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申守夜와 守庚申修養

鄭宇東 0 1,721 2011.10.02 21:14
庚申守夜와 守庚申修養

 
경신일(庚申日)에 밤을 자지 않고 새워 지키는 것을 경신수야라고 합니다.
동지가 지나서 경신(庚申)이 되는 날에 수야(守夜)를 하는데 (진짜는 섣달 경신날에
해야만 참 경신수야가 된다고 전합니다.)
사람의 몸 속에는 삼시신(三尸神 혹 三尸蟲)이라는 신이 있어서 그 사람의 잘못하는
일을 일일이 기록해 두었다가 연말의 경신일에 삼시신이 하늘로 올라가 상제(上帝)
에게 그 사람의 잘못을 일일이 고하는데, 그러면 그 사람은 자기의 잘못으로 인하여
병에 걸려 죽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섣달 경신일에는 밤새도록 잠을 자
지 않고 삼시신이 하늘로 올라가 상제에게 고발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한다고 합니다.
 
옛날 우리 민속에서는, 경신일에 수세를 하기 위해서
이 날 밤이면 징을 치고 큰소리가 나는 악기를 치며 불경을 외고, 한편으로는 자
지 않고, 밤을 새우기 어려우니까 주악(奏樂)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
며 놀이를 합니다. 겨울이기에 가정에서는 윷놀이를 하면서 수야를 합니다. 섣달
의 경신일은 매년 있는 것이 아니라 6년에 한번 꼴로 들게 되는데 경신수야를
일곱번 하면 삼시신은 아주 없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든 경신수야
를 하기 위하여 미리부터 친구들끼리 패를 짜고 수야할 준비를 합니다.

경신수야의 풍속은 중국 한대(漢代)에도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원종 6년
(1265)에 태자가 동궁(東宮)에서 주악(奏樂)을 벌이고 여러 가지 음식을 먹으며
경신수야한 일이 있고,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성종 11년(1486) 11월 19일에 경신
수야를 했습니다. 왕은 종친(宗親)과 환신(宦臣)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경신수야를
하도록 음식과 주악을 갖추게 하였으나 강우(降雨)로 중지한 일이 있고, 연산군 4년
11월에도 경신일이 들어 왕은 승정원에 명하여 경신수야케 했으며 낮과 밤에 악공·
기녀를 불러 노래와 춤으로 즐기고 음식과 술을 마련하여 성대한 수야를 거행한 일
이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풍류객이나 난봉꾼들이 즐겨 경신수야에 참가했습니다.

한편 수경신수양은 경신일에 밤을 새워 수양하는 도교신앙을 말합니다.
60일에 한번씩 돌아오는 경신일이 되면, 형체 없이 사람의 몸에 기생하고 있던
삼시(三尸) 또는 삼시충(三尸蟲)이 사람이 잠든 사이에 몸 밖으로 빠져나가 상제
(上帝)에게 그 동안의 죄과를 낱낱이 고해바쳐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여기는 가운
데, 이를 막아 천수(天壽)를 다하려는 도교적인 장생법의 하나입니다.
도교에서는 사람이 태어나면 2주갑(二周甲:120년)의 수명을 부여받으나, 살면서
저지르는 악행의 정도에 따라 수명이 단축되어 천수를 누리지 못한다고 봅니다.
삼시는 바로 사람이 저지른 죄상을 상제에게 보고하여 300일에서 3일까지의 수명
을 앗아가 버리기 때문에, 경신일 밤에는 자지 않고 삼시가 상제에게 고해바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습을 사람들은 수경신(守庚申) 또는 수삼시
(守三尸)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 도교의 신앙이 민간의 풍속으로 전해진 것이
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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