로스는 신들을 초대한 잔치에서 음식이 모자란다고 자식을 요리하여
내놓은 죄로 물속에 서 있으면서도 물을 마실려고 손을 뻗거나 몸을 구부리
면 물이 멀리 도망가 버려서 영원한 갈증과 함께 굶주림을 느낍니다.
50명이나 되는 다나오스 자매들은 그들의 50명 신랑들을 무참하게 죽인
대가로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 넣어도 밑이 빠졌기 때문에 채우고 또 채워
도 채워지지 않아서 끊임없이 수고를 하여야 합니다.

죽지 않은 오르페우스가 지옥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하여 곳곳에서 들려 준
연주와 노래는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모든 생명과 사물이 음악을 연
주하는 그동안만큼은 자신의 고유한 기능과 활동을 정지 하기에 이릅니다.
그래서 시쉬포스는 굴리는 돌이 음악을 듣느라고 중턱에 머무는 동안 그
돌 위에 앉아 잠시 쉬며 노래를 듣고 부를 수 있었고
그리고 탄탈로스도 물을 옴켜 마셔 목마름을 잠시 잊을 수 있었고
또 다나오스 자매도 잠시 허리를 펴 쉴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심지어 언제나 무서운 얼굴을 하고 칼을 가는 복수의 신 에리니에스와
천벌의 여신 네메시스가 감동해서 눈물까지 보인 것이 이때가 비로소
처음이었다 하니 음악이란 예술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죄의 대가는 아니고 스스로 택한 일일지라도
우리인류의 영웅이 되는 고마운 신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천상의 불
을 가져다 주고 신의 미움을 사서 코카사스 절벽바위에 쇠사슬로 묶인채
용맹한 독수리의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그의 몸이 찢겨지고 간이 파
헤쳐져 먹히고 밤에 다시 원상대로 자란 간을 낮에는 또 파 먹히는 고통
을 되풀이하여 당하였습니다. 비록 그가 자청한 일이라 그 고통마져 행복
이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헤르메스의 중재로 정의로워야 할 제우스신
과 화해하고 신들의 하늘나라로 올라 갔습니다.
 
또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가 승전후 여러 모험을 하며 귀국하는 10년동안을 미인을 탐
하여 몰려오는 많은 구혼자를 물리치기 위하여 아버지의 수의를 완성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핑계를 대면서 낮에 짠 옷을 밤에는 몰래 도로 풀
어 수의 만들기를 남편 오디세우스의 귀국때까지 계속하였습니다.
짜고 풀고하여 도로가 되고 말지만 오디세우스가 살아서 돌아오는 그때
까지의 유한기간을 기다려서 그리운 님을 만난다는 그런 희망이 있기에
오히려 페넬로페에게는 행복의 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신화를 읽고
신화는 인생의 진실을 말해 주는 도구이며 방편이란 생각을 합니다.
시쉬포스의 끝없는 노역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전까지는, 정상에 올라
쉰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완전한 절망뿐이라면 죽는것 밖에는 길이 없기에 말입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어져서 온 세상에 불행이 만연해 있다해도 마지막
희망이 아직도 밑바닥에 남아 있기에 행복의 희망을 만나는 순간을 위
하여 삶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는 살기를 계속합니다.
영원의 겁벌을 받고 있는 시쉬포스와 탄탈로스와 익시온과 다나오스자
매들이 오르페우스와 같은 구세주를 만나 구원의 축제에 참여할 희망과
기회를 믿으며 우리들은 오늘도 고단하고 힘에 겨운 이 세상을 살아 가
고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