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읽는다고요 !? ㅡ 동양화 읽는법 ㅡ

鄭宇東 0 1,866 2011.09.30 18:43
그림을 읽는다고요 !? ㅡ 동양화 읽는법 ㅡ


시문은 읽으면서 음미하고 그림은 보면서 감상하고 노래는 듣부르면서 즐깁니다.
그런데 그림을 읽는다니 왠 망발이고 또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일까요?

중국 청요리집에 가면 벽에 복福자나 봄春자를 거꾸로 쓰서 붙여놓은 것을 흔히
볼수 있습니다. 글이 거꾸로 전倒된 것은 같은 소리인 이를到로 뜻을 바꾸는 식의
발상법으로 "행복이 와있다" "따뜻한 봄이 이미 와있다"는 메세지로 해석합니다.
어릴때 놋쇠주발 뚜껑이나 안방 장농의 자물통에 박쥐 다섯마리를 그려놓은 것을
보고 되기 징그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박쥐복자와 복福자의 발음이 같은 것에
착안하여 이러한 그림은 결국 五福을 빌어 주는 선인들의 지혜라는 것입니다.

 * 파도 치는 바닷가에 학이 한 마리 단정히 서 있으면 일품당조(一品當朝 <=潮)라
읽고 그 당시의 조정에서 제일 높은 벼슬에 오르라는 축복이고
 * 해오라기 한 마리에 연근실이 함께 그려져 있으면 일로연과(一路連科 <=蓮果)로
읽고 선비가 과거시험을 볼때 소과와 대과에 잇달아 합격하라는 격려와 축원입니다.
 * 하단좌에 맨드래미와 우상단에 수탉을 그렸으면 관상가관(冠上加冠)으로 읽고
鷄冠花위에 닭벼슬을 또 쓰듯이 벼슬길에서 크게 출세하라는 희망을 담고 있으며
 * 패랭이꽃과 바위 고양이 나비가 함께 그려지면
바위가 장수, 고양이가 70세, 나비가 80세, 石竹花의 竹은 빌祝과
중국에서 동음으로 읽히니 결과적으로는 장수를 비는 축수의 그림이 되고
 * 대와 죽순을 같이 그리면
대竹은 빌祝과, 죽筍 은 孫과 동음으로 손자 본것을 축하하는 爲祝見孫이 되고
 * 서가에 책이 꽂혀 있고 한가운데 항아리에 쏘가리(궐)가 있으면
관리로 宮闕에 들어가서 六판서등의 높은 벼슬을 살라는 축원이라 합니다.
 * 흰사슴을 백마리 그리면 百鹿인데
중국어로 백록의 같은 소리인 많은 俸祿을 받는 百祿으로 바꾸어 읽습니다.

이와 같이 그림을 읽는 방법에는
위에 든 예처럼 竹筍그림이 같은 음을 다른 글자로 바꾸는 대부분의 同音異意字방법과
바닷가의 학 그림은 장생의 일품인 학이 潮(朝廷)水앞에 當면하고 있는 우의적 해석법과
해오라기 아홉마리를 그려서 논어 계사편에서 공부자가 선비가 생각해야 할 9조목을 가
르친 九思의 고사명언을 인용하는 식으로 읽는 방법등이 있습니다.

비록 손재주가 모자라서 좋은 그림은 그릴수 없으나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 마음으로부터 읽는 그림이나마 선사하고 싶습니다.
그림은 학을 백마리 그린 百鶴圖입니다.
꼭 100마리가 아니어도 좋고 이때의 백은 많다(多)의 뜻으로 학생들에게 學業을
잘 성취하라는 뜻이라 합니다. 여러분께서 어디에 종사하든 학업이든 사업이든
무엇이든 뜻대로 잘 성취하기를 비는 마음으로 이 백학도를 글로 그려드립니다.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