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롯가 이야기 ㅡ 밥물에 익힌 밤톨 ㅡ

鄭宇東 0 1,488 2011.10.03 12:20
밥물에 익힌 밤톨
 
 
할매할배 줌치에서 굴러나온 밤이 아이들을 유혹하여 화롯가로 불러 모웁니다.
오늘밤도 할머니는 손자들을 화롯가에 둘러 앉히고 깨가 쏟아지듯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옛날 옛적에 간날 간적에 어느 마을에 시어미와 사이가 지독히 나쁜 며느리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이 며느리는 용하다는 무당에게 찾아가서 미운 시어미를 제
거할 방책을 물었습니다. 점쟁이는 밥을 지을때마다 밤을 밥쌀위에 얹어 쩌서 먹
이면 이내 여위워서 죽게될 것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며느리는 한동
안 신이 나서 점쟁이의 말대로 하였더니 오히려 시어미는 낯에 살이 통통히 오르
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며 건강해졌습니다.

며느리가 조바심이 나서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 물으니 이제 약발이 듣기 시작했
으니 하던대로 계속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시어머니는 더욱 좋아지고,
이런 사연을 까맣게 모르는 시어머니는 이웃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며느리를 칭찬하니 이윽고 이웃 남들도 며느리를 칭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되자 원래 천성이 고운 며느리도 이제까지의 불효를 반성하고 착한 며느
리가 되어 시어머니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 점쟁이가 명카운셀러였다고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그 자체가 영양덩어리인 밤에 밥이 끓을때의 영양수를 흠뻑 빨아들여
익은 것을 처방했으니 그는 영약을 지어준 인생살이의 명의였음에 틀림없습니다.
병자는 의사를 잘 만나야 병을 나수고, 인생살이에서도 스승이나 선후배나 이웃
을 잘 만나는 것이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관건임을
이 이야기를 적으면서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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