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棒)과 할(喝 )

鄭宇東 0 1,594 2011.09.30 08:24
방(棒)과 할(喝 )


중국의 선종에서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는데 경전의 강의나 설법 외에 일상의 인
사나 대화를 중시해서 말로 꾸짖고, 봉으로 때리는 등 직접 행위로 호소하는 것이
그것으로, 덕산(德山)의 방(棒), 임제의 할(喝)은 가장 유명한데, 그런 할과 방을
합쳐서 방할(棒喝)이라고 하며, 선의 특수교육이라는 말이 됩니다. 대갈(할)일성,
일갈(할)을 하는 등 반드시 꾸짖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상대방의 불성(佛性)을
환기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ㅡ 할 (喝) 
불교 선종(禪宗)에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인도할 때 질타하는 일종의 고함소
리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절대의 진리를 나타내기 위하여 할을 발합니다.
즉 말, 글, 행동으로 할 수 없는 깨친자의 자리를 불가피하게 소리로 나타내는 것
입니다. 이러한 의미의 할이 선종에서 사용된 것은 중국 당(唐)나라 마조도일(馬
祖道一) 시대부터라고 생각되나, 임제 의현(臨濟義玄)에 이르러 널리 사용되었습
니다. 의현의 할에 의한 지도를 ‘임제사할(臨濟四喝)’이라고 하는데, 이는 할을 사
용하는 경우를 4종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제1할은 학인(學人)이 지해정량(知解情量)에 묶여 명상언구(名相言句)에 집착할
때 할을 하여 깨우치는 것으로 보검(寶劍)이 물건을 절단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제2할은 수행자가 스승의 역량을 헤아리려 하거나, 근기가 얕음을 드러낼 때 위의
(威儀) 있게 할하는 것, 사자가 포효할 때 뭇짐승이 놀라는 것과 같은 대기대용(大
機大用)의 할입니다.
제3할은 스승이 수행자를 시험하거나, 또는 반대로 수행자가 그 스승의 역량을 시
험하기 위하여 할하는 것으로 이를 감험(勘驗)의 할이라고 합니다.
제4할은 제1할의 용(用)을 짓지 않는 것으로 향상의 나일할(那一喝)이라고 하며,
위의 3할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수렴 ·포섭하는 것이다. 임제 의현 이
후 중국 ·한국 ·일본의 선종을 통하여 할의 사용이 일반화되었습니다.
 
ㅡ 방(棒)
옛날 수로(水老)화상이 칡을 캐고 있던 스승 마조(馬祖)에게 물었다.
" 조사(祖師)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
" 좀 더 가까이 오라. 그러면 말해 주겠다."
수로가 마조에게 가까이 가자 마조는 갑자기 수로의 가슴팍을 걷어찼습니다.
수로는 땅바닥에 벌렁 넘어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불교교육의 유명한 일화입니다.
수로화상은 스승 마조에게 걷어차인 바로 그 순간 크게 깨달았다.
그래서 일어나서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마조가 물었습니다.
" 너는 어떤 도리를 보았느냐?"
수로가 대답하였습니다.
" 그 수많은 법문들(百千法門), 셀 수도 없는 오묘한 근원적인 뜻(無量妙義)을
이 한 가닥의 터럭 끝에서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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