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아그니스 !

鄭宇東 0 1,392 2011.09.29 14:18
아 ! 아그니스 !
 
데이비드 커퍼필드는 디킨스(Charels Dickens 1812~1870) 가 쓴
성장소설로 디킨스의 생애을 많이 반영한 그의 반자서전적 소설입니다.
그의 유년기의 환상과 청년기의 우수가 교직된 영롱한 비단으로 비평가사이에
평가되는 작품으로 그는 이 소설에 깊은 애정을 보여 이 소설의 서문에서
" 내 작품 가운데 이 소설이 제일 마음에 든다. 자식에게 약한 수많은 어버이와
마찬가지로 나도 마음속으로 특히 사랑하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데이비드 커퍼필드이다." 하면서 이 소설을 그런 자식처럼 사랑하였습니다.

데이비드는 그의 어리광쟁이 아내 (child-wife) 도오라를 한결같이 사랑하다가
사별하고 옛날에 사귀었던 아그니스 윅크필드를 다시 만나니 세월도 흘러 청춘
의 정열은 사라졌으나 두 사람 다 나이와 함께 철이 들어 안온한 영혼과 친밀한
정으로 오랫만의 만남이 더없이 즐겁고 행복하였습니다.
이렇게 데이비드의 마음의 연인으로 남은 ㅡ 현실의 세상에 도저히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착하고 다정한 ㅡ 이 아그니스를 나도 한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구원의 여인상으로 연모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기싱(George Robert Gissing 1857~1903)의 좀 우울한 <봄의 수상>을 읽으며
기싱이 남의 간섭없이 자유롭게 독신으로 살아가는데 부러움을 가졌었습니다. 
그의 가정부가 소동을 부리며 고요한 그의 생활을 방해할 때는 내가 방해당하는
양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그릇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음전한 가정부를 두는 걸 보고서야 겨우 안심하였으며 그때의 영향으로 크든지
작든지 그릇 부딯치는 소리를 참지 못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졌던 백일몽을 하나 더 덧붙인다면
생활의 발견을 저술한 중국의 임어당(林語堂 1895~1976)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소개한 대목을 보고서 부터였습니다.
청나라 때의 화가로서 浮生六記의 저자인 심복(沈復)의 아내 운(芸)이 달이어
낸 연꽃차를 무척이나 마시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연꽃차의 레시피를 잠간 기억나는대로 소개하면
좋은 차를 준비하여 저녁 으스름에 연꽃이 꽃잎을 오무리기 전에 연꽃속에 넣어
두었다가 아침에 개화하면 밤새 연꽃향이 흠뻑 베인 차를 꺼내어 정화수로 달이어
내놓는 정성으로 만드는 참으로 좋은 차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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