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의 전설

鄭宇東 0 1,386 2011.09.30 19:21
음악가의 전설


하늘에는 우레가 가슴이 서늘토록 큰 소리로 죄인을 꾸짖고
번개의 번쩍이는 섬광은 땅끝까지 밝히는 환한 그림을 그려 보입니다.
비가 그치면 우주삼라만상의 구멍마다 바람이 스치는 청아한 자연의 노래가 있고
흐르는 시냇물 소리, 지저귀는 새소리, 벌레소리, 종소리가 귀를 간지럽힙니다.
이렇게하여 자연-천연스럽게 탄생한 음악은
어느날 신이 연주하다 버린 악기를 주워 배우고 읶혀서는 감히 신과 겨루겼다는
교만을 부리므로써 예술가들의 수난이 시작되었고 인간의 음악사가 점차 풍부해
지고 음악예술의 발전이 눈부시게 이룩되었습니다.

아폴론신이 피리를 불다가 다른 신들이 그의 입모양을 흉보기 때문에 저주를 붙
혀 버린 악기를 인간 마르시아스가 주워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며 주위 사람들의
칭찬에 점점 교만해져서 아폴론신과 내기 음악경연을 벌여 미다스왕의 판정으로
이겼으나 신의 진노를 사서 마르시아스는 당초 내기의 약속대로 가죽을 벗기어
피투성가 되어 나무에 거꾸로 매달리는 벌을 받았습니다. 또 미다스왕은 판정을
잘못한 죄목으로 잘 듣고 앞으로 옳은 판정을 하도록 당나귀의 큰 귀를 양쪽에다
달아 주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신은 역시 선천적으로 고귀한 종이었고 인간은 신의 일은 넘보지 말아야 하며
인간은 신의 주변에 가까이 가서도 안 되며 신보다 재능이 뛰어나도 안 됩니다.
테이레시아스가 목욕하는 아테나 여신의 나신을 보았기 때문에 장님이 되었고
신보다 많은 자녀를 자랑한 테바이의 왕비 니오베는 아들딸을 모두 잃는 불행을
당했고 제우스의 명을 어기고 인간을 위하여 불을 훔쳐다 준 최초의 반항아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사스 암벽에 묶여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영원한 고통
을 당하였고, 연회에 초대받지 못한 앙갚음으로 불화의 여신이 그리스 최고의
미인에게 준다 한 황금사과를 두고 세 여신 헤라와 아테나와 아프로디테가 미를
경염하는 자리에 트로이의 파리스왕자가 심판관으로 나섰다가 우승자 아프로디
테의 보상으로 최고의 미인 헬레나를 얻는 행운을 잡았으나 낙선한 여신들의
원한으로 말미암아 미구에 그의 조국이 망하는 불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신들만이 누릴수 있는 풍요와 아름다움과 호의호식과 편함은 
신을 반역하고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쳐다 준 인류의 은인 프로메테우스와
신과 음악을 경연하면서 신의 악기를 인간에게 가져다 준 마르시아스와
신에 도전하여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쌓아 올리던 바빌로니아인들의
신의 창조에 버금되는 치열하게 예술을 창조하는 도전정신에 큰 은혜를 입고
있습니다.

고전시대로 내려 와서 우리의 문화영웅 베토벤의 삶과 작품 이야기에는
전설적인 극적 에피소드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연말이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제9번교향곡 합창을 초연할때 청각력을 잃어버린
베토벤은 연주가 끝나고 청중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모르고 청중들을
뒤로한채 돌아서 있는 것을 오케스트라의 악장이 돌려 세우고 군중들의 상찬에
답례하게 하였다는 전설은 너무 유명한 감동적인 전설중의 전설입니다.
내가 목격한 전설아닌 사건사실중에도 우리의 원로작곡가 김동진 선생님이 자신
의 작품을 지휘한 한마음 음악회에서 베토벤처럼 그러는 것을 보고 나는 이후로는
김동진선생님을 김(베)토벤으로 별호하며 사숙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교향곡 운명의 첫 주제 네 음을 두고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는 설명을 곁들여 놓았기 때문에 올바른 감상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합니다. 이말은 베토벤 자신이 한 말이 아니고 그의 비서
안톤 쉰들러가 자기이름의 매명을 위하여 템페스트등의 이름을 자의적으로 붙여
놓았다 합니다. 월광곡으로 잘 알려진 피아노소나타 작품번호 14번도 평론가
렐쉬타프가 월광(곡)이라는 군소리를 붙혔다는 것입니다.

작곡가중에는 옛선배의 주제를 좋아하고 아껴서 리바이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이올린의 마왕이라 칭하는 파가니니가 작곡한 바이오린협주곡의 주제를 소재로
리스트가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종소리로 제목을 붙여 널리 연주되고 있으며
파가니니의 또 다른 작품 24 카프리치오는 슈만에 이어 리스트 브람스가 편곡한후
또 라흐마니노프가 그의 장기악기인 피아노곡으로 24곡의 변주곡을 써서 음악사에
길이 남아있게 되었으며 애호가들의 사랑속에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내가 즐겨 듣고 좋아하는 악곡이 몇곡 있습니다.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봐이젠>을 짜릿한 전률을 느끼면서 듣고
모짜르트의 <Eine kleine Nacht Musik>을 들으면 기분이 상쾌해 지고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꼬>중의 히브리노예들의 합창을 들으면 한없이 인고하는
영혼들을 보는듯 하며
에롤의 오페라 <장빠> 서곡을 김동환 선생님댁에서 반세기만에 만나 너무 기뻤습니다.

원시반본이라든가 애시당초 자연과 천연의소리와 신체의 리듬등으로 시작한
음악의 기원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자연이 음악의 큰 줄기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베토벤이 들려주는 폭풍후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전원의 물 바람 새소리가
교향곡 <신세계에서>의 드볼쟉이 기차의 착발과 기적소리에 그렇게 집착하던 사실이
올리비에 메시앙이 새소리에 열중하여 새소리 작곡에만 폭 빠져있는 현상이
4분 33초 동안을 피아노 앞에 앉았다 물러나며 끝내 침묵하는 죤 케이지의 묘한 형
태와 아름다운 색갈의 버섯에 대한 탐구는 그 역력한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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