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번안동화 "사랑의 선물"

鄭宇東 1 2,161 2015.02.10 21:08
방정환 번안동화 "사랑의 선물"

소파 방정환(小波 方定煥, 1899~1931) 선생은
서울 당주동(야주개)에서 부유한 미곡상의 집안에 태어나
기미 3-1운동의 민족대표 손병희 선생의 사위가 되었습니다.
선생은 그때까지 천시되어온 어린이에 대하여 선각자적인 의식
으로 어린이에 대한 명칭을 어린이로 부르고 색동회를 만들어
어린이(권익)운동을 전개하여 "어린이 날"까지 제정하게 하였
습니다.

<사랑의 선물>은 1922년 동경 유학시 개벽사에서 발행한
소파 방정환의 세계명작동화로 당대의 감동과 교훈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이 책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살
아 생전에 낸 유일한 동화집으로 세계명작동화 중에서 10편을
가려 뽑아 ‘번안’한 번역동화책입니다. 소파선생이 서문에서
"학대받고, 짓밟히고, 차고 어두운 속에서 또 우리처럼 자라는 어
린 영(靈)들을 위하여 그윽이 동정하고 아끼는 사랑의 첫 선물로
나는 이 책을 짰습니다.”라고 하였듯이 억압된 우리 어린이의
감성해방(感性解放)에 있었던 것입니다. 

난파선 (이탈리아 : 데 아마치스)
산드룡의 유리구두 (프랑스 : 페로)
왕자와 제비 (영국 : 오스카 와일드)
요술왕 아아 (시리아)
한네레의 죽음 (독일 : 하우프트만)
어린 음악가 (프랑스)
잠자는 왕녀 (독일 : 그림형제)
천당 가는 길 (독일)
마음의 꽃 (중국)
꽃속의 작은 이(或 장미속의 요정) (덴마크 : 안델센)

이들 이야기 중에서도
이책의 맨앞에 제1화로 소개되는 난파선은 이딸리아의 데 아마치
스가 지은 사랑의 학교(꾸오레)에 실렸는데 내가 어릴때 읽은 난
파선의 감동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리버풀에서 출항하여 이딸리아의 몰타섬으로 가는 배안에는 부모
없는 12세 소년 마리오가 탔는데 같은 또래로 말동무가 된 소녀
율리에따와의 즐거운 시간도 잠시, 배는 풍랑을 만나 난파했습니다.
구명보트가 내려졌는데 한 사람만 탈 수 있다고 하자 소년은 율리
에따를 배에 태워 보내고 자신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다는 감동스
런 내용입니다. 이 이야기는 영화 타이타닠호의 소재가 되어 아비
규환의 사고속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의 꽃을 피워 우리의 심금을 울
려 주었습니다.
 
반면 지난번 세월호 여객선 사고에서 보여준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
의 직업 윤리의식의 부재는 한심한 지경으로 밑바닥을 치며 추악하
였습니다. 어릴적에 읽은 동화 난파선과 영화 타이태닉의 감동을 기
억한다면 평소에 잠들었던 양심을 깨워서 어찌 그런 부끄러운 행동
을 저질렀을수 있었겠느냐 하는 아쉬움이 두고 두고 남습니다.

한편으로는 저번 비극의 사고를 당한 일반국민들의 태도는 예정된
오락 연 예성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는 등 성숙된 의식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공자는 於是日에 哭卽不歌러시다 하였습니다.
즉, 그날에 조문하고 애곡을 했으면 가무를 즐기지 않는다는 것입
니다. 이러한 태도는 때곳의 고금을 가리지 않고 또 양의 동서를 가
리지 않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지난날 광주민주화운동의 기념식에 참석하여 그 전날밤
술잔치를 벌인 젊은 386 국회의원들이 이러한 구절이라도 알고 있
었더라면 그런 불상사는 저지르지 않았을 그런 교훈이라 할것입니다.

이러한 방정환선생의 창작동화집에는
'처음 읽는 새동화'편에 '고학생, 돈벼락, 의좋은 내외, 우유배달부,
귀여운 피' 등의 5편의 창작동화가 실렸고
'오래동안 읽혀온 동화'편에
'만년샤쓰, 양초도깨비, 동생을 찾으러, 칠칠단의 비밀'등 7편의
동화가 실렸습니다.

 <만년샤쓰>는 어느해 겨울, 창남이가 사는 동네에 불이 납니다.
그나마 창남이네 집은 조금만 타서 창남이는 가지고 있는 옷을
동네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줍니다. 그래서 창남이는 죽을때에야
벗을 만년샤쓰를 입고 다닙니다. 체조시간에 가난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호기있고 당당하게 맨 몸을 보이며 만년샤쓰라 자랑합니다.
<칠칠단의 비밀> 처럼 납치당한 누이를 구하려고 온갖 노력을 하는
용기있는 오빠들과 어려울때 이 오빠를 도우는 의로운 사람들이 있
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살아 있습니다.

Comments

찬송가 2015.02.24 11:53
참 좋은글인것 같네요
희망 사랑
희망적인 글 좋습니다.