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연극 10

鄭宇東 0 1,842 2011.10.03 18:23
세계의 연극 10
 

* 난파 / 김우진作 (1897~1926)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희곡작가로 표현주의뿐만 아니라 상징주의등 동시대 서
구 사조를 형상화한 1920년대에 진정한 의미에서 신극을 창작한 최초의 작가입
니다. 윤심덕과 현해탄에서의 정사라는 극적인 선택으로 요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현실에 대한 투쟁의식을 작품에 구현했으며, 당시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문
학사조라고 생각한 표현주의를 구체화 시킨 작가라고 할수 있습니다.

전 3막이며 표현주의의 극 이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한 가족이 산자와 죽은자로 나뉘어 이들 사이의 치열한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흐린 달빛 아래 조선식 집앞에서 만난 모자가 논쟁을 합니다. 모는 다른 형제를
놓치면서 양육했으니 혼탁한 현실에 맞서 살기를 강요합니다. 이어서 만난 부는
양반가정을 내세워 효도하기를 요구합니다. 집안의 반대와 여인의 폐병으로 첫
사랑에 실패하고 만나는 여자들에게서 절망하여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난파하
려는 순간 어머니가 등장하여 시인이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었음을 선언힙니다.
 
* 태(胎) / 오태석作 (1940~      )
세조의 왕위 찬탈사건을 소재로 한 역사물로서,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고 죄의식에
시달리는 세조의 서사부분과 멸문지화를 면하기 위해 손자의 생명을 지켜 내려는
박팽년 일가에 얽힌 서사부분이 병치구조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두개의 서사를 병치시켜 대의명분을 위하여 부득이하게 희생시키는
행위의 유사성을, 윤리 판단을 보류한채, 극명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여종의 자식을 희생시켜 가문의 핏줄을 보존하고저 하는 행위와
유약한 단종을 희생시켜 강력한 왕권을 확립하고자 하는 세조의 행위가
등가의 의미를 가지는데 이는 곧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는 명분에 다름 아닙니다. 
이는 또한 개인의 아픈 희생을 대가로 연속성을 유지해 온 피의 역사를 말해 줍니다.
모든 규격화에 대한 파괴가 아닌 그 굴레에 안도하려는 인간사를 그린 작품입니다. 
상경후 첫 관람 연극으로 장대끝에서 내려 오는 색색의 탯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인형의 집 / 헨드릭 입센作 (1828~1906)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드릭 입센의 3막극으로 1879년말 코펭하겐 왕립극장에서 초연
하고 책으로 간행되어 지금까지 여성해방운동자들의 최고의 경전이 되어 왔습니다.
여주인공 노라는 친정에서, 인형이 귀여움을 받듯이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변호사 헤르만에게 시집와서도 종달새등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두 아이의 어머니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전지요양을 위하여 아버지의 유산
상속을 생각하며 별 죄의식 없이 아버지의 서명을 위조하여 차용증을 써주고 돈을
빌려 쓴 것이 잘못되어 명예를 중시하는 남편에게서 거짓말하는 여자에게 자식교육
을 맡길수 없다는 폭언을 듣습니다. 그후 일이 잘 풀려 노라가 차용증을 무상으로
돌려 받아 노라와 헤르만은 위기에서 벗어 납니다.

그러나 이미 진실한 애정과 인간의 본연에 눈뜬 노라는 남편 곁에 머무는 것을 거절
하고 "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의무를 뿌리치고 남편과 아이들을 내 버려 둔채 나가버
릴 셈이냐" 고 묻는 헤르마의 만튜에도 노라는 단호한 어조로
" 나는 아내요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살고 싶다" 하는 뜻있는
말을 남기고 수트케이스 하나만 들고 어둠이 깔린 거리로 뛰쳐 나갔습니다.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作 (1906~1989)
이 작가는 20세기를 정의하는 현대연극 경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이 "고도를 기다리며" 라는 연극은 현대 부조리연극을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전 2막으로 되어 있으며 막이 열리고 바로 등장한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삶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도를 만나는 것만이 유일
한 희망이며 구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이 지루할 때쯤 두명의 다른 인물인
포조와 럭키가 등장하여 이전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가지 게임을 통하여 현대문명을 대표하는
철학적 사고를 작품에 투여하고자 하였습니다. 작품의 추상적 성격을 생각하고
작품자체의 이야기의 끝에 아무런 해결이 없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현대의 순환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인간과 초인 / 버나드 쇼作 (1856~1950)
쇼(George Bernard Shaw) 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이자 문학비평가로서
또한 사회주의자들이 창설한 페이비언협회의 유력인사로서 혁명이 아니라 지적
정치적 변화를 통하여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인간에게 창조적 진화와 개조가 가능하고 초인이 대중을 이끌어야 한다고
믿었으며 이 작품은 전 4막중 제3막은 부제를 철학이라하여 문학적 합주형식으
로 융화시켜 음악 문학 사상에 통달한 쇼 진특유의 면목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삶의 힘이 여성에서 나오며 남성을 사로잡아 훌륭한 아이를 낳아
보다 나은 사회를 건설하고 초인의 집단을 만들수 있다면 이상사회가 이루워진다는
내용으로 이 연극의 여주인공 앤은 이러한 우주적 목적을 위하여 현실감각이 없는
옥타비우스를 거절하고 지성적인 테너를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본능의 힘으로 끝까
지 추적하여 결혼에 성공합니다. 

