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의 밑말(語源)

鄭宇東 0 1,545 2011.09.28 15:53
사나이의 밑말(語源)

 
이희승편 국어대사전에서는 사나이를 이렇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1) 남자 (2) 한창 혈기가 왕성할 때의 남자. 장정 (3) 용감하고 호탕한 기풍이
있는 남자 (4) 남자로서의 체면, 면목 (5) 준말로 사내<ㅡ>계집
 
이렇게 사나이는 계집의 對語로서뿐만 아니라
씩씩하고 불의를 모르고 못 참는 용기의 상징처럼 쓰여 온 말입니다.
이 단어 사나이는 [ㅅ아래아ㄴ]로 쓰는 [산]과 [아 ㅎ아래아ㅣ]로 쓰는 [아해]
가 합쳐져서 된 말이며 [산]은 훈몽자회에서 [丁]자를 [산뎡]이라 하였듯이,
씩씩하고 꿋꿋한 남자를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장정(壯丁)이었습니다.
여기의 산은 얼과 기백이 살아 있고 육체적으로 힘이 팔팔하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말에서 남여를 가리키는 말로
부부를 가리키는 가시버시(가시<ㅡ>버시)와 가시의 갓(아내의 중세어)에서 나
온 간나 < 간나해, 가시나 <ㅡ> 머슴아라는 말이 있고
그리고 또 대표적인 남녀 지칭어로 [놈]과 [년]이 있습니다. 상소리 욕같이 들
리는 말들에도 어린 계집아이를 이르는 말에 아마도 원말이 어린 년쯤일 것으
로 추정되는 [언년]라는 귀여운 말이 있는데, 이말에 대칭이 될 [언놈] 이라는
말을 못 쓸것도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 말에서 무속의 세계에서는 가장을 대주라 했고,
일상생활용어로 주부를 안해라고 합니다. 오늘날은 아내라고 표기합니다만
중세말에서는 집안의 해(태양) 같은 존재라고 해서 안해라 했습니다.
내가 어릴 적만하여도 일상에서 무슨 무슨님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이제
와서는 이러한 착상과 발상에서 나온 말들은 자취를 감추고
하느님 하나 세상의 주재자의 뜻을 함유하고 있는 한님이
북극성 태양 낮 남성의 뜻을 함유하고 있는 햇님이
북두칠성 달 밤 여성의 뜻을 내포하고 있는 달님이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사나이의 밑말에 대해서는 또 이런 이설도 있습니다.
사나이를 [산+ 아이]라 하고 곧 山人인 신선(神仙) 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우리가 보기에 낯설고 듣기에 생소한
선일꾼(仙一君), 상일꾼(上一君), 선량(仙郞), 신랑(新郞), 낭군(郞君) 등의
이러한 말들은 알고보면, 우리민족 남성의 모두가 신선이며 화랑이며 선공부하
는 사람이며, 자연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이 난김에 밑말을 공부하다 알게 된 몇가지를 적어 보려합니다.
우리의 면상이고 낯인 [얼굴]은 얼이 머무는 동굴이라는 뜻이고
여인의 성숙한 자궁 [十의 된소리] 은 씨와 입의 합성어로 볼 수 있고
사계절의 봄은 고사하였다가 소생한 생명을 다시 보기 때문이요,
여름은 만물을 키우는 새로운 열매를 맺기 때문이요,
가을은 우리의 피와 살이 될 곡식을 거두어 들임이요,
겨울은 한때를 한가로이 지내는 시절이라 풀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화를 읽다보면 알에서 태어난 인물이 많습니다.
부여의 해모수,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김알지와 박혁거세가 그러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그 알이란 무엇일까요?
알을 자꾸 소리내어 보면 알이 얼이 되고, 또 얼이> 올> 울> 일로 변합니다.
이 때 알은 둥근 모양의 씨알을 말하고, 얼은 불변하는 정신적 존재를 말합니다.
또 올은 하나의 개체를 말하고, 울은 전체의 공간을 말하며
마지막 일은 첫번째 하나 으뜸 하나님을 말합니다.
이러한 뜻들을 함께 포함하고 있는 알의 존재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절대적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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