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이야기 ㅡ 선달과 건달 ㅡ

鄭宇東 0 1,889 2011.10.03 12:07
ㅡ 선달과 건달 ㅡ
 
선들 선들하는 선달과 건들 건들하는 건달은 우리 민초들이 사랑하는
오사리잡것들 중의 대표적인 허풍쟁이이고 또 최대의 여론주도적 바람잡이입니다.
원래 선달은 무예 과거시험에서 합격하고 아직 벼슬하지 않은 출신자를 말하며
건달은 산스크리트어의 건달바가 와전된 것으로 우리말에서 좋게 말하여 한량이고
비속어로 비하하여 말하여 룸펜 놈팡이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주색잡기 장난은 응마궁기(鷹馬弓妓)를 웃자리로 꼽습니다.
이중에서도 매사냥이 첫머리를 차지하고 말 타기와 활 쏘기가 그 다음으로 이어지
고, 유행가에 나오듯 이 풍진세상에서 골몰하다가 폐가망신하는 주색잡기오입은
그래도 맨 끝순으로 뒤쳐져 있는것이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하겠습니다.

ㅡ 매사냥 ㅡ
고려시대에는 응방(鷹坊)을, 조선시대에는 내응방(內鷹坊)이라는 관청을 두고
매를 길러 꿩이나 토끼를 잡는 사냥이 성행했습니다. 이런 사냥꾼을 '봉받이'(매를
팔뚝에 받고 있는 매꾼)라고 했는데, 이때 사냥에 쓰는 매가 '송골매'이며, 송골매
중 봄에 알에서 깨어나 미처 한 해가 안 된 매가 '보라매', 보라매가 산야에서 해를
넘기면 '산지니(山陳)'입니다. 그러나 야생에서 한 해를 넘겨 살아온 산지니는 길들
이기가 쉽지 않아서 보라매를 잡아 3년 ~ 5년 가량 길들여 사냥에 쓰는 매가 '수진
(手陳)'입니다. 매를 길들이는 중 일년을 넘긴 매를 초지니라 하며, 두해를 넘기면
재지니라 합니다. 그리고 날지니는 송골매를 이르는 또 다른 별칭입니다.

ㅡ 시치미 떼다 ㅡ
사냥하도록 길들여진 매는 소 한마리 값에 맞먹게 값이 높이 나갑니다. 먹이로 고기
를 먹여 키우기에 사냥하기까지 먹어 치운 고기량이나 값이 그쯤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간혹 주인을 찾아 가지 못하는 매를 보면 꽁지부분에 매어놓은 주인을 알리
는 시치미를 떼어내고 아무 일도 없는듯, 모른척하는데 주인이 매가 날아간 쪽으로
찾아가 매를 찾아 올때에는 그 동리에 큰 잔치를 열어 주고서야 찾아 갔다 합니다.

ㅡ 기방 출입에도 조목의 서 지키다 ㅡ
어느 부자집의 부자가 같은 기생집을 드나 드는데 이러한 사정을 아는 기생이 아들
의 채근에 시달리다 못해 하루는 꾀를 내어 그날도 채근하는 아들에게 말하기를
어젯밤 꿈에 아들의 아버지와 잠자리를 하였으니 며칠을 지난후에 청을 들어 주겠
다 하였더니 그 이후로 아들은 그집 출입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꿈에서일 망정 아버지와 잤으니 엄연히 어머니뻘인데 윗대를 범하는 조목의 서를
차마 범할수 없다는 옛 윤리감정이 살아 있음을 볼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ㅡ 허풍쟁이와 바람쟁이 ㅡ
경상도의 허풍쟁이와 서울의 바람쟁이가 소문을 듣고 서로 찾아가는 길에 추풍령
에서 마주쳤습니다. 인사를 나누고는 바로 입심 겨루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서울바람 ㅡ 광주에 있는 봉은사(현재는 서울에 있음)의 해우소는 너무 깊어서 정월
        초하루에 변을 보면 섣달 그뭄에야 바닥에 닿는 소리가 들린다오.
경상허풍 ㅡ 합천 해인사에서 동짓날 팥죽을 쑤는데 솥이 어떻게 큰지 배를 타고 팥죽
        을 젓던중 바람에 불려 흘러가서는 아직도 돌아오지를 않고 있다오.

갑 ㅡ 이라는 사람이 "우리 배추밭은 기차를 타고 가도 사흘은 걸린다오.'' 하니
을 ㅡ 이 받아 말하기를 "우리 집에 있는 통은 군함을 타고 사날 가도 앞이 안 보인다오 "
갑 ㅡ 풍도 세오. 그렇게 큰 통이 어디에 있을라꼬
을 ㅡ 당신 밭의 배추를 절이자면 그만한 크기쯤의 통이 있어야 하겠지요.
병 ㅡ 이 나서며 "우리집 대밭의 대는 자라서 하늘에 닿았다가 다시 땅으로 내려와서는
      땅을 치고 다시 하늘로 향해 자라고 있어요.
을 ㅡ 그런 엉터리 같은 허풍이 어디 있나요.
병 ㅡ 그리 많은 배추를 절이는 큰 통을 매우자면 그렇게 긴 대가 없으면 안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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