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바 바베

鄭宇東 0 1,500 2011.09.30 16:27
비노바 바베

 
'제2의 간디'로 불리는 인도의 영성운동가 비노바 바베( 1895~1982)는
인도에서 최고의 계급인 브라만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스스로 안락한 삶을 버
리고 그 스스로가 인도의 브라만계급에선 가장 천시하는 육체노동을 솔선수
범하면서 평등의 신념을 실천하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붓다를 존경한 그는
불경과 코란 등 다양한 경전을 공부하며 성자들의 생애를 연구했는데 21세때
는 그때까지의 공부를 여행으로 완성시키고자 학교를 중퇴하고 집을 떠났습
니다.

진리와 평화는 사회를 배제하고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1951년 비노바는 '자연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라는 무소유 사상을 바탕
으로 토지헌납운동을 시작합니다. 그는 걸어서 마을을 다니며 지주들을 찾아
가 소유하고 있는 땅 가운데 6분의 1을 가난한 농부들에게 주라고 설득하여
공동체의 삶을 강조했습니다. 6년 동안 8천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걸으며
벌인 운동으로 지주들이 나누어 준 땅이 400만 에이커 전인도 토지의 6분의
1인 스코틀랜드 땅 넓이에 달했으나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비노바 바베는 이렇게 외치고 다녔습니다.
“도둑질은 범죄이지만 많은 돈을 쌓아놓는 것은 도둑을 만들어내는 더 큰 도둑
질이다. 돈이 많다는 사실로만 존경받아서는 안 된다. 만약 당신이 다섯 명의
자녀를 두었다면 땅 없는 가난한 이들을 여섯째 아들로 생각하고 그를 위해 소
유한 땅의 6분의 1을 바치라. 모든 인간이 공기와 물과 햇빛을 누릴 수 있는 권
리를 가지고 있듯이, 모든 인간이 땅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땅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존재하는 한, 한 개인이 필요한 것 이상으로 땅을 차지하는
것은 잘못이다. 당신이 부자라면 베풀어라. 설사 당신이 가난한 사람일지라도
더 베풀어라. 못가진 자는 없다. 재산, 육체적인 노동, 능력, 사랑을 베풀어라.
시간을 베풀어라. 땅은 신의 것이다. 공기, 물, 햇빛 등을 우리는 선물로 받았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환원해야 한다.”

비노바 바베의 위대함은 그 이상에서만이 아니라 그의 이상을 실천하는 방법에
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주들을 설득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
나 비노바는 겸손과 온유와 인내와 집요함으로 이 일을 이루었습니다. 그는 이
런 비유로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여기 집이 한 채 있다. 당신은 그 집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 집은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자 당신은 담벼락을 뚫고 들어가려 한다. 그러나 그
런 방법으로는 벽을 통과할 수 없다. 머리만 깨질 뿐이다. 그때 당신이 작은 문
하나를 발견한다면, 당신은 그 집으로 들어갈 수 있고,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당신은 문을 찾아야만 한다. 내가 지주를 만날 때도 마찬
가지이다. 그에게는 많은 잘못과 단점이 있고, 그의 이기심은 높은 담벼락처럼
완강하다. 하지만 그에게도 작은 문이 있다. 그의 마음에 선량함이 남아 있는 것
이다. 문을 찾을 의지만 있다면 당신은 당신 자신의 이기심을 극복하고 그의 삶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의 결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고 문을 찾으라. 나는
모든 자본가와 지주에게서 그 작은 문을 찾고 있다. 그 문을 찾지 못한다면 그것
은 내 잘못이다. 다시 말해 나는 그의 단점들을 내 머리로 들이받는 잘못을 저지
르고 있는 것이다.”

1966년 비노바는 그동안의 모든 활동을 접고 내적인 삶으로 되돌아가 수행하
다, 87세가 되자 음식과 약을 거부하고 단식 80일 만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랑과 사상만큼 강한 힘을 가진 것은 없다. 조직도, 정부도, 이념도, 경전도,
무기도 사랑을 당할 수 없다." 라고 말한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비노바 바베,
그가 가진 것은 오직 안경과 허리 천, 생각과 사랑이었습니다.
스스로 부자가 아닐지라도 나누어 줄 토지가, 가진것이 없어도 위대한 영혼만이
가질수 있는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도 훌륭한 일을 이루어 낸 모델입니다.

우리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폄하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문외한이 아무데나 나선다 하지 마시고 그런 자리에 먼저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마땅히 해야 할 사람이 하지 않으면 뜻있는 사람이라도 나서서 해야 발전이 있
습니다. 프랑스혁명도 처음부터 자금과 무기와 민중의 힘을 갖추어 놓고 시작하
지는 않았습니다. 질풍과 노도의 혁명도 최초에는 비둘기같은 한 사람의 평화로
운 사색에서 시작됩니다.

이런 높은 이상과 실천력을 가진 비노바 바베등 위인들이 우리나라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는데 불가촉 천민 출신으로 인도의 대법관이 된
암베드카르 같은 인물도 이 참에 한번 소개해 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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