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을 서재로 꾸민 작곡가 이수인선생

鄭宇東 0 1,614 2011.09.29 14:28
화장실을 서재로 꾸민 작곡가 이수인선생


이수인 선생님을 사이트의 몇분과 성산동 댁으로 방문하였습니다.
화장실에 책을 몇권 포개어 놓은 곳은 보았지만 책꽂이에 한 접이나 있어서
꽂아 놓은 책제목을 보느라 한참만에 노크소리를 듣고야 밖으로 나왔습니다.
음악가에 왠 법정스님 책은 왜 그리 많은지 홀로 사는 즐거움을 비롯한
스님의 저작물이 거의 다 망라되어 있었고
또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김병종님의 화첩기행에다
유시화님의 하늘 연못으로 떠난 여행, 신라의 역사, 범우사 사르비아문고 중
중국고전 에세이, 한국의 명수필....등등이 꽂혔던 것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대화중에 나온 까뮤나 싸르뜨르도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라 젊은 날에
인간실존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시쉬포스가 바위를 굴려 정상에 다달아서는 다시 굴러내리는 형벌을 당하는
것이 인생을 사는 과정과 다르지 않으나 이러한 반복과정 자체에서 생존과
실존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하시며
키엘케골의 유명한 잠언,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이니 안하는 것보다
하여보고 후회하는것이 낫다며 종교와 신앙에 대해서도 구원이나 영생도
믿어보는 쪽으로 선택하여 살기를 권하십니다.
이 결론은 빠스칼의 도박이론이나 칸트의 요청적 신앙주의에 꼭 닮았습니다.

이수인 선생님은
내 맘의 강물, 석굴암, 꽃, 죽림도.... 등등 의 주옥같은 가곡외에도
무려 163곡에 달하는 동요를 작곡하신 것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것입니다.
선생님이 들려 준 앞으로의 작곡노트는 참으로 귀중한 증언이었습니다.
윤석중 선생님이 미국의 달 탐사선 아폴로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시점에서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달에서 나아가 우주로 꿈을 키워 나갈것은 바라면서
<앞으로>의 동시를 쓰시고 선생님께서 여기에 곡을 붙이신 것이라 하시었
습니다. 앞으로와 아폴로 사이에 발음의 유사성까지 구비해 있는것도 신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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