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遇然)과 필연(必然)

鄭宇東 0 1,690 2011.09.30 16:17
우연(遇然)과 필연(必然)


이 세상의 많고 많은 사물과 사건을 대할 때
그러한 세상의 사건과 사물은 계획적이 아니고 우연히 일어났다는 입장과
필연적이고 구조적으로 일어나게 되어 있었다는 결과론의 입장이 있습니다.
단기간으로 미시적으로 볼때 우연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이라도 장기
적이고 거시적으로 보면 필연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데모크리토스 같은 사변철학자들은 모든 사물은 우연과 필연의 열매라고 하
였으며, 반면에 또 한편 루키포스는 아무것도 우연히 일어나지 않고 모든 것
은 이유와 필요가 있어서 목적론적으로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과학은 이러한 원인과 결과-필연의 추구가 원동력이 되어 발전하여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연의 연속으로 설명하는 진화론을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종의 변화 내지 진화는 우연적인 요소가 개재한 자연선택과 생존경쟁에 의하
여 이루어 지고 다음 세대로 유전 됩니다. 더구나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자연
은 돌연변이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 밝혀 졌기 때문에 우리가 관찰하는
생물이 단순히 유일한 인과의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 중 우연히 실현된
하나라는 것을 명백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전물리학에서 뉴튼은 원인과 결과 관계를 구하는 결정론의 세계관을 주장
하였고, 현대과학에서는 하이젠베르그의 양자역학에서 보인 불확정성 원리가
지배하는 확률의 세계관이 주류를 형성하다가, 최근 복잡성 과학에서 카오스
의 혼란속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수학적 질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복잡성의 과학은 우연을 가장한 자연의 복잡성 속에 숨어 있는 질서를 찾아
내고자 합니다. 이리하여 카오스는 전혀 달라 보이는 결정론적 세계관과 확
률적 세계관을 연결시켜 주고 상호양립이 가능하게 하는 고리를 제공합니다.

변화무쌍한 구름, 계곡의 급류 흐름, 역동적인 생명현상 등 비예칙성의 전형
적인 예중에서 기상의 나비효과에서 알려졌듯 비선형계에서는 입력과 출력의
상관관계가 비례하지 않아 장기예보의 정확성을 기하기 어려움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에서의 나비의 날개짓이 뉴욕의 태풍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고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는 설명입니다.

최근 복잡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원리를 공학, 생명현상, 경제 및 사회현상
에 응용하려는 학문간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저명한 물리학자인 조세프 포드에 의하면 "복잡성의 과학은 거시의 세계,
미시의 세계에 이어 복잡성의 세계를 다루는 21세기 현대과학의 새로운 흐름"
이라고 합니다. 또한 과학평론가인 하인츠 페이겔스는 "무한한 응용가능성을
가진 복잡계를 지배하는 나라가 21세기의 초강대국이 될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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