* 세일즈맨의 죽음 / 아서 밀러作 (1915~2005)
작가는 전후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로 현대 산업사회와 개인의 문제를 연계시켜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기계보다 못한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사회극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이 작품도 그중 가족 관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60세가 넘는 외판원 윌리가 아내 린다와 전직문제를 의논하고 아들 비프와 취업문제
를 논하는등 가장의 책임과 도덕성의 문제를 보편적인 주제로 승화시킨 수작입니다.
아들이 도벽과 무능함을 고백하며 우는 것을 보고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오해하고
윌리는 비프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냅니다.
 
* 관객모독 / 페터 한트케作 (1942~    )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연극에 있어서의 언어의 한계성과 언어의 무한한 포용력을 동시
에 제시한 소위 "언어연극"의 개념으로 세계 연극계에 찬반의 격론을 불러 일으켰습니
다. 막이 오르면 어떤 무대장치나 소도구도 없는 무대에 자유로운 복장을 한 네 사람의
배우가 나와서 관객에게 연극이 공연되지만 관객들의 기대는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다. 그리고 배우들은 계속해서 관객에게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속에 있다고 주장합
니다. 이러한 대사는 지금 무대에서 배우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어떠한 줄거리를 지
닌 이야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네 사람의 배우들은 기존연극의 모든 요소들인 무대 공간 시간 관객 줄거리 감정이입
등을 차례로 분석하며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그리고 연극이 끝나 극장을 떠날때 관객
은 배우들에게 모욕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배우들이 관객을 모독하는 것은 관객과
이야 기할 수 있는 한 방법이기 때문에 이러한 소통을 통해 관객과 배우가 기존의 연극
과 달리 서로 가까워질 수 있다고 이 작품은 강변하고 있습니다.
 
* 보이체크 / 게오르그 뷔히너作 (1813~1837)
보이체크느 대위의 면도사이며 의사에 의해 하루에 2그로센을 받으면서 3개월 이상
완두콩만 먹고 사는  육체적 실험대상입니다. 이러는동안 마침내 보이체크의 눈에는
헛것이 보이고 귀에는 나팔소리 같은 환청도 들립니다. 그의 아내 마리는 고수장이의
사내다운 모슴에 반하여 둘이 눈을 맞추는데 대위의 귀땜을 듣고 난후 보이체크는 
마리와 고수장이가 춤을 추면서 음탕한 짓거리를 하는 것을 보고 상점에서 칼을 산뒤
마리를 시내에서 떨어진 숲으로 데리고 가서 찔러 죽이고 나서 그도 미치고 맙니다.
보이체크는 학대받는 인간이 상황을 주체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비극을 그립니다.
 
보이체크는 대위에게 정신적으로 착취당하고
보이체크는 의사에게 실험대상으로 철저하게 갈취당하여
보이체크는 결국 자신의 정체성마저 상실하고 마는 비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희곡은 특이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이체크는 뚜렷한 기승전결 구조와
제반 모순의 완전 해결을 제시하는 폐쇄희곡이 아니고 개방희곡의 형식을 통해 모순
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엄격한 줄거리의 진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 검찰관 / 니콜라이 고골리作 (1809~1852)
빈털터리가 된 몰락귀족 흘레스타코프가 우연히 한 마을에 검찰관이 온다는 소식을
엿듣게 되고 수 많은 사람들이 그를 검찰관으로 오인해 주는 덕택에 시장의 아내와
딸을 유혹하고 모든 관리들을 농락하다가 많은 돈을 얻어서 떠납니다. 그가 떠난 직
후 진짜 검찰관이 들어 온다는 내용으로 세계 풍자희곡의 백미중 하나라고 할수 있
습니다. 러시아 황실 알렉산드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되었는데 이 공연을 본 황제가
"이 작품은 우리를 크게 친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크게 얻어 맞은 작품"이라 하였답
니다. 

* 갈매기 / 안톤 체홉作 (1860~1895)
전통적으로 삼각관계가 연애의 규범이라면 체홉은 이를 다각구도로 바꾸었습니다.
메드베젠코는 마샤를 사랑하고, 그녀는 트레플레프를 사랑합니다. 그는 니나를 사랑
하고 니나는 트리고린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트리고린과 아르카지나는 연인 관계입
니다. 여기에 폴리나는 도른을 사랑합니다. 다섯 종류의 사랑 아니 단지 사랑뿐만이
아니라 목숨을 건 이들의 사랑은 숨이 막히고, 이들이 하는 사랑은 그 어떤 사랑보다
찬연하게 아름답고 가슴 아픕니다. 이 모든 것이 호수가 보이는 시골 영지에서 일어
나며 그곳에 갈매기가 있습니다. 이 극에서 갈매기는 이제 더 이상 자유의 상징이 아
니며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조건적 존재들입니다. 여기 모인 모든 인물들도 갈매기
들입니다. 갈매기는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조건이 보이기만 하면 울기 시작합니다.
우리 인생 모두가 한결같이 치열한 갈매기들의 삶을 살아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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