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이야기 ㅡ 응구첩대 ㅡ

鄭宇東 0 1,553 2011.10.03 11:51
사랑방 이야기 ㅡ 응구첩대 ㅡ


책을 읽다가 가끔씩 발견하는 우리 선인들의 응구첩대에는
해학, 익살-유머와 기지-위트가 담겨 있어 배우고 응용할만한 것도 많이 있습니다.
일상회화에서 올바른 말을 일부 비툴어뜨려서 상대방이 새겨들어야 알수 있게 하는
장난기서린 표현을 두고 곁말을 쓴다고 합니다. 이런 유의 말은 듣고 되묻는 것이
아니라 "어금니가 튼실치 못해서요" 또는 "도장포를 미쳐 차리지 못했습니다" 하면
이 자체가 곁말이 되는데, 어금니로 음식을 씹어서 새기고 또 도장은 파서 새기듯이
새겨야 말귀를 알아 듣겠는데 그것을 못하겠다는 말입니다.
흔히 눈에 띄고 귀에 들리는 말로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나그네가 주막에 들어가
이놈의 방이 발길질을 하네 하면 ==> 방이 차다는 말이요,
  방이 찬것과 발길짓하여 차는 같은 소리"차다"에서 말을 전용하였습니다.
저 오리 방석 좀 주구려 하면 ====> 목이 말라 물을 달라는 말입니다.
  오리가 깔고 앉는 방석이란 연못의 물이니까 결국 물을 달라는 둔사가 됩니다.

설렁탕이라도 먹다가 주고 받는 말이라면
" 아주머니, 오늘 바람이 세게 불지요" 하면
안주인은 이내 알아 듣고 " 아이구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부터 합니다.
바람이 세니까 날아갈까보아 묵직하라고 돌을 넣었느냐고 빈정거리는 말입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ㅡ " 아이고, 배 아파" 하니
옆에 있던 젊은이가 얼른 ㅡ " 사촌이 땅을 샀나? 왜 배가 아파요" 합니다.
어 ㅡ 요놈! 곁말 좀 작작 써라.
젊 ㅡ 겻말(등겨를 담은 말)을 쓰면 눈깔이 멀게요
어 ㅡ 고얀놈 한(마디) 말이라도 져 봐라
젊 ㅡ 한말 (등에) 지면 가볍고 두말 지면 무겁습지요
어 ㅡ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단다 (집안이 망할 징조)
젊 ㅡ 벙어리 집은 장맛이 꿀맛같겠네요
젊은이의 막말대꾸가 이 지경이 되면 할 말 다하고 파국끝장입니다.
젊은이가 조금이라도 지각이 있고 철이 들었다면 '재담이 좀 과하십니다" 정도로
하고 끝내는 것이 어른에 대한 젊은 사람의 바른 응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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