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속의 철학

鄭宇東 0 1,458 2011.10.03 17:51
음악속의 철학
 
 
어떤 학문이든지 그 존재의 이유와 본질가치를 따지게 되면 세상의 제1학문인
학문중의 학문 철학과 관련되지 아니한 학문은 없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찰은 음악학에 있어서도 <음악속의 철학>과 <철학속의 음악>이라는
문제에 당면하게 됩니다. 그런데 또 학문은 이러한 사유적 이론과 아울러 실천적
기술을 외면하여서는 안 됩니다. 이론의 바탕이 없는 실천이 맹목적이고 무모하
듯이 인간사회를 위한 실천과 혜택을 가져오지 않는 이론도 또한 공허하고 허망
할 뿐입니다.

아름다운 선률과, 감동적인 화음, 장대한 음향과 치밀한 형식으로 드러나는
음악이라는 놀라운 예술은 때로는 한없는 감동을, 때로는 캄캄한 심연을 드러내
며 우리를 사유의 세계로 이끕니다. 이러한 탐색의 하나인 <음악속의 철학>은
음악을 둘러 싼 일상적 시각에서 출발하여 음악에서의 시간, 수, 모방, 감정, 언어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음악적 문제를 철학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탐구입니다.

ㅡ 음악은 시간의 예술입니다 ㅡ
소리를 매체로 작곡을 하는 작업이 시간을 창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면,
음악을 소리화시키면서 실제적 삶을 드러내는 연주는 시간을 드러내는 것이며
청자로서의 우리는 음악작품을 통해서 독특한 시간체험을 하게 됩니다.

ㅡ 음악은 수리철학입니다 ㅡ
음악속에는 수와 관련된 요소가 다양하게 발견됩니다.
먼저 음악작품은 다양한 화성과 리듬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수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전통적 장르에 속하는 작곡기법 역시 숫자와 수의 비률관계로 설명되어 집니다.
이와같은 음악구성의 수리적 이론외에 한편으로는 수를 통한 음악의 상징적-미학적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점을 깊이 이해하여야 합니다.

ㅡ 음악예술도 모방이론의 자식입니다 ㅡ
예술은 모방을 통하여 창작되고 자연은 예술가의 최상의 스승이라 일컬어졌습니다.
메시앙은 새의 노래에서 무궁무진한 음악적 모티브를 발견하였고 이를 그의 음악적
작품으로 변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술과 모방은 단순한 복사 또는 재현의
의미뿐만 아니라 대상의 관념적 본질의 모상까지 아주 폭넓은 개념으로 확대됩니다. 
 
ㅡ 음악은 감정의 예술입니다 ㅡ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또한 듣는 이의 감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체를 잃고 리라로 슬프게 노래할때 주위의 나무들이 시들었
고 지옥을 찾아 노래로 지옥의 신까지 감동시킨 전설이 있습니다. 오늘날에 와서
로빈슨 같은 학자는 음악이 특정한 감정을 표현하고 환기할 뿐만 아니라 행복과 불
행, 고통과 번민과 같은 고차원적인 감정도 환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ㅡ 음악도 언어의 하나입니다 ㅡ
음악과 언어의 유사성과 상이성은 아득한 고대부터 논의되어 왔습니다.
언어가 어떤 내용을 담거나 무엇을 표현하는 것처럼 음악도 어떤 내용을 표현한다
고 여겼으며, 한편으로는 일상적 개념적 언어가 우리의 사상을 표현한다면 음악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예술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ㅡ 음악의 창작자는 천재입니다 ㅡ
우리는 예술세계에서 뛰어난 아름다움을 창조해 낸 거인들을 예술적 천재나 문화적
영웅으로 존경합니다. 평범한 우리가 결코 가질수 없는, 신이 부여한 탤런트나 자연
이 선사한 그 어떤 능력이 최고의 아름다움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ㅡ 음악은 현실의 반영입니다 ㅡ
우리는 흔히 "음악은 그 시대와 사회를 반영한다"고 별다른 고민없이 일상적으로
씁니다. 여기에는 "음악은 현실의 모방 또는 반영이다" 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으
며 이때의 모방과 반영은 정확한 재현(imitation)에서 부터 표현적 의미가 담겨 있
는 모방(mimesis)까지 폭 넓게 쓰여지고 있으며 또 현실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대해서도 논의가 분분합니다. 아무턴 논의가 많은 이말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당
의 강령으로 채택되어 예술이 추구해야 할 최고미학이며 서구 민주국가에서는
예술의 한 양식이나 사조 정도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ㅡ 음악은 진리를 추구합니다 ㅡ
모든 철학적 사유의 종착역은 진리에 귀착합니다. 긴 역사를 거치면서 진행된 철학
적 사유는 궁극적으로 세계의 본질을 말해주고 인간과 역사의 핵심을 드러낼 수 있
는 진리를 찾는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물론 예술은 미에 더 집착하고 철학은 진리에 더 몰두하지만
예술에서 완벽한 음악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철학에서 손아귀에 거머진
진리도 가지지 못한 현재로서는 철학과 예술의 진보에 기대를 걸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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