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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얼굴> 이야기

鄭宇東 1 5413
가곡 <얼굴> 이야기

신귀복 작곡가의 대표작 <얼굴> 이야기 입니다.

                  얼        굴
                                                심  봉  석  작시
                                                신  귀  복  작곡
1.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아얀 그때의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가는 얼굴
 
2.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무지개 따라 올라 갔던 오색빛 하늘 아래
구름속에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 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곤 하는 얼굴

우리 3천만의 국민가곡이라고 해야 할 이 노래는
1967년 동도공고 재직시의 동료교사였던 심봉석 생물교사가 노랫말을
쓰고 申선생이 작곡한 선생의 대표작으로, 이제는 신귀복 선생이 음악
회에서 관례화되어 선생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래부르며 피날레
를 장식하는 고정 레파토리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한때 장르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 곡은 처음에 예그린악단의 서구장이 녹음하였고 뒤이어 소프라노
허순자가 녹음하였는데 1975년 어느날 가수 윤연선이 찾아와 데몬스
트레이션은 클래식풍으로 깔끔하게 노래하였는데 정작 출시음반은
대중가요풍으로 불러 일반대중의 큰 인기를 끌자 다른 가수들도 덩달
아 따라 불러 가요곡으로 알려져 클라식한 음악회에서는 성악가들이
레파토리로는 기피하는 경향마저 있었습니다.
 
작곡자 신귀복선생은 처음부터 전혀 그럴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전주교대에서 가르치던 천길량선생이 이곡을 가르치는 강의실을 이
학교의 학장이 보고 대학의 강단에서 어찌 대중가요를 가르치느냐고
힐난하였습니다. 이러한 논의에 신귀복선생은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노래가 되는 단음계는 3가지로 나누어 지는데

(1) 대중가요가 되는 자연 단음계는 #나 b 기호를 쓰지 않고 작곡하며
(2) 서정가곡이 되는 화성 단음계는 #이나 b 기호를 이용하여 작곡하며
(3) 또 한가지 예술가곡이 되는 가락 단음계에서는 올릴 때에는 #를,
    내릴 때에는 b을 붙여 작곡하므로 이곡의 악보를 보면 이론상으로
    엄연한 가곡입니다.

그런데 申선생은 여기에다 참으로 중요한 한가지를 덧붙였습니다. 
어떤 장르의 노래를 막론하고 모든 노래가 
미성년 어린이가 노래 부르면 동요가 되고 
일반 성년 어른들이 노래부르면 가곡이 되고
전공한 전문직업 성악가가 부르면 예술가곡이 되고
대중가요 가수가 부르면 대중가요가 되는 것이 전부이므로
우리가 생활하는 가운데 노래를 불러 심금을 울리고 정서에 짜릿한
카탈시스를 맛보며 마음에 위로와 치유를 느끼며 이를 즐기는 것이
요체일 것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생활가곡의 대두입니다.

申선생은 1937년 1월 4일 경기도 안성군 구포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선생이 사회를 보거나 담화중에 비상한 기억력으로 음악가들의 생년
월일과 출생지의 번지까지 줄줄이 외우는데는 정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음먹고 아무리 신귀복 선생님처럼 숭내내 볼려도 아는게
없으니 그저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1 Comments
파천 2016.02.28 00:40  
얼굴은 제가 20대였던 70년대 일군의 통기타 가수들에 의해 라디오만 틀면 거침없이 나오던 노래입니다. 당시에 나온 "세계애창곡365곡집"에 신귀복 선생의 얼굴은 분명 우리 가곡에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저는 추호도 얼굴이 가요라고 생각해 본 일이 없었습니다. 가곡이 포크송 가수들의 입을 타고 전국에 전파된 것이 비단 얼굴 뿐이겠습니까? "보리밭"은 더 극성이었지요. 좌우튼 가곡이 매스컴을 타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일은 고무적입니다. 그런 사례를 더욱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